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12일자 멜론 일간 차트 캡처
멜론 일간 차트(2025년 3월 12일 기준) 1위 지드래곤과 4위 아이브 노래 사이로, 낯선 이름을 한 가수의 곡이 자리해 있다. 조째즈의 '모르시나요'다. 곡 제목처럼 정말 정체를 모르겠는 신비로운 이 가수의 디스코그래피는 차트에 이름을 올린 '모르시나요'가 심지어 전부다. 마흔 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데뷔해 차트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으니, 당사자도 소속사에도 경사스러운 일이다.
대중적 인지도가 거의 없는 신인 가수가 음원 차트 최상위권에 오르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아이돌과 트로트 가수의 판이 된 음원 차트에서 둘 다 속하지 않은 가수가 이름을 올리는 건 종종 있는 일이지만 분명 드문 일이다.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처럼 어디에도 예외적인 일은 일어난다. 하지만 예외로 보이는 것들은 온전히 축하받지 못하기도 하다. 때문에 조째즈는 차트 상위권에 올랐을 무렵부터 사재기 의혹이 꼬박 뒤따랐다.
소속사는 이미 열흘 전에 "사재기가 아니"라고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멜론 곡 창에 최근에 달린 댓글을 읽어보면 여전히 의심하는 눈초리들이 많다.
음원 차트에 어떤 노래가 드느냐는 이제 설명할 수 없는 일을 설명하는 것이 되어 버렸다. 대중의 가장 통념적 이해는 인지도이기에, 조째즈 같은 무명 가수들은 부정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는 비슷한 광경을 이미 수차례 목격했다. 이미 7~8년 전 닐로, 송하예, 임재현, 장덕철, 전상근, 황인욱 등도 같은 의심을 받았다. 그리고 조째즈를 향한 시선에 더욱 기시감이 드는 것은 이들 사이에 공통점이 있어서다. 이들 노래가 대개 '심야 감성'이라 할 만한 발라드곡이라는 점이다. 발라드는 접근하기가 쉬운 장르다. 하지만 이런 요소가 이 의혹을 깨끗하게 불식시킬 정도는 아니다. 그래서 여기에 SNS 바이럴 마케팅을 근거로 들기도 한다. 과거 이것의 효과는 돈을 태우는 만큼 확실했고, 지금은 더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해 현재까지도 대다수 소속사에서 SNS 바이럴 마케팅을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선명하게 설명하긴 힘들지만, 꽤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봐선 이제는 하나의 흐름이 된 듯도 싶다. 이것은 SNS와 스트리밍 시대가 만들어낸 새로운 현상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음원 차트가 꼭 인지도 차트일 필요도 없다. 다양한 장르, 다양한 가수가 골고루 사랑받는 것은 가수들도 바라는 업계의 선구조다. 하지만 냉정하게 봤을 땐, 음원 차트를 영 신뢰할 수 없게 된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