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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내가 왜 이준석을 뽑았냐면"…'이대남' 4인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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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05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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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이 만난 네 사람이 풀어놓은 투표의 변은 각자 달랐다. 공통된 요구는 있었다. 자신들과 같이 이준석을 지지하는 젊은 남성들에 대한 보다 입체적인 해석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22세 대학생 A 씨 "성폭력 발언에 실망한 친구들 많지만, 李 연금·청년 정치 목소리 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을 보고 인터넷 커뮤니티에 매몰된 사람들이라고 멸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로 지지자 사이에서 인터넷 커뮤니티를 활발하게 이용하는 비율은 높지 않다. 대다수는 기존 양당 체제에서 받은 소외감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 위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를 지지했다.

촛불세대인 나는 보수진영에 반감이 있어왔고, 특히 이준석 후보가 '박근혜 키즈'로 불리던 시절을 알기 때문에 그를 좋게 보지 않았다. 주위에도 이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20대 남성들 중에는 10대 시절 진보적 담론을 공유하거나 정의당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많으며 이 후보의 남성주의 발언들에 대해서도 대다수가 부정적으로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정의당에 가입했다가도 당적을 개혁신당으로 옮긴 친구들이 크게 늘었다. 보편화된 PC(정치적 올바름)주의와 여성주의에 지치거나 반감을 가진 것이다. 20대 남성들은 정치에 더 많이 참여하고 싶었으나 갈수록 설 자리가 없어지고 소외된다고 생각하고, 페미니즘이 20대 남성 소외 현상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페미니즘 정서를 보이는 이준석에게 호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청년 남성 대다수는 여전히 진보적 담론에 대한 이상향을 가지고 있다. 이 후보가 대선에서 성폭력 발언을 언급했을 때 실망한 친구들이 많았다. 이 때문에 이 후보 지지율이 10%를 넘기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연금개혁 반대와 청년 정치참여 확대 등 이 후보가 제시한 정책이 청년들을 대표하는 측면이 많아 다수 20대 남성들이 '우리 목소리를 내자'는 취지로 소신투표했다고 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경우 군 정책에서 20대 남성들의 욕구를 간파하지 못했다. 20대 남성들은 가부장제 부활보다 군 복무라는 사회적 봉사를 사회로부터 인정받고 싶어 한다. 그러나 이 후보는 대선 토론 중에 언급된 군가산점제를 젠더 관점으로 접근해 '여성들이 겪는 피해를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발언은 현역을 다녀온 대다수 20대 남성들에게 크게 작용했다.

꾸준히 민주당을 지지해왔으며 특히 지난해 비상계엄 이후 이 후보를 지지했던 나도 우크라이나 파병 등 북한의 전력 증강을 실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가 안보와 관련해 강력한 지도자가 될 수 있을지, 문재인 정부의 실책이 반복되지는 않을지 걱정됐다. 그렇다고 비상계엄의 주범 중 하나인 국민의힘에 투표할 수는 없으니 결국 이준석 후보에게 한 표 행사를 결정했다.


26세 대학원생 B 씨 "유시민 싫어서 이준석 뽑았다…비윤리적인 게 위선보다 나아"

양당 정치가 싫어 지난 대선에서 심상정을 뽑았고, 이번엔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와 이준석 후보 중에서 고민하다 이 후보를 뽑았다. 학력을 수단으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씨를 공격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발언 때문이다.

우리 엄마는 중학교까지만 다니고 고등학교는 검정고시 시험을 봤다. 시대상을 감안해도 결혼을 일찍 했던 우리 엄마는 좋지 않은 가정 형편에서 아이를 키우고 가정을 돌봤다. 이런 가정사를 두고 유 전 이사장의 발언을 들으니 내 가족을 공격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래서 유 전 이사장이 가장 기분 나쁠 만한 후보를 생각하면서 이 후보를 뽑게 됐다.

한편 이 후보는 양당에 지친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였고, 그래서 지지율이 8%까지 올랐다고 생각한다. 그는 때로 욕을 먹거나 비윤리적으로 보이더라도 정치공학적 선택에 두려움이 없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앞뒤가 다른 선택을 하는 일이 많은 우리나라 정치판에서 전에 볼 수 없던 캐릭터다.

예컨대 민주당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두고 "좋은 방향"이라면서도 국민적 합의가 없다며 피해 가고, 국민의힘도 기독교를 언급하며 답변을 피한다. 그러나 이 후보는 회피하지 않고 정책이 정말 필요한 건지 의문을 제기한다. 한 입 가지고 두 말하기보다 어떤 답이든 명확하게 입장을 취하는 이 후보가 낫다고 보는 게 현재 청년 남성들의 성향이다.

또한 나는 이 후보가 대선 토론에서 발언한 성범죄 발언이 문제없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인용한 사람이 아니라 최초 발언자다. 또한 이재명 후보가 성범죄 발언을 인용했다면 문제가 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범죄 피해자가 신고했을 때 여성단체가 박 전 시장에게 사건 관련 정보를 미리 알려줬다는 의혹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준석 후보에 대한 비판 자체가 민주당과 여성단체의 불편한 동거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이 후보가 혐오를 조장하거나 혐오를 먹고 자란다는 논리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그를 가장 많이 지지하는 2030 남성들도 생각보다 혐오를 많이 하지 않는다. 이들 절대 다수는 학창 시절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선생님들을 많이 만났고, 대학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았으며 촛불을 들었다. 이런 사람들이 혐오를 해봐야 얼마나 하겠나. 혐오를 일삼는 자들의 비율은 생각만큼 높지 않다.

