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소리(아래 VOA)가 83년 만에 방송이 전면 중단되고 폐쇄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USAGM 등 7개 연방 정부조직을 축소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독립 정부 기관인 USAGM은 전 세계에 미국의 자유와 민주주의 이념을 전파한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곳으로, VOA(미국의소리), RFA(자유아시아방송), RFE (자유유럽방송) 등을 관할합니다.
마이클 아브라모비츠 VOA 국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1300명에 달하는 기자, 프로듀서, 보조원 등 직원 전원이 행정휴가에 들어갔다"며 "이로 인해 약 50개 언어로 운영되는 방송이 마비됐다"고 밝혔습니다.
VOA 한국어 웹사이트에도 "VOA 방송국 사정으로 현재 한국어서비스 방송과 웹/소셜미디어 업데이트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라는 공지문이 게재됐습니다.
국힘과 보수 언론, 극우유튜버가 믿고 인용했던 VOA
"미국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지지 입장을 냈다"
"트럼프 당선인이 윤 대통령 체포를 반대했다"
"미국은 탄핵 찬성 세력을 친중반미세력으로 본다"
"VOA는 미국 정부의 공식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윤 대통령을 구하러 조만간 한국에 올 것이다"
극우유튜버 방송과 극렬지지자들이 모여있는 단체 대화방 등에 나오는 주장입니다. 이들은 근거로 VOA 기사를 자주 인용합니다.
극우유튜버들 뿐만이 아닙니다. 12.3 내란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 복귀가 국익이라거나 문형배 헌법재판관에 대한 사실과 다른 내용을 그대로 게재해 논란에 휩싸인 보수언론 <매일신문>도 지난 1월 12일 <VOA "트럼프, 공수처 尹 체포 시도에 '도 넘고 있다' 말할 수 있어, 하지만 동맹 국내 정치 개입은 여전히 위험">이라는 제목으로 VOA 보도를 인용했습니다.
해당 영상에 나온 그들의 발언 전문을 보면 "우리는 윤 대통령이 한 행위 중 일부는 좋아하지 않는다"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그들은 윤 대통령 체포와 탄핵이 법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느냐는 물음에 "그렇다"고도 답했습니다.
앞서 1월 7일 VOA가 보도한 <영 김 의원 "미한동맹 약화 시도 세력이 '탄핵' 주도... 중국 '정보 조작'에 대응해야">라는 기사도 극우유튜버 사이에서 인용되며 '탄핵세력은 친중반미'라는 주장의 근거가 됐습니다. 하지만 이 발언 또한 트럼프 당선인이나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었습니다. 영 김 의원이 현지 매체 <더 힐>에 기고한 내용을 VOA가 다시 인용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국민의힘 이상휘 의원은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VOA가 탄핵 주도세력이 한미동맹을 약화시키려 하고 있다는 한국계 영 김 공화당 하원의원의 발언을 대서특필했다"며 "VOA 보도는 미국 정부에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을 비롯한 탄핵 지지 세력을 친중세력으로 보고 있다는 심각한 시그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VOA에서 보도한 기사를 국내 보수 언론이 받아쓰고 국민의힘 의원이 공식 석상에서 인용하니 극우유튜버들과 극렬 지지자들은 마치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처럼 받아들입니다. 그러다보니 <스카이데일리>의 '선거연수원 체포 중국인 99명 주일미군기지 압송됐다'라는 허무맹랑한 기사를 맹신합니다(미군은 공식적으로 스카이데일리 보도를 부인했음). 여기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이 윤 대통령과 공조해 부정선거 의혹을 파헤친다", "트럼프 대통령이 윤 대통령을 구하러 조만간 한국에 온다"라는 근거 없는 가짜뉴스까지 등장했습니다.
미국 정부 공식 방송인 줄 알았는데 좌파 방송?
VOA는 정부 산하 방송이지만 편집권이 독자적으로 있어 여러차례 정부와 마찰을 빚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 VOA 보도에 불만을 품고 자신의 측근을 미국 국제방송국 수장에 임명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9일 정부효율부 일론 머스크는 X(구 트위터)에 "RFE와 VOA가 극좌파 활동가로 채워져있어 폐쇄해야 한다"는 리처드 그레넬 대통령 특임대사의 글을 공유하면서 "아무도 그들이(VOA) 하는 말을 듣지 않는다"라며 "그저 납세자의 돈을 낭비하고 있을 뿐"이라며 맹비난했습니다.
한국의 극우는 VOA의 보도와 주장을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자 한국인에게 하는 메시지 또는 지시처럼 믿고 인용하거나 근거로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VOA를 좌파방송이라며 사실상 폐쇄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동안 성조기를 들고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을 찬양하는 탄핵 반대 지지자들에겐 큰 충격일 것 같습니다.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USAGM 등 7개 연방 정부조직을 축소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독립 정부 기관인 USAGM은 전 세계에 미국의 자유와 민주주의 이념을 전파한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곳으로, VOA(미국의소리), RFA(자유아시아방송), RFE (자유유럽방송) 등을 관할합니다.
