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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먹방’ ‘눈치’ ‘화병’…세계인 일상속 스며든 ‘K-단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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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5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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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와 유튜브를 중심으로 K-콘텐츠가 세계적 흐름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제는 한국어 단어 자체가 영어권 일상 속으로 자연스럽게 퍼지고 있다. ‘먹방(Mukbang)’ ‘눈치(Nunchi)’ ‘애교(Aegyo)’처럼 번역 없이 원어 그대로 쓰이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이들 표현은 단순한 고유명사를 넘어 한국 문화와 정서를 담은 언어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유튜브에서 ‘먹방(Mukbang)’은 이미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았다. 위키피디아는 먹방을 ‘진행자가 시청자와 소통하며 카메라 앞에서 음식을 소비하는 활동’으로 정의한다. 특히 젊은 한국인에게는 높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대안적 직업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위키피디아는 또 한국이 21세기 이전까지는 건강한 식습관과 엄격한 유교적 예절을 바탕으로 전통적인 식문화를 유지했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먹방이 등장하며 새로운 식문화로 확장됐다고 설명한다. 더 나아가 먹방을 ‘대리 만족’의 기능으로 풀이하며, 불안·외로움·불행감 등 한국 사회의 정서적 조건과 연결해 해석하는 연구도 적지 않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작가 유니홍은 ‘눈치의 힘’이라는 책을 출간하며 ‘눈치’를 ‘Nunchi’라는 원어 그대로 제목에 사용했다. 그는 2019년 뉴욕타임스(NYT) 오피니언 면에 눈치를 주제로 한 칼럼도 기고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한국은 말보다 몸짓, 표정, 주변 상황, 침묵 등을 통해 맥락을 파악하는 ‘고맥락 문화권’으로, 이러한 환경에서 ‘눈치(Nunchi)’는 필수적인 사회적 감각이다. 그는 눈치를 한국식 ‘쿨함’을 가능하게 하는 일종의 기술이자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인의 ‘화병(Hwa-byeong)’에 대한 해외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외국 언론과 학술 논문들은 화병을 한국 문화권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증후군으로 분류하며, 특히 가족을 위해 평생 희생하며 감정을 억누른 중년 여성에게서 많이 발견된다고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한국 특유의 정서인 ‘한(Han)’도 함께 언급된다. 가난, 낮은 교육 수준, 가정 내 폭력, 힘겨운 시집살이 등으로 고난과 희생을 견디며 자녀에게 기대를 걸어온 여성들의 복합적 감정을 가리키는 개념으로 풀이된다. 이밖에도 ‘빨리빨리(Palli Palli)’ ‘체면(Chaemyeon)’ ‘기분(Kibun)’ ‘애교(Aegyo)’럼 사회·문화 배경이 필요한 단어도 번역 없이 그대로 사용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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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엔 안 맞는 외국어로 번역됐던 고유 명사도 그대로 쓰는 흐름이다. ‘라이스 케이크(Rice cake)’로 번역됐던 떡은 말 그대로 ‘떡(Ttoek)’이라고 쓰인다. 최근 넷플릭스 ‘케이팝데몬헌터스’에서도 ‘떡볶이’라는 단어가 번역 없이 노출됐다. 막걸리는 ‘라이스 와인(Rice wine)’이 아닌 ‘막걸리(Makgeolli)’로 수출되고 있다. 과거엔 ‘코리안 라멘(Korean Ramen)’으로 번역됐던 라면도 요즘은 일본식 표현을 빌리지 않고 ‘라면(Ramyun)’이라고 읽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한국의 국가 이미지가 높아지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고 설명한다. 특정 국가의 언어가 원어 그대로 해외에서 사용된다는 것은 그 문화가 세계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매력과 영향력을 갖췄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한국어 단어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외국인들은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에 대한 호감과 친숙함을 형성하며, 이는 다시 한국에 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긍정적인 선순환 구조가 된다.

정란수 한양대학교 관광학부 겸임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한식을 포함한 K-콘텐츠가 확산하면서, 문화적 매력도를 기반으로 한 언어 수용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특정 언어가 원어 그대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은 단순한 차용을 넘어, 해당 국가 문화가 글로벌 대중문화의 중심축으로 이동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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