ⓒFM코리아 갈무리

ⓒFM코리아 갈무리


25세 직장인 C 씨 "이준석 뽑았다고 악마?…단편 해석 아쉬워"

이준석이 좋아서 뽑은 게 아니다. 거대 양당 후보가 너무 별로고 제3당이 힘을 얻길 바라는 마음에 그를 뽑았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도 있지만, 워낙 지지율이 적다 보니 좀 더 가능성 있는 사람을 골라 이 후보를 뽑았다.

이 후보가 청년 세대를 위한 정책을 낸 점도 투표 이유 중 하나다. 그는 국민연금이나 이공계, 의료체계 관련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냈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토론에서 이미 통과된 법안에 더 이상 이슈를 만들기 싫어하는 모습이었다. 이준석 후보 공약처럼 연금체계를 나눠서 운영하는 건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라도 이슈를 키워서 젊은 세대의 의견이 좀 더 반영된 정책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한남'이라 그런지 모르겠는데, '4찍'을 그렇게까지 악마로만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번 투표가 젠더 투표는 아니지 않나. 젠더적으로만 볼 수밖에 없는 건가, 이 모든 게? 다른 것을 보지 못할 정도로 젠더(영향력)가 커진 건가? 모르겠다. 이준석을 뽑는 것에 대한 해석이 단편적인 게 아쉽다.

민주당이 이 후보를 두고 '성별 갈라치기를 조장한다'고 비난하지만 민주당도 갈라치기 하는 게 느껴진다. '이대남' 포섭은 어렵고, 득표는 해야겠고, 그래서 이런 말(이준석은 혐오를 이용한다)을 한다. 내가 민주당을 싫어하는 게 아니다. 지금까지 민주당 뽑아왔다. 민주당이 싫어서 안 뽑은 게 아니라 좀 더 (나의) 목소리를 내 줄 사람을 뽑은 건데, 이준석 뽑은 남자가 악마가 된 어려운 상황이라 누구한테도 말을 못하겠다.

다만 이 후보의 성범죄 발언 언급은 과했다. 굳이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굳이 자신의 입에서 나오지 않아도 될 말이다. '성적으로 문제되는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만 했어도 원하는 목적을 달성했을 것이다. 일종의 승부수였겠지만, 코어 지지층인 20대 남성들을 제외하고 다른 지지층을 설득하는 데에는 악수로 작용했다고 본다.

▲제21대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당 주최로 열린 국민개표방송 행사에 참석해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세 직장인 D 씨 "거대 양당은 모두 기득권, 이준석 좋아 뽑은 게 아니다"

20대 남성들에게는 더불어민주당도 국민의힘도 모두 기득권으로 보인다. '내란당' 국민의힘 소속 김문수 후보는 절대 뽑을 수 없고, 이재명 후보는 사법리스크와 사법부를 압박하는 모습 모두 보기 좋지 않았다. 그렇다고 권영국 후보를 뽑자니 지지율이 너무 낮아 의미 없다고 느껴져 이준석 후보에 투표했다.

이 후보가 좋아서 뽑은 게 아니다. 정책 보면 외국인 임금차별이나 연금개혁 등 말도 안 되는 정책들이 많았다. 대선 토론에서도 그런 방식으로 성범죄 발언을 재현해 공격수단으로 삼는 것은 무리수였다. 기존 지지층을 제외한 모든 유권자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주장이자 '갈라치기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스스로 부각해버린 최악의 전략이었다.

그러나 기득권 정당들은 청년 남성들이 이 후보에게 가장 많이 투표한 현상의 의미를 잘 생각해봐야 한다. 이 후보에게 '남성과 여성을 갈라친다'고 비난하는 민주당도 정작 갈라치기에 동참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이 후보가 20대 남성의 심리를 자극해 표를 얻어오자 민주당은 같은 방식으로 20대 여성의 표를 끌어냈다. 이때부터 청년 세대의 정치적 인식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해 이번 대선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갈라치기에 합류하기보다 20대 남성들의 생각을 잘 들여다보면 좋겠다.

애초에 거대 양당은 젊은 세대의 표심을 너무 신경쓰지 않는다. 연금개혁을 중요한 문제로 여기는 청년세대는 국민연금의 수명을 일시적으로 늘린 모수개혁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연금을 둘로 쪼개 운영하자는 이 후보의 공약은 말도 안 되지만 청년들의 목소리를 반영했다는 점에서 표심을 얻었다. 20대 여성 10%도 이 후보를 지지했다는 점이 증거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를 뽑은 20대 남성들을 싸잡아 '우경화 교육의 결과물', '너네끼리 다른 데 가서 살아라" 등 거세게 비난하곤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결국 주류세대가 될 20대 남성들을 고립하는 게 말이 되나. 새 정부가 이번 선거 결과를 어떻게 담아내고 사회를 통합할 수 있을지 논의할 시기에 이런 혐오적 논의는 불필요하다.


https://naver.me/xF2qJS6D


웃겨서 퍼옴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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