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오후 서울 구로구 더링크호텔에서 JTBC 새 토일드라마 '경도를 기다리며'(극본 유영아·연출 임현욱)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임현욱 감독과 박서준, 원지안이 참석했다.
'경도를 기다리며'는 두 번의 연애를 하고 헤어진 이경도(박서준)와 서지우(원지안)가 불륜 스캔들 기사를 보도한 기자와 스캔들 주인공의 아내로 재회해 짠하고 찐하게 연애하는 로맨스를 담은 드라마다.
극 중 박서준이 맡은 이경도는 동운일보 연예부 차장으로 모난 것도, 유별난 것도 없는 인간적인 성격의 직장인. 인자한 부모님 밑에서 평범하게 자라 대학교 졸업 후 동운일보에 취직, 문화부 에이스에서 연예부 차장으로 승승장구하던 중 재벌 사위와 연예인의 불륜 기사를 터트리며 화제의 중심에 선다. 그러나 본인의 손으로 터트린 이 기사로 인해 우연히 첫사랑과 다시 만나게 되면서 이경도의 고요하던 인생에 새로운 파도가 불어닥치기 시작한다. 스캔들 기사 속 재벌 사위가 다름 아닌 첫사랑의 남편이었던 것.
박서준은 본인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 "한결같은 사람이다. 순애보를 갖고 있고, 섬세하고 다정하고 배려가 넘친다. 그러면서도 강단이 있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작품 선택 이유로는 "서사를 섬세하게 표현한다면, 좋은 드라마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시작하고 싶었다"며 "스무 살 때와 현재를 오가면서 찍었는데, 그 빈 공간을 많이 상상하며 찍었다. 한결같은 인물이지만, 나이에 따라 변화되는 디테일한 감정 표현들을 많이 신경쓰려 했었다"고 설명했다.
스무 살 연기에 대한 부담은 없지 않았다고. "대본에는 현재 설정이 40대 중반이고, 스무 살 연기로는 아역을 생각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스무 살을 제가 살아왔던 시절이기도 하니, 혹시나 스무 살 때부터 연기를 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제안을 드렸다. 그렇게 수정을 해주셨더라"며 "스무 살때부터 이어온 서사도 중요하기에, 외적인 부분도 노력했지만 그렇게 해야 이 드라마가 완성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태원 클라쓰' 이후 5년 만에 TV드라마로 복귀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었냐는 물음에는 "최근에 홍보 일정을 소화하며 '시간이 벌써 그렇게 됐구나' 느낀다"며 "부담을 느끼는 지점은 촬영할 때였다. '조금 더 잘해봐야겠다' 생각하며 부담을 느끼지, 결과에 대해선 내 영역 밖의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경도를 최대한 섬세하게 연기하려 노력했다. 현실과 맞닿은 공감할 만한 이야기가 많다고 해서 많은 분들이 재밌게 봐주실 것이라 본다"고 강조했다.
원지안이 연기한 서지우는 아름다운 외모와 거침없는 태도로 세간의 관심을 받는 자림 어패럴의 둘째 딸이다. 안하무인으로 온갖 비행을 저지르는 남편과 갈라설 날을 오래도록 꿈꾸던 중 동운일보에서 터트린 남편의 불륜 스캔들 기사를 계기로 이혼을 성취한다. 자유의 몸이 된 서지우는 이혼에 결정적 도움을 준 동운일보를 가장 먼저 찾아가 한때 뜨겁게 사랑했던 첫사랑이자 옛 연인을 만나게 된다.
선배 박서준과의 연기 호흡도 전했다. "감사한 마음이 제일 크다. 긴 호흡으로 일을 해본 적이 많지는 않아서, 내 나름대로 부담도 있었고 긴장도 됐었는데 처음부터 현장에서 모든 걸 해볼 수 있게 분위기를 풀어주셨다"고 감사를 전했다.
이에 박서준도 호응하며 "이런 드라마는 남녀 주인공이 많이 끌고 가야하다보니, 나만 열심히 한다고 되는게 아니다. 경도라는 역할은 나만 할 수 있듯이 지우는 지안만이 표현할 수 있는 역할이다. 나도 지안에게 의지하며 장면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노력했다. 아무래도 둘이 붙는 장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빨리 가까워지더라. 재밌게 찍었다"고 이야기했다.
열한 살이라는 나이 차이에 부담이 없었냐는 물음에는 "처음에는 부담이 있었다. 관리를 열심히 했다"고 너스레를 떤 박서준. "외적으로도 차이 날 것 같아 걱정했는데, 대화를 해보니 굉장히 성숙하시더라. (원지안이) 어떤 세월을 보냈는지는 모르겠지만, 경험이 많고 노련한 느낌이 처음 봤을 때부터 느껴졌다. 그런 점 덕분에 부담을 많이 내려놓았다"고 이야기했다.
반면 원지안은 "부담이 없었다"고 말했다. "외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다. 도움을 많이 부분은, 내가 30대를 겪어본 적이 없어 그 나이대를 연기하는 것에 고민이 됐는데 그럴 때마다 선배의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박서준은 오랜만의 로맨스 드라마 복귀 소감을 묻는 질문에 "받아들이는 태도는 똑같은 것 같은데, 표현의 깊이감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장르가 장르인지라, 이번 드라마에서는 많은 시청자들을 울고 웃게 할 수 있는 장면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런 장면을 표현하기 위해 온전히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촬영이 딱 들어갔을 때 뱉는 대사 한 마디 마다 신경을 많이 썼다"고 강조했다.
올해 부진한 멜로 장르 드라마들의 성적에 우려는 없을까. 임 감독은 "어떤 작가든 감독이든 관계자든, 새 작품 할 땐 미지수 앞에서 부담과 고민을 갖기 마련이다. 꼭 로맨스 장르라서 더 부담이 되거나 자신이 있고 그런 건 없다"며 "이번 작품 임할 때는, 그 어느 때보다 마음에 들었던 대본이었다. 그 대본을 구현해줄 수 있는 배우님들을 모셨기에 그런 점에서 자신감 있게 보여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서준과 원지안이 만드는 이 이야기가 너무 웃긴데 애잔하고 슬프더라. 이걸 영상으로 구현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박서준과 함께하면 할 수 있겠더라. 박서준이 꼭 유명한 배우라서가 아닌, 그가 대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고 어떤 의지를 갖고 있는지 듣고 나서 '잘 해낼 수 있겠다'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경도를 기다리며'는 오는 6일 밤 10시 40분 첫 방송된다.
https://naver.me/5L71Yqi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