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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공호흡기 꽂는 영상 보여주니 연명의료 1명도 선택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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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25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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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로 볼란데스 하버드대 의대 교수

미국 보스턴의 톰 캘러핸(77)은 2009년 다형성 아교모세포종(뇌종양의 일종) 진단을 받았다. 방사선 치료, 항암제 덕분에 암 진행을 일시적으로 늦추긴 했으나 점점 악화됐다. 두통·구토가 24시간 계속됐고 탈수 증세가 왔다. 다시 하버드대학병원으로 실려갔고 응급조치를 했지만 예후가 좋지 않았다.

“어떻게 지내고 싶은지, 무엇이 행복 할지 얘기 좀 할까요?”( 의사 안젤로 볼란데스)

“집에서 아내·자식·손주랑 있는 걸 좋아해요. 아일랜드 민요를 부르고 싶어요.”(톰)

둘은 이어 ‘말기 의료’를 어떻게 할지 대화를 시작했다. 안젤로는 동영상을 보여줬다. 톰은 “말보다 비디오가 이해하기 좋다”며 완화의료를 선택하고 집으로 갔다. 톰은 가족들과 제임스 본드 영화를 보고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한 달여 뒤 숨을 거뒀다.

톰의 스토리는 안젤로가 지은 『우리 앞에 생이 끝나갈 때 꼭 해야 하는 이야기들』(청년의사)에 나온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인 안젤로는 최근 국내 학술대회에 ‘말기 환자 케어 혁신’ 강연을 하러 방한했다. 안젤로는 예일대 의대 출신으로 ‘동영상 의료’의 세계 최고 전문가다. 그는 “환자에게 말기 의료를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보여주는 게 나을 것 같아 몇몇을 중환자실로 데려갔다. 56세 여자 교수였던 말기 암 환자는 심폐소생술(CPR)의 고통을 보더니 퇴원을 택했고 집에서 시를 읽으며 숨졌다”고 말한다.

Q : 왜 동영상을 만들었나.
A : “‘중환자실 학습’은 불법이다. 2년여에 걸쳐 동영상(Advance careplan, 사전의료계획)을 만들었다. 지금까지 한국어를 비롯해 18개 언어로 만들었다. 질병·연령별로 180개 버전이 있다.”

Q : 뭘 담고 있나.
A : “무제한 진료(수명 연장), 제한 진료, 완화 의료를 선택할 수 있게 설명한다. 어느 쪽에 치우치지 않게 중립적으로 담았다.”

한국어 버전을 보면 진행자가 “모든 지식과 기술을 활용해 수명을 최대한 연장하는 것”이라고 무제한 진료를 설명한다. 의료진 4명이 마네킹의 가슴을 압박하고(CPR), 목구멍으로 관을 삽입하는 장면이 나온다(인공호흡기). 진행자가 “인공호흡기를 달면 음식을 못 먹고 말을 못 한다. 고통이 심하고 중환자실 치료를 받게 된다”고 말한다. 인공호흡기를 꽂은 남성의 초췌한 모습이 나온다. 진행자는 “완화 의료는 집이나 호스피스에서 통증·호흡곤란·구토 등의 치료만 한다. 환자의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한다”고 설명한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 효과는 놀라웠다. 2010년 말기 뇌종양 환자 50명을 둘로 나눠 한 쪽(A)은 말로만 말기 의료를 설명하고 다른 쪽(B)은 동영상까지 보여줬다. A그룹은 무제한 진료가 26%, 제한 진료가 52%, 완화 의료가 22%였다. B그룹은 무제한 진료가 0%였고 완화 의료가 92%에 달했다.

Q : 미국에서 많이 활용하나.
A : “하와이는 3년 전부터 동영상으로 전 주민을 교육한다. 그랬더니 1년 반 만에 병원 사망률(70%)이 22% 줄었다. 완화 의료를 많이 선택했다는 뜻이다. 동영상을 보고 셋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하고 이를 휴대전화로 찍는다. 이 동영상을 가족에게 보낸다. 하와이에서는 전자 차트에 올린다.”

Q : 동영상이 왜 효과적인가.
A : “드라마에서 CPR하면 살아나지만 실제는 갈비뼈가 부러질 정도로 고통스럽다. 평소 상상과 다르다는 것을 알고 덜 치료하는 쪽을 선택한다. ”

Q : 사전의료의향서(말기의료를 미리 정한 문서)가 있지 않나.
A : “이걸 쓴 사람이 미국에도 20%가 안 된다. 게다가 잘 모르고 쓴다. ”

Q : 환자가 집에 가면 누가 돌보나.
A : “가정 호스피스 서비스가 하루 서너 시간만 돌봐준다. 나머지는 가족이 하거나 간병인을 고용한다. 큰 사회 문제다. 그래도 환자가 집으로 가면 의료비가 크게 절감된다. 절감분을 가족에게 돌려줘야 한다.”


한국에서는 말기 의료 결정에 동영상을 활용하는 데가 없다. 2018년 2월 임종환자의 연명의료를 중단하는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된다. 박재영(보건학 박사) 청년의사 주간은 “의사·간호사 나 환자 교육에 ‘안젤로 동영상’을 적극 활용하고 ‘동영상 사전의료의향서’ 도입도 고려해 봄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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