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저수지로 들어오는 왕산천 물줄기 [촬영 유형재]](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17/yonhap/20250917152224324qafo.jpg)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강태현 기자 = 17일 오후 세찬 빗줄기가 강원 강릉 전역을 소란히 밟기 시작했다.
창문은 비의 장막에 가려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고, 도로에 오가는 차량마다 와이퍼가 쉴 새 없이 시야를 확보하기 위한 분투를 이어갔다.
오전까지만 해도 시원찮던 빗줄기가 오후 들어 강해지면서 시내에서는 바짓단이 홀딱 젖은 시민들이 우산 아래 몸을 바짝 기대 바삐 발길을 옮기는 모습이었다.
약한 빗방울이 지표면을 잔잔히 두드린 탓에 아쉬웠던 마음을 빗물이 시원히 씻겨내는 듯했다.
그간 바짝 마른 하천 인근 흙길도 눅눅히 젖어 짙은 갈색빛을 띠었고, 나뭇잎도 금세 비를 머금어 잔뜩 무거워졌다.
![비가 내리는 오봉저수지를 바라보는 시민 [촬영 유형재]](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17/yonhap/20250917152224506xxyt.jpg)
강릉지역의 생활용수 87%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 인근에도 오후 들어 강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도마에는 오후 1시부터 한 시간 동안 24㎜의 비가 쏟아졌다.
닭목재와 오봉지소, 왕산에는 각각 시간당 19㎜, 17.5㎜, 13㎜ 등 '세차장'을 방불케 하는 강한 비가 내렸다.
'최악의 가뭄'이 시작된 이후 굵은 빗줄기가 내린 건 이날이 처음이다.
강릉 사천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최영빈(68)씨는 "가뭄 이후 단체 손님도 줄줄이 예약을 취소했다"며 "이 물은 강릉 사람들의 목숨줄이나 다름없다. 내일까지 비가 왕창 쏟아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짧은 시간 강하게 비가 내리고 있으나 아직 오봉저수지로 향하는 물줄기가 크게 늘지는 않은 모습이었다.
저수지로 흘러 들어가는 가장 큰 물줄기인 도마천에는 여전히 무성한 풀과 돌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왕산면에서 옥수수, 들깨 등 농사를 짓는 권석복(78)씨는 "80이 다 되도록 이런 가뭄은 처음 겪는다"며 "비 소식에 저수지가 얼마나 찼는지 눈으로 보고 싶어서 나왔는데 생각보다 크게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아 아쉽다"고 토로했다.
권씨는 "농사하는 입장에서 논밭에 물을 대야 하는 상황이지만 식수조차 부족해 불편함을 털어놓기도 어려운 난감한 상황"이라고 읊조렸다.
서울에서 부부 동반 여행을 온 최우기(74)씨도 "비 소식이 있어 어느 정도 찼는지 궁금해 찾아왔다"며 "실제 두 눈으로 보니 더 처참하다"고 고개를 저었다.
https://v.daum.net/v/20250917152224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