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국민의힘 대표를 지낸 김기현 의원 아내로부터 명품 가방과 함께 받은 편지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전당대회 지원에 대한 감사를 표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한겨레 취재 결과 김 의원의 아내 이아무개씨는 김 여사에게 보낸 자필 편지에 “영부인님. 감사드립니다. 긴 여정이었지만 대통령님과 영부인께서 곁에 계셔주셔서 큰 힘이 되었습니다”라고 적었다. 아울러 “맡겨진 날 동안 총선 압승과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열심히 내조하겠습니다”라고 썼다. 이 편지에는 2023년 3월17일 날짜와 함께 “김기현 당대표 아내 이아무개 드림”이라고 적혀 있다. 김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6일 김 여사 주거지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를 압수수색하면서 로저 비비에 가방과 함께 이 편지를 확보했다. 특검팀은 로저 비비에 인증서와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라고 붙어있는 메모지도 함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편지에 기재된 날짜는 김 의원이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당선된 9일 뒤로, 특검팀은 김 여사가 당대표 선거 지원을 해 준 대가로 김 의원 배우자로부터 명품 가방을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7일 김 여사 등을 정당법 위반으로 기소하면서 통일교 쪽이 김 의원을 국민의힘 당대표로 지지하기로 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김 여사와 전씨는 2022년 11월 통일교 쪽에 ‘권 의원이 당대표가 되도록 조직적으로 지원해달라’고 요청한 뒤 권 의원이 돌연 2023년 1월 불출마를 선언하자, 통일교 쪽이 김 의원으로 노선을 변경했다는 게 특검팀의 시각이다.
반면 김 의원은 김 여사에게 로저 비비에 가방을 건넨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제 아내가 신임 여당 대표의 배우자로서 대통령의 부인에게 사회적 예의 차원에서 선물을 한 것”이라는 입장을 낸 바 있다. 그는 통일교 지원 의혹에 대해서도 “프레임 덮어씌우기를 위한 수사 공작”이라고 반박했다. 김 여사 쪽도 서울 한남동 관저 이전 수사의 일환으로 압수수색을 하던 중 다른 혐의를 적용해 새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로저 비비에 가방을 압수한 것은 불법적인 별건 수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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