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는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 쿠팡 하청업체 소속 상담사들에게 전달된 '상황별 응대 가이드' 내용을 입수해 그 내용을 확인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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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번 사건은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라고 지칭되고 있죠. 하지만 쿠팡은 '노출'이라는 표현을 고수해 왔습니다.
이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오늘 쿠팡에 개인정보 '노출' 통지를 '유출' 통지로 수정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는데요.
지난달 중순 '쿠팡 고객 4천여 명 정보 유출' 사실이 알려진 이후, 쿠팡 상담사들도 "유출"은 안 된다, "노출"이라고 말해야 한다는 상부 지시를 받았습니다.
또 다른 쿠팡 상담사(하청업체 소속)는 KBS에 "처음에 4천 몇 명 (유출) 사고 났었을 때는 상세한 매뉴얼이 없었다"면서 "일단 (회사에서) 제일 중시했던 건, 유출이라는 말을 절대 쓰지 말아라. 유출이 아니고 노출이라는 얘기를 하라고 하더라. 이거 안 지키면 큰일 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습니다.
고객 3,370만 명 정보 유출 확인 이후 배포된 응대 가이드에도, "유출"이 아닌 "노출"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답변만 적혀 있습니다.
"로그인 관련 정보는 노출이 없었음을 확인했으며,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습니다" "후속 조사 결과 3,370만 건의 계정 정보가 노출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라는 식입니다.
응대 가이드가 금지하고 있는 또 다른 사항은 "캐시 보상 언급"이었습니다.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쿠팡 유료회원인 와우 멤버십을 해지해달라, 환불해달라는 고객 문의가 있다면 즉시 처리하되, "예외 상황이라 하더라도 캐시 보상 언급 금지"라고 붉은 글씨로 강조해뒀습니다.
4년 넘게 일한 한 쿠팡 상담사(하청업체 소속)는 KBS에 "고객님들한테 보상 지급해드린다는 내용은 언급하지 말라고 (위에서) 얘기한다"면서 "이 사건이 터지기 전에도 일반적으로 상품이 파손돼서 배송됐다고 하면 저희가 일부 쿠팡이츠 캐시 지급을 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지금 그런 부분은 일절 나가지 않고 있다. '아직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이다. 양해 부탁드린다' 이렇게만 얘기하라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해당 가이드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대한 보상 문의에 대해서도 "현재 조사 진행 중에 있어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 답변을 피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쿠팡 상담사(하청업체 소속)는 KBS에 "고객들이 가장 많이 문의하는 게 보상인데, 그에 대해 무조건 '조사 중'이라고만 얘기해야 한다"면서 "그러면 고객들은 열불이 터지는데 그건 상담사가 알아서 커버하라 이런 상황인 거다. 총알받이가 된 느낌"이라고 토로했습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56/00120785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