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령 강화하며 문화 공연 중단시키면서
일본 제조·소매업체엔 "안심하고 사업하라"
내수 침체 속 경기 영향 최소화하려는 조치
중국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으로 일본에 대한 보복 조치를 강화하고 있으나 산업별 온도 차가 뚜렷하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에는 칼을 휘두르고 있지만, 제조업과 소매업은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안심시키고 있다. 이에 중국에서 사업 중인 일본 업체들도 이번 사태로 심각한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중국에서 사업 중인 일본 제조·소매업체들이 중일 갈등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회전초밥 체인점 '스시로'를 운영하는 대형 요식업체 '푸드앤드라이프컴퍼니'는 전날 상하이에서 새 점포 소개 행사를 무사히 치렀다. 오는 6일에는 상하이에 2개 점포를 추가로 열 예정이다. 유통업체 이온도 지난달 27일 후난성 창사시에서 예정대로 쇼핑센터를 개업했고, 개업 첫날에는 예상보다 많은 14만 명이 방문했다.
제조업 기반 대기업들도 일정 변경 없이 판매 행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일본의 한 자동차 대기업 홍보 담당자는 닛케이에 "(중일 갈등으로) 구체적인 영향은 없다. 불매 운동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일본 기업 간부도 "매출이 감소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외교적으로는 강한 언사를 서슴지 않고 문화계에는 '공연 중지'라는 극단적 조치까지 내리면서도 유독 산업계에는 유화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달 28일 상하이에서 열린 '반다이 남코 페스티벌 2025'에선 애니메이션 '원피스' 주제곡을 부른 일본 가수 오쓰키 마키가 노래를 부르는 중 조명과 음악이 끊겼고, 공연 관계자의 지시로 무대에서 내려오는 굴욕을 당해야 했다. 인기 가수와 피아니스트의 중국 공연이 연이어 취소되는 건 물론, 일본 영화들의 개봉도 연기됐다.
반면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시아 국장은 지난달 랴오닝성 다롄시 소재 일본 한 대기업의 생산거점을 시찰하면서 "중국에서 안심하고 사업 활동을 해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닛케이는 밝혔다. 지난달 18일 중국 베이징 외교부를 찾은 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을 배웅할 때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내려다보는 듯한 장면을 연출해 논란이 됐던 그는 기업 시찰 때는 일본 측 책임자와 포옹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이런 '선택적 압박'은 문화계에 가한 보복 조치를 제조·소매업까지 확대하면 중국의 내수 침체가 더 심해져 경기에 직격탄을 줄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복 조치를 당한 일본 업체들이 생산·판매 시설 축소·이탈에 나설 수 있고, 해외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해 투자가 위축되는 역효과만 불러올 수 있다. 닛케이는 "(제조·소매업은) 중국 내 생산·고용에 기여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불씨가 번지지 않게 정부가 조절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69/0000900857?sid=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