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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백종원을 '공익'의 상징으로 띄워준 건 미디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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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15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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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백종원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당초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던 인물은 아니었다. 그가 만든 브랜드가 인기를 끌었고 종종 TV에 출연했으나 여느 프랜차이즈 사업이 그런 것처럼 인물에 대한 관심은 크지 않았다.

그가 대중에게 각인된 계기는 TV 프로그램에 본격 출연하면서다. 2015년 방송을 시작한 MBC '마이리틀 텔레비전'에서 자취생들을 위한 쉬운 요리를 해주면서 딱딱해보이는 사업가에서 인간미가 돋보이는 인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이후 시작한 프로그램에선 한발 더 나아갔다. 2018년 방영을 시작한 SBS '골목식당'에서 백종원 대표는 '공익'의 외피를 본격적으로 두른다. 백종원 대표는 자신을 헌신해 위기에 빠진 자영업자를 구해주는 영웅과 같은 포지션을 맡는다. 솔루션을 따르지 않는 자영업자들에겐 그는 '심판자'가 된다. 대척점에 섰던 자영업자들에겐 어김없이 빌런 딱지가 붙었다. 실력도 태도도 탁월하지만 어려움에 처한 돈까스 가게 연돈엔 자비까지 털어 제주도에 가게를 마련해주며 '공익'적 면모는 극대화됐다.

2019년 방영된 SBS '맛남의 광장'에선 위기에 빠진 농가를 돕는 영웅이 된다. 2019년 방송에선 감자 값이 급락한 상황에서 '못난이 감자'가 대량 폐기가 예고되자 백종원 대표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지역농가 살리기'를 위해 30톤을 구매하게 한다. 같은 패턴이 반복됐고 백종원 대표가 위기에 처한 지역 농가를 살렸다는 식의 기사가 잇따랐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백종원 대표는 공익의 상징이 됐고 함부로 비판해선 안 되는 존재가 됐다.

▲ 백종원 유튜브 채널 '빽햄' 가격 논란 해명영상 갈무리 

▲ 백종원 유튜브 채널 '빽햄' 가격 논란 해명영상 갈무리 

▲ 백종원 유튜브 채널 '백종원 시장이 되다' 갈무리

▲ 백종원 유튜브 채널 '백종원 시장이 되다' 갈무리

▲ 백종원 유튜브 채널 '백종원 시장이 되다' 갈무리

▲ 백종원 유튜브 채널 '백종원 시장이 되다' 갈무리

▲ SBS '맛남의 광장' 갈무리

▲ SBS '맛남의 광장' 갈무리

미디어로 덕을 본 그는 스스로 미디어가 된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본인이 메시지를 주도한다. 자신의 회사에서 만든 제품을 홍보하며 지역사회에 공헌하기 위한 것이라는 말을 반복한다. 예산시장을 솔루션하는 장기 시리즈를 통해 지역시장을 활성화하면서, 자신을 따르지 않는 비위생적인 국밥거리 사장들을 성토하며 같은 패턴을 반복해낸다.

그는 자신을 향한 비판에도 논점을 벗어나 같은 패턴으로 대응하면서 논란이 커지기 시작했다. 빽햄 가격이 비싸다는 논란에 그는 가성비가 떨어진다고 시인하는 대신 빽햄이 한돈을 알리기 위한 상품이라고 항변했다. 홍콩반점의 지점별 맛 편차가 크다는 지적에는 직접 일선 식당을 급습해 시식하는 콘텐츠를 올리며 또다시 '심판자'가 된다. 상태가 안 좋은 곳엔 "이건 우리 짬뽕이 아니다"라는 유체이탈과 같은 말까지 했다. 균일한 품질관리를 하지 못하는 자신과 더본코리아의 책임을 묻는 대목은 찾기 어렵다.

지난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도 마찬가지였다. 백종원 대표는 "연돈볼카츠 관련 사업은 적자"라고 강조했다. 반발하는 점주들에겐 시종일관 자신의 솔루션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대응했다. 본질적으로 그가 만든 브랜드가 경쟁력이 있었는가를 되돌아보진 않았다.

결국 자신에게 유리하게 구축된 이미지는 모순을 쌓았고, 고스란히 부메랑이 됐다. 지역농가를 돕는다던 감귤맥주는 10만캔을 팔아야 겨우 감귤 15kg을 쓴다는 점이 알려져 비판을 샀다. 지역농가를 돕는 밀키트라더니 브라질산 닭을 썼고, 심지어는 원산지를 속인 제품들까지 드러났다. 뒤늦게 사과문을 냈지만 그를 항한 비판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 백종원 대표가 자비를 들여 연돈 제주도 매장을 마련해준다는 내용의 SBS '골목식당' 갈무리

▲ 백종원 대표가 자비를 들여 연돈 제주도 매장을 마련해준다는 내용의 SBS '골목식당' 갈무리

백종원 대표 입장에선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논란에 당혹스러울 수도 있다. 지역사회와 자영업자를 위해 진정으로 헌신해온 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방송을 통해 얻게 된 이미지로 사업에 덕을 본 사업가이면서도 사익이 아닌 공익의 이미지를 스스로 구축해왔고, 책임자이면서도 심판자의 역할을 보여주려고만 해왔다. 그렇기에 비난의 원인이 스스로에게 있다는 사실을 마주할 필요가 있다.

지금에서야 온갖 비판을 받고 있지만 정작 그의 팬덤이 강할 때는 제대로 된 비판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점도 복기가 필요하다.

2020년 백종원 대표가 자비를 들여 제주도에 연돈 매장을 열어주는 모습은 방송에서 대대적으로 부각됐다. 공교롭게도 연돈 매장 위치는 백종원 대표가 소유한 호텔 인근이었다. 무엇보다 방송 덕에 알려진 연돈 브랜드를 고스란히 가져와 연돈볼카츠 사업을 한 것은 미디어를 이용해 공익으로 포장한 다음 사익으로 귀결하는 그의 방식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그러나 당시엔 이와 관련한 비판이 큰 힘을 얻지는 못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6/0000129005?sid=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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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7
  • 1. 무명의 더쿠 2025-03-14 14:13:31
    나도 긍정적인거 말고 타스 언급 안하는게 좋아 타스 보고 이렇고 저렇고 얘기하는게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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