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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아이돌이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 한 장의 데뷔 음반이 회사의 매출과 기업가치를 단숨에 끌어올리는 사례는 상상 속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케이팝(K-POP)이 세계 무대 중심에 오르면서 유사한 사례는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더벨은 아이돌그룹이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의 전략과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 힘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2일 16: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0원(2021년)→8억원(2022년)→59억원(2023년)→203억원(2024년).
걸그룹 '트리플에스'를 만든 연예기획사 모드하우스의 매출 곡선이다. 매출이 전무하던 스타트업이 불과 3년 만에 연매출 200억원 넘는 회사로 도약했다.
비약적인 성장은 전적으로 트리플에스의 성과다. 2023년 2월 데뷔한 트리플에스는 무려 24인조 아이돌그룹이다. 외국인 멤버만 무려 7명(일본인 4명, 중국인 1명, 태국인 1명, 대만·베트남 복수국적 1명)에 달한다. SM엔터테인먼트의 25인조 보이그룹 '엔씨티(NCT)' 다음으로 많은 멤버를 거느린 초대형 그룹으로 데뷔부터 이목을 끌었다.
또 하나의 차별점은 '팬덤 참여형' 시스템이었다. 팬들은 모드하우스 자체 플랫폼(코스모)에서 음반 타이틀곡은 물론이고 유닛 멤버, 팬덤 이름, 응원봉 디자인 등을 하나하나 투표로 정할 수 있게끔 했다. 회사가 아이돌그룹 모든 것을 결정하던 전통적인 일방향 구조를 뒤집고 팬덤과의 양방향 구조를 구축한 것이다.
이런 독특한 구조는 모드하우스의 정체성과 맞닿아 있다. 2021년 모드하우스를 설립한 정병기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팬덤 참여형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력을 보유한 해시드와 손을 잡았다. 불특정 다수의 참여자가 동등한 위치에서 데이터를 주고 받는 블록체인 기술의 특성을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이식한 셈이다.
◇데뷔부터 승승장구 '계속'
차별화 전략은 효과를 발휘했다. 2023년 2월 데뷔 음반 '어셈블'이 초동(음반 발매 후 첫 일주일 판매고) 4만장을 넘긴 것이다. 역대 걸그룹 데뷔 음반 중 14위였다. 설립 2년도 되지 않은 신생 기획사가 내놓은 첫 아이돌그룹의 첫 음반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성과였다. 초동 판매량은 아이돌 인기를 가늠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이듬해인 2024년 5월 발매한 정규 1집 '어셈블24'는 트리플에스가 '대형 신인'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기폭제가 됐다. 타이틀곡인 '걸스네버다이'가 입소문을 타면서 초동 15만장을 넘어선 것이다. 이어 10월에는 유닛으로 발매한 음반 '퍼포만테'마저 38만장의 초동 성적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결정적인 도약은 올해 5월 발매한 정규 2집 '어셈블25'이었다. 초동 성적은 무려 51만장이었다. 이는 '하츠투하츠'(최고 42만장), '아일릿'(최고 40만장) 등 4대 기획사 걸그룹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실제로 50만장 이상의 초동 성적을 보유한 걸그룹은 10팀뿐이다. 트리플에스가 명실공히 대형 걸그룹 반열에 올랐다는 의미다.
◇모드하우스 실적도 가파른 '우상향'
트리플에스 초동 성적을 따라 모드하우스 실적은 해마다 개선세다. 매출은 설립 원년이었던 2021년까지 전무했지만 3년 뒤인 2024년에는 무려 203억원으로 커졌다. 마이너스(-) 521.3%(2022년)에 달했던 영업이익률도 -21.7%로 크게 개선됐다. 3억원에 불과했던 총자산은 139억원으로 불어났다.
가파른 성장세에 투자자들도 몰려드는 모습이다. 모드하우스는 지난 8월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며 210억원을 마련했다. 투자금은 팬덤과의 소통을 돕는 플랫폼(코스모) 고도화에 투입됐다. 자체 아티스트만으로 이미 40만명 넘는 이용자를 확보한 상태다. 추후 외부 아티스트까지 끌어들여 글로벌 팬덤 플랫폼으로 키우겠단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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