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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월세 끊기고 빚만 7250억"…20년 기다린 주민들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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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19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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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5/0005213327?sid=001

 

정치 싸움 비화한 종묘 앞 재개발
서울시 세운4구역 재개발에 국가유산청·국무총리 등 반대
건물은 이미 철거…수입 끊긴 주민들 "빚만 7250억원"

세운4구역 토지주들이 국가유산청, 총리실 등의 지역 재개발 사업을 막는 부당한 행정 행위에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겠다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세운4구역 토지주들이 국가유산청, 총리실 등의 지역 재개발 사업을 막는 부당한 행정 행위에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겠다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서울시가 추진 중인 종묘 앞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국가유산청에 이어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종로), 정원오 성동구청장, 김민석 국무총리까지 서울시 비판에 뛰어들며 도시 개발을 넘어 정치권의 지방선거 전초전이 됐다는 평가입니다. 다만 20년 넘게 개발 지연을 감내한 지역 주민들은 갈등 확산으로 더 큰 피해를 입게 될까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1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세운4구역을 최고 145m 높이로 재개발할 방침입니다. 판자촌을 연상시키는 낡은 도심 환경을 개선하고 세운상가로 인해 끊겼던 종묘∼남산의 남북 녹지축도 복원하려면 나머지 부지에 대한 고밀개발은 불가피하다는 이유입니다. 또한 주변 환경을 정비하면 종묘의 역사·문화적 가치도 더욱 돋보이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시의 이러한 계획에 국가유산청이 제동을 걸었습니다. 세운4구역이 종묘와 약 180m 거리에 있는 탓에 고층 건물이 들어설 경우 종묘의 문화경관이 훼손되고 최악의 경우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위마저 박탈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세계유산 영향평가를 먼저 받은 뒤 그에 맞춰 정비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세운재정비촉진계획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세운재정비촉진계획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가유산청이 세계유산 지위 박탈을 거론하자 갈등은 정치권으로 확산했습니다.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종로)은 "결정을 철회하든지 아니면 저와 토론 후 결정하라"며 세운4구역 재개발에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범여권에서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꼽히는 정원오 성동구청장도 한 인터뷰에서 "중요한 건 종묘가 세계유산 지위를 박탈당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종묘의 경제·문화적 가치를 해하지 않는 선에서 개발을 진행해야 한다"고 반발했습니다.

반대가 이어지자 관할 자치구인 종로구의 정문헌 구청장은 "이번 사업은 종묘의 가치와 정체성을 지키고 도시 미관을 해치지 않으면서 종로의 역사성을 보호하는 사업"이라며 서울시와 입장과 뜻을 같이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김민석 국무총리가 현장을 찾아 "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턱'하고 숨이 막히는 경관이 될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모습입니다.

결국 오 시장은 전일 세운4구역 재개발 시뮬레이션 3D 이미지를 공개하며 "정전에 섰을 때 눈이 가려지느냐. 숨이 턱 막히느냐"고 반문했습니다. 해당 이미지는 정전 상월대 위에서 외부 정면을 바라본 모습으로, 시야 가운데에 남산타워가 보이고 좌측에는 세운지구, 우측에는 인사동 숙박시설이 수목선 위로 일부 노출됐습니다.

오 시장은 "갈등을 조정해야 하는 총리가 왜 이런 식으로 갈등 국면에 화력을 보태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일갈했습니다. 이어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으려면 세계유산구역과 완충구역을 확정한 세계유산지구가 있어야 하는데, 국가유산청이 현재까지도 완충구역을 고시하지 않았기에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을 수 있는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종묘 정전 상월대에서 세운지구를 바라본 시뮬레이션. 사진=서울시

종묘 정전 상월대에서 세운지구를 바라본 시뮬레이션. 사진=서울시
법적 대상이 아닌 이상, 주민들에게 요청하더라도 세계유산영향평가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작습니다. 해당 평가에는 통상 2~3년이 소요되는데, 이 때문에 재개발 사업이 지연되면 그 부담은 주민에게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이미 지역 주민들은 국가유산청에 대해 직권남용 등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고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며 날을 세우는 상황입니다.

세운지구 재개발은 2006년부터 추진됐습니다. 오 시장이 재개발을 추진하면서 세운지구 주민들은 세입자를 이주시키고 사업에 착수했지만, 당시 문화재청(국가유산청)이 종묘 조망권 보호를 이유로 높이 75m 제한을 요구하면서 재개발 사업성을 상실했습니다. 이후 박원순 전 시장이 취임해 세운상가 존치로 방향을 틀면서 정비사업은 동력을 잃었습니다. 주민들 사이에는 "국가유산청만 아니었다면 제때 개발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반감이 퍼져 있습니다.

세운4구역 주민대표회의에 따르면 세입자가 이주하고 건물을 철거해 월세 수입이 끊긴 상태에서 사업이 지연되면서 주민들은 매달 200억원에 달하는 금융이자 손실을 감내하고 있습니다. 누적 차입금만 7250억원에 이른다는 것이 주민대표회의의 입장입니다. 주민대표회의는 "금융 비용이 많아 몇 년씩 기다릴 수 없다"며 "국가유산청 등이 재개발 사업 추진을 불가능하게 한다면 소송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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