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제니가 첫 솔로 공연을 선보였다. 제니는 콘서트라는 타이틀 대신 경험을 뜻하는 '익스피리언스'를 앞세웠다. 그리고 그에 걸맞게 음악과 무대에만 집중해 짧고 굵은 경험을 선사했다.
15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제니의 첫 번째 솔로 정규 앨범 'Ruby' 발매 기념 'THE RUBY Experience' 쇼가 개최됐다.
제니의 첫 솔로 정규 앨범 'Ruby'에 수록된 15곡을 모두 만나 볼 수 있는 'THE RUBY Experience'는 지난 6~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피콕 극장에서 시작, 10일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을 거쳐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막을 내렸다.
통상적으로 K팝 가수들의 공연은 2시간이 넘게 진행된다. 경우에 따라 3시간, 4시간을 넘기는 공연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번 공연은 앙코르를 포함해도 채 90분이 걸리지 않았다. 첫 정규 앨범 담긴 노래들만 세트리스트가 구성됐기 때문이다.
보통의 콘서트처럼 길이를 늘이고자한다면 충분히 늘릴 수 있다. 공연 중간중간 아티스트가 멘트를 하는 시간을 많이 넣거나, 커버곡 처럼 다른 콘텐츠를 진행해도 된다. 길이가 긴 영상을 삽입하거나 게스트를 부를 수도 있다.
그러나 제니는 공연의 길이를 늘이는 대신 텐션을 이어갔다. 오히려 통상적인 콘서트와 달리 11곡을 부르고 나서야 관객들과 처음으로 소통했다. 짧은 길이를 더 짧게 만들며 관객들의 집중도를 높였다고 볼 수 있다. 콘서트라는 이름이 아닌 '익스피리언스 쇼'라는 타이틀을 내세운 제니는 그 의도에 걸맞게 'RUBY'라는 앨범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었다.
제니의 첫 솔로 정규 앨범 'RUBY'는 음악적으로 다양한 재능과 매력을 보여주는 제니의 색을 담은 앨범이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뜻대로 하세요'에서 '온 세상은 무대일 뿐이고 모든 사람은 단지 연극을 할 뿐이다'라는 구절에 모티브를 가져와 다양하 분야와 장르에 맞는 음악적 캐릭터를 연기하는 제니의 모습을 담았다.
공연의 길이는 짧았지만, 15곡의 무대는 'RUBY'라는 앨범이 가진 특징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Intro : JANE with FKJ'로 공연의 시작을 알린 제니는 'Handlebars', 'Mantra'로 무대를 이어갔다. 제니는 무대에 누워서 노래를 하는가 하면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자유롭게 분위기를 넘나들었다.
'Love Hangover', 'ZEN', 'Damn Right'로 이어지는 무대 역시 마찬가지였다. 제니는 성숙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다가도 파격적인 의상과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Seoul City'의 경우 최초로 뮤직비디오가 공개되며 곡에 대한 해석을 완성 시키기도 했다.
가장 뜨거운 환호성이 나왔던 'Like JENNIE'를 시작으로 'with the IE', 'Extra L'까지 이어지는 무대에서는 제니의 완벽한 래핑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다채로운 매력의 'F.T.S.'와 'Filter'가 본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했고 앙코르 무대였던 'Starlight', 'twin' 에서는 보컬적인 면모가 드러났다.
공연에 집중하기 위해 오직 한 차례 팬들과 소통했던 제니는 "아직도 꿈만 같고 현실부정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 자리에서 만나서 인사하니까 체감이 된다"라며 "많은 분들에게 앨범을 내고 큰 사랑을 받아서 너무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제 눈으로 보니까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울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제니는 약속과 달리 울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이번 앨범 콘서트를 준비하며 너무 많은 걸 배웠다"며 "화려하고 모든 걸 멋있게 해내는 모습 말고 조금 바보 같고 버벅대는 솔직한 제 모습을 담은 앨범이라 모든 게 낯설고 처음 시작하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앙코르 무대를 시작하며 제니는 짧은 멘트를 추가했다. 제니는 "있는 그대로 받아주셔서 감사드리고 저의 첫 솔로 콘서트에 와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자주 봐요"라고 앞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