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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단독] 수도권 '전기 땅투기'로 1500억 꿀꺽…한전 출신 브로커도 판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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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07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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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규제'가 부른 데이터센터 땅투기

수도권 '분산에너지法' 부작용

데이터센터 부지 천정부지
웃돈만 1000억 붙어 거래
한전 출신 브로커까지 기승


정부가 수도권에 집중된 전력 수요의 지방 분산을 위해 분산에너지활성화특별법(분산법)을 시행한 뒤 전력 공급 계약을 체결한 수도권 데이터센터 부지가 수백억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전력을 선(先) 확보한 땅을 비싸게 되팔려는 투기에 더해 새 규제인 ‘전력계통영향평가’를 도와주겠다는 브로커까지 등장해 데이터센터 확충이 시급한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28일 찾은 서울 구로구 항동의 한 야산 아랫자락에 있는 초등학교 운동장 면적의 빈 땅. 데이터센터 전문 자산운용사 퍼시픽자산운용은 이 부지를 올 2월 1400억원에 사들였다. 전력 부품업체 유림티에스의 관계사 하양에너지발전은 2023년 3월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서 1000억원에 매입한 지 2년 만에 400억원의 차익을 남겼다. 수백억원대 웃돈이 붙어 팔린 것은 한국전력과 80㎿ 규모의 전력 공급 계약을 체결한 땅이기 때문이다.

 

분산법 시행 이후 전력 공급 확정 여부가 데이터센터 부지의 가치를 좌우한 사례는 또 있다. 부동산 개발사 신영에스앤디는 80㎿ 규모 전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경기 고양시 문봉·식사 데이터센터 부지 두 곳을 곧 매각할 계획인데, 한 곳의 차익만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경기 위축 속에서도 수도권 데이터센터 부지 가격이 치솟는 것은 지난해 6월부터 시행한 분산법 영향이다. 이 법에 따라 10㎿ 이상 전력을 쓰는 사업자는 전력망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 정부 심의를 받아야 한다.

 

억대 비용을 들여 컨설팅 용역을 맡기는 부작용도 심각하다. 한국전력 출신 전력 브로커들이 규제로 열린 시장에 뛰어들어 계통평가를 컨설팅하는 대가로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

 

데이터센터 규제 부작용…신종 투기전략 횡행
전력계통평가 규제 까다로워…규제 틈새 노린 투기꾼도 활개


부동산 시행사 대표 A씨는 올해 초 경기 안산시 초지동 부지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기 위해 전력계통영향평가(계통평가) 용역 대행업체에 컨설팅 비용을 문의했다. 한국전력 출신이 임원으로 일하는 이 회사는 1억1000만원을 제시했다.

 

< 400억 웃돈 붙은 '전기 받는 땅' > 퍼시픽자산운용이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 매입한 서울 항동 공사장에 지난달 28일 가림막이 둘러쳐져 있다. 이 땅은 80㎿ 규모의 전기를 공급을 받

< 400억 웃돈 붙은 '전기 받는 땅' > 퍼시픽자산운용이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 매입한 서울 항동 공사장에 지난달 28일 가림막이 둘러쳐져 있다. 이 땅은 80㎿ 규모의 전기를 공급을 받기로 한국전력과 계약돼 400억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됐다. 임형택 기자

 


A씨는 억대 용역비에 더해 고용 효과 등 계통평가가 요구하는 조건을 맞추려면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판단해 개발 사업을 보류했다. 정부가 계통평가를 도입한 이후 전력 규제 관련 신종 브로커가 등장하고 투기가 횡행하는 등 혼란이 커지고 있다.


◇ 계통평가 도입하자 전력 브로커 ‘득세’


수도권에서 데이터센터를 지으려는 기업과 개발 시행사들은 까다로운 계통평가를 통과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건당 1억~2억원에 달하는 용역을 맡기고 있다. 계통평가는 수요 10㎿ 이상 사업자가 전력망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받고 정부 승인을 받도록 한 제도다. 수도권 부지는 전력수요 분산화 효과(15점), 전력정책 부합도(10점) 등의 평가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렵게 설계돼 있다. 수도권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사업자가 전력 관련 데이터 수집, 기술 자문·검증을 해주는 용역업체에 컨설팅을 의뢰하는 까닭이다.

 

기업의 데이터센터 수요가 커지자 한국전력 출신 브로커가 컨설팅 시장에서 득세하고 있다. 전기 설비 등을 담당하던 엔지니어링 업체들은 계통평가 컨설팅이라는 새로운 먹거리 등장에 퇴직자를 대거 영입했다. 이들 15개 업체는 정부가 계통평가 대행기관을 지정한다는 소식에 연합회 설립을 위한 태스크포스(TF)까지 발족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계통평가를 받으려는 업체를 대리해 전력망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민간 기관을 지정하는 제도를 도입하려고 했으나 대행 비용 산정 기준을 마련할 때까지 잠정 보류했다. 일부 업체가 계통평가 통과를 대가로 성공보수까지 달라고 하는 등 과도한 용역비를 요구하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 규제는 투기 기회? 1500억원 웃돈까지

 

 

나대지를 확보해 전력 공급계약을 체결한 뒤 고가에 매각하는 투기도 확산하고 있다. 변압기 부품 업체로 출발한 유림티에스가 수도권 부지 네 곳을 인수해 전기 공급계약을 맺은 뒤 매각에 나선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업체가 계통평가 시행 전 받아 놓은 전력 용량은 데이터센터 8개를 지을 수 있는 340㎿다. 업계에선 “부동산 개발과 무관한 업체가 ‘전기 알박기’를 통해 토지가격 상승 혜택을 보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부동산 시행사도 정부 규제가 낳은 기회에 올라타 큰 차익을 거두고 있다. 신영에스앤디는 고양시 문봉동 데이터센터 부지를 인허가 조건부로 1850억원에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부지는 2022년 8월 약 550억원에 매입해 같은 해 12월 80㎿ 전기 공급계약을 맺은 곳이다. 인허가가 완료되면 이 회사는 부지 매입 2년9개월여 만에 1000억원 넘는 차익을 거둔다. 신영에스앤디는 고양시 식사동 데이터센터 부지도 조만간 국내 기업에 매각할 예정이다. 여기에서도 500억원 이상 차익이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식산업센터용 부지와 데이터센터용 부지는 투자 수익률 차이가 최대 10배까지 난다”며 “전기 공급 여부에 따라 부지 가치가 확연히 달라진다”고 말했다.

 

정작 데이터센터가 필요한 실수요 기업은 정부의 계통평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분산에너지활성화특별법과 함께 등장한 계통평가가 지난해 8월 시범 운영에 들어간 이후 수도권에 대규모 전력시설을 짓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5/0005128618?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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