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르포] "집채만 한 불똥이 날아다녀… 지구 종말이 온 줄 알았다"
18,628 5
2025.03.28 04:58
18,628 5

https://n.news.naver.com/article/469/0000855955

 

[경북 영양·영덕 임시대피소 가보니]
구조 기다릴 새도 없이 목숨 건 '탈출'
이재민 수백 명 가득 찬 대피소 열악
"오늘 밤 또 올라"... 화마 공포 여전 

csvNgV

26일 경북 영양군에 위치한 임시대피소 영양군민회관에서 만난 신정한(61)씨는 전날 화마가 집을 집어삼키던 순간을 떠올리며 눈물을 훔쳤다. 석보면 화매리에 있는 신씨 집은 매캐한 산불 연기로 인해 오후 5시인데도 한밤처럼 깜깜했다. 휴대폰 라이트에 의존해 겨우 운전대를 잡은 신씨는 아내, 이웃까지 6명을 싣고 차로 약 25분 거리의 임시대피소로 왔다. 집채만 한 불덩어리가 차 양옆으로 떨어져 운전 내내 두 손이 후들댔다. 폭격 같은 산불 속에서 살아남았지만, 그는 밭과 집 등 수십 년을 보낸 터전을 한순간에 잃었다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구조 기다릴 새 없이...목숨 건 탈출
이날 오후 찾은 임시대피소는 500여 명의 이재민들로 가득 차 있었다. 곳곳에 다인용 천막과 은색 돗자리를 깔고 누운 주민들은 "타죽는 줄 알았다" "전 재산이 불탔는데 어찌 사냐"며 울먹였다. 장애가 있는 아들을 데리고 포산리에서 대피한 이순자(82)씨는 "거센 바람에 지붕이 날아다니고 사방이 불타서 꼼짝 못 하고 있다가 이웃 덕에 살았다"며 "급히 오느라 아들 혈압약도 못 들고 왔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곳곳이 그을린 데다 연기를 마셔 눈물샘이 부어오른 반려견을 품에 꼭 안은 김모(67)씨도 "개 목줄을 끊어내는 동안 불길이 코앞까지 닥쳤다"며 "그냥 살아야겠다는 마음으로 달렸다. 집이 어떻게 됐는지 알고 싶지도 않다"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WOYxpD

이날 오후 4시 기준 가장 많은 사망자(8명)가 나온 영덕군의 임시대피소 영덕국민체육센터 역시 이재민들로 포화 상태였다. 영덕에선 기지국이 불에 타 주민들은 전날 대피 당시 통신 두절까지 겪었다. 아내와 함께 가까스로 몸을 피한 김용철(80)씨는 "노인들 사는 동네에 (불씨가) 폭탄처럼 집 안으로 들어와 불이 붙고 난리도 아니었다"며 "휴대폰이 먹통이 돼 전화도 지도도 못 봐 무서웠다"고 말했다. 지품면에서 남편과 함께 과수원을 하는 장소희(50)씨는 "밭에서 일하다 불길을 보고 바로 차로 달려갔는데 5분도 안돼서 (밭이) 활활 타고 있었다"며 "나무도 농기계도 다 타버려 이제 살아갈 길이 없다"고 고개를 떨궜다.

 

화마 공포는 현재 진행형

ZFKQPW

간신히 목숨은 건졌지만 임시대피소 상황은 열악하기만 하다. 영양군민회관 내부엔 연기가 자욱했고 곳곳에서 기침소리가 들렸다. 1층 구석에서 바쁘게 돌아가는 공기청정기에는 오후 내내 빨간불(위험·공기가 매우 나쁘다는 뜻)이 들어왔다. 영덕국민체육센터에서 만난 30대 주민도 "이재민 대부분이 지병이 있는 어르신인데, 대피 중 연기를 흡입하고 놀라셨을 노인분들을 며칠간 돗자리에 방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화재가 언제 다시 닥칠지 모른다는 공포도 여전하다. 이날 오후 4시 30분쯤 영양군 임압면 주민의 대피를 촉구하는 재난문자가 오자 영양군민회관 이곳저곳에서 불안에 찬 웅성거림이 들렸다. 간신히 눈을 붙였다가 비명을 지르며 벌떡 일어나는 이들도 있었다. 초등학생 자녀 셋과 함께 이곳으로 대피한 김수예(50)씨는 "(어젯밤) 정전이 됐는데 촛불만 봐도 심장이 벌렁대서 그냥 어둠 속에서 아이들을 껴안고 버텼다"며 "밤에도 바람이 많이 분다고 해 불길이 다시 올까 봐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목록 스크랩 (0)
댓글 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아이레시피X더쿠💛] NMIXX 지우 PICK! 피부 고민을 지우는 아이레시피 클렌징오일 체험단 모집! 213 03.16 49,339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977,57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969,123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968,85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309,278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66,546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3 21.08.23 8,518,903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33,63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4 20.05.17 8,645,326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25,40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12,785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24323 유머 피카츄와 고스트 타입 피카츄 리액션 차이 2 00:31 153
3024322 이슈 아카데미 시상식 엔딩을 장식한 <원배틀 애프터 어나더> 패러디 1 00:30 178
3024321 이슈 식기세척기 댓글보면 창과 방패 싸움같아... 9 00:29 590
3024320 기사/뉴스 "해외여행 다녀와" 남편은 그 사이, 집 팔고...유흥업소서 '수억' 탕진 14 00:26 1,232
3024319 이슈 탑 솔로앨범 티저 9 00:24 884
3024318 이슈 지금 보면 놀라운 왕사남 개봉 2주차 당시 관객수 8 00:22 856
3024317 이슈 머리 자르고 트위터 맘찍 터진 itzy 류진 11 00:21 1,483
3024316 이슈 먹으러 간 파주 1 00:21 378
3024315 이슈 영화 '신명' 3월19일 넷플릭스 공개 예정 7 00:20 874
3024314 이슈 조회수 추이 미친 전충주맨 김선태 유튜브 12 00:20 1,561
3024313 유머 조선시대 사람들 치아상태.txt 37 00:19 3,131
3024312 이슈 7년전 오늘 발매된, 이기광의 'Don't Close Your Eyes (D.C.Y.E) (Feat. Kid Milli)' 1 00:14 63
3024311 이슈 [LOL] 퍼스트스탠드 GEN 3 : 0 JDG 6 00:14 318
3024310 기사/뉴스 [WBC] '탈락도 서러운데 전세기 지연' 초유의 사태 왜 일어났나 "명백한 주최측 실수" 7 00:14 1,991
3024309 이슈 해리포터 스네이프역 배우 알란 릭맨의 일기장 20 00:12 2,128
3024308 이슈 VIBY '恋におちたら' MV (디렉터 - 이와이 슌지) 1 00:10 113
3024307 이슈 나영석이 15년 만에 밝히는 봄동 비빔밥의 진실.jpg 6 00:09 912
3024306 이슈 하츠투하츠 RUDE! (Japanese Version) 00:07 479
3024305 이슈 7년전 오늘 발매된, 백예린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 4 00:05 207
3024304 이슈 롤라팔루자 라인업 뜸.jpg (제니, 에스파, 아이들, 코르티스) 102 00:05 9,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