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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살려 달라" 애원에도 구속 수사 미적대다… 또 한 여성이 스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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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3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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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이 시작된 것은 지난 5월 12일 오전 7시쯤. 30대 남성 A씨는 7년간 교제해 온 30대 여성 B씨가 임시로 머물던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한 오피스텔로 찾아갔다. 당시 A씨는 경찰의 분리 조치로 B씨에게 100m 이내 접근이 금지돼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A씨의 잦은 폭행으로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 B씨는 불안한 마음에 집이 아닌 지인의 오피스텔에서 숨어 지냈다. “지인 집이 더 안전할 것 같다”며 경찰이 마련해 준 임시 숙소도 마다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B씨의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A씨는 경찰의 접근 금지 조치와 감시망을 뚫고 끝내 B씨 거처를 찾아냈다.


우연히 오피스텔 공동 현관문 옆에 적힌 비밀번호를 본 그는 바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한참을 기다리던 그는 오전 10시 19분쯤 외출하기 위해 집을 나선 B씨를 보자마자 달려들어 힘으로 제압하고 자신이 타고 온 렌터카에 강제로 태웠다. 얼굴과 손은 두건을 뒤집어 씌우거나 테이프로 묶었다. 이어 차를 몰고 6㎞가량 떨어진 예전에 둘이 살던 동탄 신도시의 아파트 단지로 달려갔다. 치밀한 계획 범죄에 B씨는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아파트에 도착하자 A씨는 B씨를 강제로 끌어내리려 했다. 공포감에 휩싸인 B씨는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이를 본 A씨는 뒤쫓아가 아파트 단지 내 주민 통행로에서 B씨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주민 신고 후 현장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사건 당시 B씨는 경찰로부터 지급받은 스마트워치를 가방 속에 넣고 있었으나 A씨의 갑작스러운 납치에 미처 꺼내지도 못했다. 예식장에서 일하면서 틈틈이 공부해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땄던, 착실하고 꿈 많던 30대 청춘은 그렇게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 등으로 A씨 집 현관문을 열고, 같은 날 오전 11시 35분쯤 숨져 있는 가해자를 발견했다. A씨는 유서를 곁에 둔 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상태였다. 연간 수만 건(2023년 기준 7만7,150건) 발생하는 수많은 스토킹 폭행 사건의 하나가 일단락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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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망하게도 사건 파일은 경찰서 캐비닛 속에 처박혔다. 화성동탄경찰서 측은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 종결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사건이 묻힌 것. 


반전이 일어난 건 사건 발생 사나흘 뒤쯤. 납치 살해라는 참극이 벌어지기까지 경찰의 안일한 대처가 속속 밝혀졌다. 숨진 B씨가 경찰에 신고하거나 도움을 호소한 건 총 9번이었다. 그는 지난해 9월 9일과 올해 2월 23일, 3월 3일 등 총 세 차례에 걸쳐 함께 살던 A씨를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그때마다 “A씨가 유리컵을 자신을 향해 던졌다”, “폭행당했다”, “가혹행위에 시달렸다”는 등 위험 신호를 보냈다. A씨는 헤어지는 과정에서 B씨를 폭행하고, 겁을 주며 괴롭힌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경찰은 B씨에게 긴급 신고와 위치 전송이 가능한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B씨를 ‘안전조치 대상자’로 등록했다. 세 번째 신고가 이뤄진 지난 3월에는 100m 이내 접근 금지 및 전기통신을 이용한 연락 제한 등의 ‘긴급 임시조치’도 했다.

그래도 A씨의 위협은 멈추지 않았다. 결국 B씨는 4월 4일 A씨를 폭행·강요 등 혐의로 고소했다. 같은 달 17일에는 지난 1년여간 겪은 피해 사례 녹음 파일을 녹취록으로 정리한 600쪽 분량의 고소 보충 이유서를 냈다. 녹취록에는 생사를 넘나들 정도의 폭행과 폭언, 가혹 행위에 시달린 정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그러면서 “A씨를 구속 수사해 달라.” “제발 살려 달라”고 경찰에 호소했다. 녹취록을 들은 경찰은 사안이 중대하다고 보고 같은 달 28일 A씨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B씨가 희생되기 11일 전이다.


하지만 10일이 지나도록 경찰은 검찰에 구속 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 이 사이 B씨는 막을 수 있었던 살인을 당했다. 당시 화성동탄경찰서 주무 과장이 구속영장 신청을 지시했지만, 담당자가 이달 1일 갑작스럽게 휴직을 가면서 업무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찰이 바로 A씨 구속 영장 신청에 나서 신병을 확보했다면 충분히 참극을 막을 수 있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지점이다. 


비판 여론이 확산하자 강은미 경기 화성동탄경찰서장은 지난 5월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자 측은 9번에 걸쳐 처벌과 보호를 호소했으나,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구속영장 신청을 결정하고도 실제로 영장 신청으로 이어지지 않은 부분이 가장 참담하고 안타깝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시 직권 경고를 받아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강 서장과 담당 수사관, 담당 수사팀장·과장 등은 중징계(해임·강등·정직 등) 등의 처분을 받았다.


입법부의 재발 방지 대책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최기상 의원은 6월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가정폭력방지법) 개정안과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각각 대표 발의했다. 


국회입법조사처도 이례적으로 ‘동탄 납치·살인 사건’을 심층 조사해 보고서를 냈다. 


윤정숙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폭행과 협박을 동반한 반복된 교제폭력은 ‘너 죽고 나죽자’는 식의 극단선택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 경찰의 신속한 판단과 조치가 따라야 한다"며 "무엇보다 피해자를 두텁게 보호해야 하는데, 폭행 전력에 있는 가해자에 대해선 전자발찌 등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하는 잠정 조치를 적극 청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https://naver.me/FbqqVX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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