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연합(EU) 간 무역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EU의 미국산 위스키 관세 부과에 반발하며, EU산 와인과 샴페인 등에 200%의 보복 관세를 예고했다. 이번 발표는 미국과 EU 간 무역 전쟁이 재점화될 가능성을 시사하며, 양측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EU가 미국산 위스키에 50%의 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해 강력 비판했다.
그는 EU가 미국을 겨냥한 “적대적이고 가혹한 과세 기관”이라며, 해당 조치가 즉각 철회되지 않을 경우 프랑스를 비롯한 EU 국가에서 수입되는 모든 와인, 샴페인 및 주류 제품에 2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조치가 미국 내 와인 및 샴페인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언급하며 미국 업계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의도를 내비쳤다.
EU는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맞서 미국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발표했다. EU 집행위원회 무역 대변인은 12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일방적인 무역 조치를 취할 경우 이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U는 4월 1일부터 시행할 1단계 보복 조치에 미국산 위스키에 대한 50% 관세를 포함시켰으며, 이는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더욱 악화되는 미국과 EU간의 분쟁
이번 관세 분쟁의 배경에는 미국과 EU 간의 지속적인 무역 불균형과 상호 보복 조치가 있다. 미국은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 장벽을 높였고, 이에 대응해 EU는 미국산 위스키 등 260억 유로(약 41조 1,650억 원) 규모의 미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발표했다. EU는 이를 “비례적인 대응”이라고 설명하며 추가 협상의 여지를 남겼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대응 선언으로 협상의 가능성이 불투명해졌다.
이번 사태가 지속될 경우, 미국과 EU 간의 무역 관계가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주류 업계는 EU의 고율 관세 부과로 인해 수출 경쟁력이 떨어질 우려가 있으며, 반대로 EU 주류 업계는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 감소를 걱정하고 있다. 관세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소비자 가격 상승과 공급망 교란 등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