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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李대통령 당선에 '일베 폐쇄론' 재점화…전문가들 "폐쇄보단 규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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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1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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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21/0008306628

 

서명운동 10만명 기록…"국가가 일베 용납 안 된다고 선 그어야"
'불법' 아닌 혐오·폭동 선동 어떡하나…"폭력적 커뮤 제한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 보수성향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일베)와 관련해 "걸리면 죽습니다"라고 발언한 것이 온라인상에서 다시 화제가 되면서 '일베 폐쇄' 주장도 수년 만에 재점화되고 있다. 일베와 디시인사이드 일부 갤러리를 폐쇄해달라는 내용의 '일베 폐쇄 서명운동'은 10만 명을 달성했다.

하지만 십수년간 혐오 발언의 온상이었던 일베 등 온라인 커뮤니티의 폐쇄가 사실상 현행법상으로는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더 이상 커뮤니티의 혐오 발언 재생산과 폭력 선동을 방치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십수년 간 '혐오 상징' 된 일베…대선 직후 '폐쇄 서명' 10만 명 돌파


박태훈 진보당 전국대학생위원회 준비위원장이 지난 4월 28일 시작한 일베 폐쇄 10만 서명운동은 지난 7일 오후 9시쯤 10만 명의 서명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대선 직후 서명 인원이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이던 2016년 "(일베, 나한테) 걸리면 죽습니다. 절대 중간에 그만두는 거 없어요"라고 발언한 장면이 서명운동 링크와 함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다수 공유되면서다.

일베 폐쇄 주장이 몇 년 만에 다시 힘을 얻고 있는 건 탄핵 국면에서 극우 온라인 커뮤니티들이 불법 폭력행위 모의의 장으로 기능했기 때문이다. 서부지법 난동 사태 사흘 전 디시인사이드엔 서부지법 담벼락 높이와 후문 출입로를 분석한 글이 올라왔고, 헌법재판소 내부 평면도를 올리고 폭동을 모의하는 글도 게시돼 논란이 됐다.

일베 폐쇄를 주장하는 시민들은 일베가 단순히 하나의 커뮤니티가 아니라,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의 상징이라고 지적한다. 일베 폐쇄 조치가 일베를 넘어 온라인상의 혐오 발언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상징적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베는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희생자를 어묵에 빗대 비하한 글, 여성 불법촬영물을 '여친 인증'이라 칭하며 게시한 글, 5·18 민주화 운동 희생자 시신이 담긴 관을 '택배'에 비유한 글들로 혐오의 진원지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박태훈 위원장은 뉴스1에 "국가가 일베 같은 커뮤니티는 용납이 안 된다고 선을 그어줘야 다른 커뮤니티들에서도 문제가 해결된다"며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모아놔야 한다며 10년간 그냥 방치해 두니까 다른 커뮤니티들도 다 일베화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일베가 일종의 '학교'가 됐다"면서 "일베에서 커뮤니티 문화를 접한 사람들이 다른 커뮤니티에 가서도 일베처럼 활동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훈 진보당 전국대학생위원회 준비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일베·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 거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규탄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2.17/뉴스1 ⓒ News1 김민

 

과거 일베 폐쇄 청원은 결국 실패…전문가들 "커뮤니티 폭력적 행위 제한해야"


다만 일베가 실제로 폐쇄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 지난 2018년 청와대는 일베 사이트 폐쇄 국민청원에 대해 "불법 정보가 전체 게시물 중 70%에 달하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사이트를 폐쇄할 수 있다"고 답했지만, 결국 폐쇄되진 않았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폐쇄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는 건 아니다. 정보통신망법은 음란한 내용, 비방 목적의 명예훼손, 공포심·불안감을 유발하는 내용, 범죄 목적 또는 교사하는 행위 등을 불법 정보로 규정하고 이를 유통해선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방심위는 사이트 내 게시물 중 불법 정보가 70% 이상이면 사이트를 폐쇄하는 내부 기준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불법 사이트가 폐쇄된 것은 소라넷이 대표적이다. 1999년부터 운영돼 여성·아동 성 착취물이 공유되던 소라넷은 17년 만인 2016년에 폐쇄됐다.

하지만 일베와 기타 극우화된 온라인 커뮤니티의 경우 다양한 주제의 글이 올라오는 특성상 불법 정보가 전체 게시물의 70%를 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 표현은 현행 정보통신망법에 유통이 금지되는 불법 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 폭동과 테러·내란 등 범죄를 조장하거나 선동하는 내용도 불법 정보로 제재되진 않은 실정이다.

전문가는 탄핵 국면에서 폭력 선동의 장으로까지 전락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한 제재 방안을 논의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커뮤니티 폐쇄는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고, 이용자들이 다른 커뮤니티로 옮겨가는 '풍선효과'로 인해 실질적으로 병리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엔 효과가 없을 거란 지적도 제기됐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의사 표현의 자유가 있다 하더라도 사회 공동체에 큰 위해가 되거나 선동적인 행동을 촉발한다면 제도적 근거를 갖고 제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계엄 사태 때는 진영 간 대결이 치열하고 첨예했지만 이젠 새 정부가 들어서고 정국이 안정된 여건이지 않느냐. 폭력적인 대결로 치닫게끔 부추겼던 커뮤니티의 행위에 대해 제한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커뮤니티가 일정 부분 해악을 끼친 것이 맞지만, 폐쇄할 경우엔 풍선효과가 분명히 일어날 것"이라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나타나는 혐오나 위법을 하나하나 규제하는 게 낫지, 송두리째 없애 버리는 건 전략적이지도 않고 현실적이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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