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처럼 군림한 가해 학생, 폭력·성적 행위 강요"
"보호자 눈 감고, 피해 아동은 10년째 고통"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법률상담 떠넘기며 책임 회피”
[시사매거진 김태형 기자] 아동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운영되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시설 내에서, 오히려 무방비 상태의 아동들이 성폭력과 괴롭힘에 노출됐다는 충격적 증언이 나왔다. 10여 년 전 발생한 사건이 뒤늦게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아동보호기관의 관리 부실·방관 의혹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여수에 거주하던 한 어머니는 남편의 폭력과 생활 파탄 끝에 세 자녀를 홀로 양육하던 중, 심각한 우울증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아이들을 잠시 초록우산 순천지점에 맡겼다. 그러나 그곳에서 벌어진 일은 보호와 돌봄이 아닌 지독한 괴롭힘과 성폭력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던 김철중이라는 남학생은 “왕처럼 군림하며” 폭력을 일삼았고, 당시 고작 5살이던 막내딸에게 성적 행위를 강요했다는 충격적인 증언이 피해자 가족에게서 나왔다. 화장실로 끌고 가 옷을 벗기고 성기를 비비는 등 잔혹한 행위가 벌어졌으며, 목격한 큰딸과 함께 있던 아들도 가혹한 괴롭힘을 당했다.
교사들의 외면, 피해자만 남았다
더 큰 문제는 해당 시설의 관리·감독 부재였다. 피해 아동 가족의 증언에 따르면, 담당 교사는 아동이 괴롭힘을 당하는 장면을 직접 보고도 아무런 제재 없이 지나쳤다. 이는 명백한 방관이자 직무 유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책임 떠넘기기와 신뢰 상실
가족이 문제를 제기하자 초록우산 측은 가해자에 대한 고소를 피해자 측에 떠넘기며, 기관의 책임은 회피하는 태도를 보였다. “심리치료를 지원하겠다”는 제안조차 피해 아동에게는 신뢰할 수 없는 조롱에 불과했다. 피해 아동은 “거기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면서?”라며 거부감을 드러냈다.
다음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지난 9월 4일 밝힌 입장문.
안녕하십니까. 초록우산입니다.
초록우산은 과거 전라남도의 위탁을 받아 운영한 학대피해아동쉼터에서 아동 간 성추행 피해가 발생했다는 주장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해당 쉼터는 2005년부터 2021년까지 재단이 위탁 운영한 기관으로, 현재 사실관계 확인을 면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을 통해 확인한 결과 2015년 당시 보호자의 진술을 접수한 직후 아동 가정을 방문하고, 상대 아동 면담 등 초기 조치를 실시했습니다. 또한 아동의 거주지가 충남으로 변경됨에 따라 관할 아동보호전문기관에 관련 내용을 신속히 전달하고 심리치료 등 필요한 지원이 연계될 수 있도록 조치했습니다.
최근 아동 보호자 측으로부터 다시 문제 제기가 접수되어, 재단은 사실관계 확인과 객관적 판단을 위해 절차에 따라 관계기관에 공식 신고를 진행하였습니다. 다만 사안의 특성상 구체적인 내용을 모두 공개하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이와 함께 재단은 아동을 위한 심리치료 등 전문적이고 지속가능한 지원 방안을 안내하였습니다. 보호자 측에서 요청하는 사항 가운데 제도적 한계를 벗어난 일부는 반영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으나, 아동보호를 위한 실질적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초록우산은 모든 사업에서 아동 권리를 최우선으로 삼고 위탁기관에서 아동이 보다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관리와 점검을 이어 왔습니다. 또한, 아동보호정책을 운영하여 전 직원의 아동권리 민감성을 높이고 보고·대응 체계를 강화해 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예방과 대응 매뉴얼을 지속적으로 점검·보완하며, 아동이 안전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필요한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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