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단독] 교수 이탈 심각한데… 석학들 정년 문제 못 푸는 서울대
10,603 24
2025.04.03 08:44
10,603 24

석좌교수 13명 중 7명 2년 내 퇴임


“세계 최고 연구자로 오르기까지 30년 걸렸다. 그런데 당장 은퇴해야 한다면 국가 손실 아닌가.”(나노 소재 분야·현택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석좌교수)

 

“해외 출장 가서 정년이 2년 반도 안 남았다고 하면 외국 석학들이 깜짝 놀란다.”(유체역학 분야·최해천 서울대 기계공학부 석좌교수)

 

서울대에서 국제적으로 탁월한 성과를 낸 교수들을 대상으로 파격적인 연구 환경을 제공하는 ‘석좌교수’로 임용된 교수 13명 중 절반 이상인 7명의 임기가 불과 2년도 안 남은 것으로 2일 확인됐다. 반도체와 나노·유체 역학부터 북한 경제 등 우리 학계는 물론 전 세계에서도 인정하는 학자들이 계속해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선정된 ‘간판급’ 교수 대부분이 곧 연구를 접고 은퇴한다는 뜻이다. 학계에선 “선진국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뒤지지 않는 교수들이 나이와 무관하게 연구를 계속할 수 있게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래픽=박상훈

 

 


본지가 이날 서울대 석좌교수 전원의 명단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외부 초빙 교수 2인을 제외한 내부 임용 석좌교수 중 3명이 1년 내, 7명이 2년 내, 9명이 3년 내 퇴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은 평균 퇴임 시점은 불과 3.3년이다. 서울대는 지난 2017년부터 재직 교수 중 국제 학술상 수상자나 전문 분야에서 국내외로 유명한 ‘스타 교수’ 등에 대해 매년 4~5명을 석좌교수로 임용하고 있다. 석좌교수들은 연 2400만원의 학술 연구 활동비 지급, 교원 책임 시간(6→3시간) 감면, 국외 여행 출장 일수 확대(21→42일) 등 파격적인 혜택을 받는다. 그러나 65세 정년이 다하면 이런 혜택을 더 이상 받을 수 없다.

 

교수 정년 문제로 인한 서울대 교수들의 이탈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달엔 한국경제학회장을 맡고 있는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석좌교수가 중앙대로 옮겼다. 2014년 이 교수는 비서구권 학자로는 최초로 ‘슘페터상’을 받았다. 당시 이 교수는 이직하면서 “정년 연한에 상관없이 연구와 교육을 지속할 기회를 가지게 돼 매우 기쁘다”고 했었다. “정년 문제 때문에 사실상 ‘스타 교수’를 뺏긴 것”이란 이야기가 당시 서울대 내에서 나왔다. 그에 앞서 나노 물리학 대가로 노벨 물리학상 후보로 거론돼 왔던 임지순 울산대 반도체학과 석좌교수도 지난 2016년 서울대에서 포스텍으로 이적했다. 곧 퇴임하는 서울대 석좌교수 일부는 “여러 대학에서 이직 제의를 받은 상태”라고 했다.

 

정년이 임박한 서울대 석학교수들의 ‘위기감’은 거세다. 반도체 분야 석학 황철성(61) 재료공학부 석좌교수는 “과학기술 발달로 한 분야를 과거보다 더욱 오랫동안, 깊게 파야 대가(大家)가 되는 시기가 됐다”며 “예전 같으면 10년 걸려 도달할 연구 수준도 이제 기술이 복잡해지며 20년은 걸리는데 65세는 너무 짧다”고 했다. 최해천(63) 서울대 기계공학부 석좌교수는 “해외 출장 가서 정년이 2년 반도 안 남았다고 하면 외국 석학들이 깜짝 놀란다”며 “35세쯤 교수가 돼 새로 대학원생을 받지 못하는 60세쯤 퇴직 준비를 하니 실질적으론 25년 정도만 일하는 셈인데 30세부터 70세까지 보통 일하는 미국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고 했다. 북한 경제 대가인 김병연(63) 경제학부 석좌교수는 “한국에 북한 경제를 전공하는 경제학 교수는 나 하나뿐”이라며 “연구를 더 못 한다는 개인적 아쉬움보다도 북한 경제 전공이 한국 대학에서 사라질지 모른다는 걱정이 더 크다”고 했다.

