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정보 비만 치료제를 끊으면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일들.x
6,139 18
2025.12.01 11:14
6,139 18

이미지


프롤로그: 어느 오후, 진료실에서


"선생님, 이제 약 끊어도 되나요?"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다. 환자의 눈빛에는 기대와 불안이 교차한다. 목표 체중에 도달했다. 바지 치수가 두 단계나 줄었다. 혈압도 안정됐다. 그러니 이제 졸업해도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나는 잠시 말을 멈춘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감기약이라면 "네, 이제 됐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비만 치료제는 다르다. 2025년 11월, JAMA Internal Medicine에 실린 한 편의 연구가 그 이유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중략)


  • 체중을 잘 유지한 그룹(25% 미만 재증가)의 허리둘레는 0.8cm밖에 늘지 않았다. 통계적으로 보면 거의 변화가 없는 수준이다. 내장 지방이 돌아오지 않았다는 뜻이다.

  • 하지만 체중이 절반 이상 돌아온 그룹은 10.1cm가 늘었다. 바지 허리띠를 네 구멍이나 풀어야 하는 수준이다. 가장 심각한 그룹은 14.7cm였다. 치료 전 상태로의 완전한 복귀. 애써 밀어냈던 내장 지방이 장기들 사이로 다시 스며들었다는 신호다.

--


체중을 비교적 잘 유지한 그룹(25% 미만 재증가)조차 혈압이 6.8mmHg 상승했다.

체중은 유지됐는데 혈압이 오른 것이다.

이는 티르제파타이드 자체가 가진 혈관 확장 효과나 나트륨 배출 촉진 효과가 약물 중단과 함께 사라졌음을 시사한다. 약물이 체중 감량 외에도 독자적인 심혈관 보호 효과를 발휘하고 있었던 것이다.

체중이 대폭 돌아온 그룹은 어땠을까.

수축기 혈압이 10.4mmHg 상승했다. 임상적으로 10mmHg 상승은 심혈관 사건 위험을 약 20%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년간의 치료로 얻었던 심장 보호 효과가 단 1년 만에 증발해버린 것이다.

6.8에서 10.4까지. 겨우 4mmHg 차이처럼 보이지만, 그 사이에는 체중 관리의 성패가 놓여 있다.


--


  • 체중을 잘 유지한 그룹은 공복 인슐린이 오히려 -4.0%, 감소하거나 유지되었다. 췌장이 편안한 상태를 유지한 것이다.

  • 하지만 체중이 절반 이상 돌아온 그룹(50~75% 재증가)에서 공복 인슐린은 무려 46.2% 폭증했다. 이 숫자는 75% 이상 재증가 그룹(26.3%)보다도 높다. 데이터의 분산이나 개인차 때문일 수 있지만, 메시지는 분명하다.


13. 현실적 대안: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면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평생 고가의 약물을 최대 용량으로 유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몇 가지 전략이 논의되고 있다. 


첫째, 용량 조절이다. 최대 용량(15mg)이 아닌, 체중 유지가 가능한 최소 용량으로 줄여서 장기 투여하는 방법이다. 마치 고혈압 환자가 혈압이 안정되면 약 용량을 줄이듯이. 


둘째, 간헐적 투여다. 투여 간격을 늘리면서 리바운드를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아직 임상적 근거는 부족하지만 연구가 진행 중이다.


셋째, 생활습관 교정의 강화다. 약물 감량기나 중단 시기에 맞추어 운동과 식이요법을 더욱 철저히 하여 대사 적응을 상쇄하려는 시도다. 다만 SURMOUNT-4의 위약군도 생활습관 교정을 받았음에도 리바운드를 막지 못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생활습관만으로는 생물학적 반동을 완전히 막기 어렵다. 


https://x.com/yeoulabba/status/1995083071855677876?s=20  


조금 긴 글이지만 잘 쓰여진 글임 전체를 다 보길 추천함

목록 스크랩 (2)
댓글 18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리디 맠다💙] 1년에 단 한 번! 웹툰 만화 웹소설 최대 90% 할인 리디 맠다 이벤트 107 12.05 41,045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232,222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0,875,82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285,214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211,282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07.22 1,000,505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0 21.08.23 8,445,438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3 20.09.29 7,374,917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89 20.05.17 8,565,304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2 20.04.30 8,458,63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257,665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5103 정보 넷플릭스가 고객들에게 보낸 메일 - 넷플릭스에서 Warner Bros.(워너 브라더스)를 맞이하며 5 15:19 596
295102 정보 워너 브라더스 재팬 합동회사 2025년 12월 31일자로 일본 극장 배급 업무를 종료 1 15:13 312
295101 정보 태연 - Panorama : The Best of TAEYEON (LP Ver.) 예약판매 4 15:06 351
295100 정보 [JIJIPRESS] 동방신기 창민, 첫 솔로 일본 투어 완주! SUPER JUNIOR(슈퍼주니어) 규현 서프라이즈 등장 (CHANGMIN from 동방신기 CONCERT TOUR~The First Dining~) 5 14:36 170
295099 정보 원덬이 이제 웨이브에서 19세 꾸금드라마 보는 거 엄빠한테 안 들켜도 되는 이유.wavve 12 14:11 2,500
295098 정보 드라마가 완전히 다르게 그렸지만 그다지 재미없는 사실이 바로 ‘주막’. “조선인들은 식사를 하며 말 한마디 하지 않는다.” 가 일제시대 조선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하던 말. 당시까지 그게 일반적이었음. 9 13:34 1,917
295097 정보 국민여러분, 이제 엠블런스 의심하지 마시고 길 좀 잘 터 주십시오 7 13:29 2,341
295096 정보 HAPPY XMAS (WAR IS OVER). (Ultimate Mix, 2020) John & Yoko Plastic Ono Band + Harlem Community Choir [8/25] 1 12:33 81
295095 정보 토스행퀴 33 12:03 1,536
295094 정보 국가별 성적 만족도 조사결과 20 11:24 2,313
295093 정보 EBS에서 또 수신료 잘씀 14 10:10 2,969
295092 정보 네이버페이 스토어 알림받기 추가 하시오(끝났구려) 15 10:01 1,031
295091 정보 KBS2 토일 드라마 <마지막 썸머> 시청률 추이 (막방) 17 09:47 2,122
295090 정보 토스 행퀴 12 09:47 1,204
295089 정보 두 번 접히는 스마트폰 갤럭시 Z 트라이폴드 실물 14 09:45 2,197
295088 정보 Next.js(+리액트)쓰는 개발자 덬들 CVE-2025-55182 관련 보안 패치해 (안한 덬 있으면!) 2 09:28 386
295087 정보 SKT멤버쉽 스타벅스 응모해! 648 09:11 39,943
295086 정보 연말까지 놓치지않고 해야하는 어른들의 숙제 43 09:03 4,866
295085 정보 [흥미돋]기부단체 신뢰도 하락으로 덩달아 오해받는 단체...ㅠ 44 08:59 3,030
295084 정보 기관지에 들러붙은 가래 빼내는 호흡법 (feat. 권혁수 교수) 563 08:51 35,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