마이클 아브라모비츠 VOA 국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1300명에 달하는 기자, 프로듀서, 보조원 등 직원 전원이 행정휴가에 들어갔다"며 "이로 인해 약 50개 언어로 운영되는 방송이 마비됐다"고 밝혔습니다.
VOA 한국어 웹사이트에도 "VOA 방송국 사정으로 현재 한국어서비스 방송과 웹/소셜미디어 업데이트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라는 공지문이 게재됐습니다.
국힘과 보수 언론, 극우유튜버가 믿고 인용했던 VOA
▲ VOA기사를 인용했던 매일신문 기사와 국민의힘 이상휘 의원 |
ⓒ 네이버뉴스,유튜브 갈무리 |
"미국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지지 입장을 냈다"
"트럼프 당선인이 윤 대통령 체포를 반대했다"
"미국은 탄핵 찬성 세력을 친중반미세력으로 본다"
"VOA는 미국 정부의 공식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윤 대통령을 구하러 조만간 한국에 올 것이다"
극우유튜버 방송과 극렬지지자들이 모여있는 단체 대화방 등에 나오는 주장입니다. 이들은 근거로 VOA 기사를 자주 인용합니다.
극우유튜버들 뿐만이 아닙니다. 12.3 내란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 복귀가 국익이라거나 문형배 헌법재판관에 대한 사실과 다른 내용을 그대로 게재해 논란에 휩싸인 보수언론 <매일신문>도 지난 1월 12일 <VOA "트럼프, 공수처 尹 체포 시도에 '도 넘고 있다' 말할 수 있어, 하지만 동맹 국내 정치 개입은 여전히 위험">이라는 제목으로 VOA 보도를 인용했습니다.
해당 영상에 나온 그들의 발언 전문을 보면 "우리는 윤 대통령이 한 행위 중 일부는 좋아하지 않는다"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그들은 윤 대통령 체포와 탄핵이 법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느냐는 물음에 "그렇다"고도 답했습니다.
앞서 1월 7일 VOA가 보도한 <영 김 의원 "미한동맹 약화 시도 세력이 '탄핵' 주도... 중국 '정보 조작'에 대응해야">라는 기사도 극우유튜버 사이에서 인용되며 '탄핵세력은 친중반미'라는 주장의 근거가 됐습니다. 하지만 이 발언 또한 트럼프 당선인이나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었습니다. 영 김 의원이 현지 매체 <더 힐>에 기고한 내용을 VOA가 다시 인용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국민의힘 이상휘 의원은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VOA가 탄핵 주도세력이 한미동맹을 약화시키려 하고 있다는 한국계 영 김 공화당 하원의원의 발언을 대서특필했다"며 "VOA 보도는 미국 정부에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을 비롯한 탄핵 지지 세력을 친중세력으로 보고 있다는 심각한 시그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VOA에서 보도한 기사를 국내 보수 언론이 받아쓰고 국민의힘 의원이 공식 석상에서 인용하니 극우유튜버들과 극렬 지지자들은 마치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처럼 받아들입니다. 그러다보니 <스카이데일리>의 '선거연수원 체포 중국인 99명 주일미군기지 압송됐다'라는 허무맹랑한 기사를 맹신합니다(미군은 공식적으로 스카이데일리 보도를 부인했음). 여기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이 윤 대통령과 공조해 부정선거 의혹을 파헤친다", "트럼프 대통령이 윤 대통령을 구하러 조만간 한국에 온다"라는 근거 없는 가짜뉴스까지 등장했습니다.
미국 정부 공식 방송인 줄 알았는데 좌파 방송?
▲ 트럼프 행정부의 VOA 사실상 중단 명령에 항의해 방송국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모습 |
ⓒ X 갈무리 |
VOA는 정부 산하 방송이지만 편집권이 독자적으로 있어 여러차례 정부와 마찰을 빚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 VOA 보도에 불만을 품고 자신의 측근을 미국 국제방송국 수장에 임명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9일 정부효율부 일론 머스크는 X(구 트위터)에 "RFE와 VOA가 극좌파 활동가로 채워져있어 폐쇄해야 한다"는 리처드 그레넬 대통령 특임대사의 글을 공유하면서 "아무도 그들이(VOA) 하는 말을 듣지 않는다"라며 "그저 납세자의 돈을 낭비하고 있을 뿐"이라며 맹비난했습니다.
한국의 극우는 VOA의 보도와 주장을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자 한국인에게 하는 메시지 또는 지시처럼 믿고 인용하거나 근거로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VOA를 좌파방송이라며 사실상 폐쇄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동안 성조기를 들고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을 찬양하는 탄핵 반대 지지자들에겐 큰 충격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