 

석좌교수들은 한국의 정년 제한이 국제 경쟁력에도 상당한 타격이라고 지적했다. 현택환(61) 화학생물공학부 석좌교수는 “최근 과학기술 분야에서 미국을 거의 따라잡은 중국은 성과가 좋은 교수들에게 파격적으로 정년 예외 제도를 시행한다”며 “궁극적으로는 미국처럼 종신 교수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황윤재(65) 경제학부 석좌교수는 “연구란 1~2년 단위로 성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고 시간이 축적되면서 최종 결과물이 나와 장기적으로 (연구) 기간을 보장해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80세가 넘는 노벨상 수상자도 많은데 65세에 은퇴하는 건 학문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한국 고등교육법상 교수의 정년은 65세로 고정돼 있다. 그러나 이미 일부 대학에선 우수한 성과를 낸 교수에 대해선 정년 이후에도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두고 있다. 포스텍은 올해 50대 때부터 우수 교수의 경우 평가를 통해 70세까지 정년을 연장해 주도록 했다. 카이스트는 70세가 넘어서도 ‘정년 후 교수’ 형태로 근무하도록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예산 사용이 자유로운 사립대 포스텍 등과 달리 국립대인 서울대는 의사 결정이 한참 느리다”며 “서울대가 정년 후 교수 제도를 도입한다면 국공립대 최초가 될 것”이라고 했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897296?sid=102

목록 스크랩 (0)
댓글 2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 드라마이벤트] JTBC 토일드라마 <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 과몰입 소개팅 시사회 초대 이벤트 (with 한지민&재재) 27 02.20 12,070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768,70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688,166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751,374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990,293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54,82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496,912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17,205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9 20.05.17 8,623,84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11,547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80,932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98227 유머 한밤중 지팡이 타고 가던 마녀들의 정면 충돌 사고 09:33 74
2998226 기사/뉴스 하츠투하츠, 당돌하고 러블리한 말괄량이로 컴백..'RUDE!' 09:33 29
2998225 기사/뉴스 블랙핑크, 아티스트 최초 유튜브 역사상 구독자 1억 명 돌파 09:32 46
2998224 이슈 밀라노 동계올림픽 직관 간 샤이니 민호 근황 1 09:31 469
2998223 기사/뉴스 박천휴 집 어떻길래...전현무가 눈치 볼 정도로 '깔끔 그 자체' (나 혼자 산다)[전일야화] 1 09:23 1,272
2998222 유머 4분동안 열심히 고민하셧나봐 4500원에 대해.twt 4 09:23 1,891
2998221 기사/뉴스 6년째 공개연애 커플, 결혼설 불거졌다…프러포즈 받고 금반지 착용 포착 3 09:22 3,779
2998220 기사/뉴스 나혼자산다, 무쫀쿠 최고 6.4% 5 09:13 1,686
2998219 정치 국힘 새 당명 후보, ‘미래연대·미래를여는공화당’ 2개 압축 41 09:10 999
2998218 이슈 공교육이 안 해주면 모르는 부분이 있는 애들은 분명히 생긴다 29 09:10 3,128
2998217 이슈 운동별 체형 특징 7 09:06 2,487
2998216 기사/뉴스 ‘나혼산’ 전현무, 두쫀쿠 유행 절단 해명 “대중화시키고 싶은 것” 13 09:03 1,883
2998215 기사/뉴스 ‘극한84’ 눈물의 마라톤 권화운 “‘나혼산’ 기안84 보고 러닝 시작”(쓰담쓰담) 12 09:01 1,554
2998214 이슈 [풍향고2] 아웅다웅하면서도 고민보다 GO하는 4형제의 여행 마지막 날|풍향고2 EP.5 헝가리 부다페스트 2 09:00 982
2998213 기사/뉴스 [속보] 트럼프 “모든 나라에 대한 10% 관세에 방금 서명” <로이터> 51 08:59 5,027
2998212 유머 장항준 감독의 고등학교 동창의 폭로글 3 08:58 2,482
2998211 기사/뉴스 [그래픽] 2026 밀라노·코르티나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금메달-김길리 1 08:57 1,332
2998210 기사/뉴스 [그래픽] 2026 밀라노·코르티나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은메달-최민정 2 08:56 1,193
2998209 유머 에타에 올라온 아침고백 후기 34 08:54 5,201
2998208 이슈 일본화가의 호랑이그림과 고양이 15 08:53 1,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