
가구당 평균 자산과 부채가 모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자산 증가폭이 부채 증가폭을 웃돌면서 가구 평균 순자산(자산-부채)은 5% 증가했다.
다만 고소득층의 자산이 크게 증가한 반면 저소득층은 감소하는 등 소득분위별 자산격차는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지니계수와 상대적 빈곤율 등 소득분배지표도 악화했다.
국가데이터처가 4일 발표한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가구의 평균 자산은 5억6678만원으로 전년 대비 4.9% 증가했다. 데이터처가 가계금융복지조사를 시작한 2012년 이후 가구 평균 자산이 감소한 건 2023년이 유일하다.
자산증감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금융자산(비중 24.2%)은 1억3690만원으로 전년 대비 2.3% 늘었다. 부동산이 대부분(비중 71.1%)을 차지하는 실물자산은 4억2988만원으로 1년 전보다 5.8% 증가했다. 부동산 자산이 전년 대비 5.8%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소득분위별 자산격차는 심화하는 모습이다. 실제 고소득층인 5분위(상위 20%)와 4분위(상위 21~40%)의 평균 자산이 각각 전년 대비 8.0%, 4.0% 증가한 반면 1분위(하위 20%)는 6.1% 감소했다. 5분위 가구의 평균 자산은 13억3651만원으로 1분위(1억5913만원)의 8.4배에 달했다.
올해 3월말 기준 가구당 평균 부채는 9534만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4.4% 증가했다. 가구 평균 부채는 데이터처가 2012년 가계금융복지조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2024년에 감소했지만 1년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구체적으로 금융부채가 전년보다 2.4%(6637만원→6795만원) 늘었다. 같은 기간 임대보증금은 2491만원에서 2739만원으로 10%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10월 이후 한국은행의 금리인하가 시작되면서 가구의 금융부채 상환부담은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부채 보유가구 중 '원리금 상환이 부담스럽다'고 응답한 가구는 64.3%로 전년 대비 0.8%포인트(P) 줄었다. 자산증가율이 부채증가율을 상회하면서 가구 평균 순자산은 4억7144만원으로 지난해(4억4894만원)보다 5.0% 늘었다.
2024년 기준 가구의 평균 소득은 7427만원으로 2023년(7185만원)보다 3.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소득수준별로 보면 5분위 가구의 소득은 1억7338만원으로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1분위도 전년 대비 3.1% 늘었지만 1552만원에 머물러 5분위 가구 소득의 10분의1 수준에도 못미쳤다.
소득분배는 악화흐름을 보였다. 2024년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0.325로 전년 대비 0.002P 상승했다. 지니계수는 계층간 소득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값이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다는 의미다. 5분위 소득을 1분위 소득으로 나눈 소득 5분위 배율은 지난해 5.78배로 전년 대비 0.06배P 확대됐다. 소득이 중위소득의 50% 미만인 계층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인 상대적 빈곤율은 15.3%로 0.4%P 상승했다.
김현기 데이터처 복지통계과장은 "1분위의 소득증가율이 5분위의 소득증가율보다 더 낮다"며 "소득격차가 더 벌어졌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소득분배지표가 안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