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세부 가이드라인 미비로
실거주 증빙 자료 ‘뒤죽박죽’
상관없는 재직증명 요구하고
신청서류 홈피 공지도 뒤늦게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뒤 한 달이 다 돼가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허가 기준이나 소명해야 하는 내용이 제각각이어서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실거주 사유를 구체적으로 소명하라는 원칙은 같지만 어떤 자료로 입증해야 하는지 구청마다 요구가 달라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는 최근 구청 홈페이지에 성남이나 의왕 등 연접 시군 거주 여부 확인을 위해 재학증명서와 재직증명서를 제출하라는 안내문을 게시했다. 수지구는 신분당선을 이용해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주민이 많은 지역이다. 이 같은 지침이 알려지자 주민들 사이에는 “강남으로 출퇴근하면 거주도 하지 말라는 것이냐”는 불만이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수지구청은 재직증명서 등 관련 항목을 삭제했다.
수지구청이 이 같은 안내문을 게시한 까닭은 국토부 훈령인 ‘토지거래업무처리규정’ 6조의 모호한 지침 때문이다. 해당 지역에 거주해야 하는 사유를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소명한 경우’ 거래 허가를 해준다고 안내하다 보니 까다로운 조건이 붙게 된 것이다. 수지구청 측은 12일 “안내 차원에서 예시를 든 것인데 민원인들에게 본의 아니게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 해명했다. 광명시와 과천시 등은 자녀 학업·부모 봉양·직장 이전 등 취득 사유를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이를 입증할 증빙자료를 제출하도록 했다.
토허제 운영 경험이 있는 서울은 요구사항이 비교적 단순하지만 이번에 새롭게 허가구역에 포함된 경기도에서는 혼선이 특히 크다. 수원시 팔달구청은 주택 외부와 현관 사진 제출을 요구한다. ‘부동산 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서 토지거래허가 신청을 한 토지에 대해서는 현장 사진을 보관해야 한다. 이 규정을 주택에 적용하는 것이 애매하자 현관 사진을 요구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팔달구청 측은 “담당 인력은 1명인데 접수만 65건이 된 상태”라며 “공인중개사들에게 협조를 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남시 분당구와 중원구는 지난 6일까지 구청 홈페이지에 토지거래허가 신청 서류가 올라와 있지 않았다. 분당구청 관계자는 “국토교통부에서 공식적인 세부 지침이 내려온 게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으나 매일경제가 질의한 다음날인 7일부터 신청 서류를 홈페이지에 올려놓았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5589228?sid=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