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769380?sid=001
농업용수 공급 중단도 매뉴얼보다 두달 가까이 늦어
제한급수도 일주일 늦게 실시

강릉시가 작성한 가뭄 정도에 따른 단계별 조치계획. 비상급수 대책 갈무리강릉 가뭄이 최악의 가뭄으로 기록된 가운데 강릉시가 자체적으로 수립한 가뭄 대책 매뉴얼조차 지키지 않아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 한겨레가 입수한 ‘2025년 가뭄극복을 위한 강릉시 비상급수 대책 추진계획’ 자료를 보면, 저수율 50% 미만 시에는 ‘1단계(관심)’로 △오봉저수지 농업용수 공급 축소 요청(격일 공급) △비상급수 대책 수립 및 상황관리 체계 구축 등을 하게 돼 있다. 이어 저수율이 40% 미만으로 떨어지면 ‘2단계(주의)’로 △비상급수대책상황실 운영 △절수운동 전개 및 대국민 교육 △마을 상수도 수원 수시 동향 파악 △강수 상황, 저수율 상시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특히 저수율 35% 미만 시에는 ‘3단계(경계)’로 △오봉저수지 농업용수 공급 중지 요청(대체 농업용수 개발 및 제공) △세대별 계량기 수압 조정 △먹는 샘물 생수 10만병 확보를 해야 하고, 저수율 25% 미만은 ‘4단계(심각)’로 △제한급수 실시(급수량 조절) △수돗물 다량 사용시설 영업시간 단축 또는 임시휴업 △상수도 공급 중단 등을 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1단계와 2단계까지만 가뭄 정도에 따른 단계별 조처 계획을 지켰고, 3단계와 4단계에선 애초 계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실제 저수율 35%가 붕괴돼 3단계로 진입한 날은 7월6일(저수율 34.5%)이지만 3단계의 주요 조처 사항인 ‘오봉저수지 농업용수 공급 중단’은 8월30일에야 단행됐다. 강릉시 생활용수의 주요 공급처인 오봉저수지의 농업용수 공급 중단 결정이 애초 계획보다 두달 가까이 늦어지면서 ‘생활용수 부족 사태’를 가중시켜 결국 ‘재난사태’가 선포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또 저수율 25%가 붕괴돼 ‘심각’인 4단계에 접어든 8월13일(저수율 24.6%)부터 ‘급수량 조정 방식에 의한 제한급수’를 실시해야 했지만 실제 계량기 50%를 잠그는 첫번째 단계의 제한급수가 실시된 것은 일주일 뒤인 8월20일부터다.

가뭄 재난사태 당시 바닥을 드러낸 오봉저수지 모습. 연합뉴스이처럼 강릉시가 가뭄에 대비해 자체적으로 수립한 계획조차 지키지 않고 미온적으로 대처한 것은 최악을 가정하지 않은 채 상황을 낙관적으로만 보려 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 자료를 작성한 6월30일 강릉시는 ‘비상급수 대책 추진계획’에서 “최근 6개월 동안 누적 강수량은 평년에 견줘 59.5%로 ‘약한 가뭄’”이라고 당시 상황을 진단했다. 또 7월과 8월, 9월 전망에 대해서도 ‘기상가뭄이 없음’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강릉시 관계자는 “올해와 같은 극심한 가뭄을 처음 겪다 보니 계획대로 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 애초 수립된 계획을 바탕으로 가뭄 대응에 나섰지만 현실에서는 적용할 수 없는 한계도 있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매뉴얼과 백서 제작을 통해 체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