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3687만명 vs 韓 1633만명…관광 한·일戰 완패
작년 방문객수 2배 이상 격차
韓 관광수지적자 100억弗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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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만 해도 외국인 관광객 수가 비슷하던 한국과 일본이 지난해 상반된 관광산업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3687만 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반면 한국은 1000만 명대에 머물며 당초 목표인 2000만 명 달성에 실패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은 정체돼 있는데 해외로 빠져나가는 내국인은 늘어 관광수지가 지난해 역대 최악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해외로 출국한 내국인은 2869만 명으로 방한 외국인의 1.8배에 달했다. 지난해 1~11월 관광수지는 102억달러 적자로 2023년 연간 적자 규모(99억달러)를 뛰어넘었다.
韓·日 엇갈린 '관광 성적표'…도시마다 관광콘텐츠 갖춘 日
1341만 명→3687만 명(일본) 대 1391만 명→1633만 명(한국).
2014년과 2024년 한국과 일본의 외국인 관광객을 비교한 수치다. 10년 전만 해도 관광객 수가 비슷했는데 그새 일본 관광객은 세 배 가까이 늘어 2030년 6000만 명 달성을 바라보고 있다. 한국은 10년째 1000만 명대 ‘박스권’에 갇혀 있다. K컬처 인기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는데도 한국 관광객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1731만 명)보다 줄었다. 이유가 무엇일까.
○ 서울에 쏠린 관광 인프라·콘텐츠
전문가들은 두 국가의 관광산업 성과를 가른 결정적 요인으로 ‘인프라’와 ‘콘텐츠’를 꼽았다. 일본은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인프라와 콘텐츠를 둘 다 갖춘 관광도시가 많다. 지방 공항 등 교통 인프라를 촘촘히 구축하고 도시별로 특색 있는 관광 콘텐츠를 적극 육성하고 있다. 여기에 엔저효과까지 더해져 지난해 방일 외국인 관광객은 사상 최대치(3687만 명)를 찍었다. 국적별 비중을 보면 한국인이 24%(882만 명)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일본 관광수지는 2조5939억엔(약 18조8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은 다르다. 관광 인프라와 콘텐츠가 서울 한 곳에 쏠려 있다. 외국인을 끌어올 매력적인 관광도시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외국인 관광객의 서울 방문율은 77.2%(중복 기준)로 압도적이었다. 부산(16.0%), 제주(10.1%) 등과 격차가 크다. 방한 외국인의 재방문율은 2019년 58.3%에서 2024년 54.2%(3분기 기준)로 떨어졌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한국은 서울을 한 번 방문하면 다시 올 이유가 없다는 말을 듣곤 한다”고 했다.
지방 관광이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로는 교통 인프라 부족이 꼽힌다. 일본은 공항 간 국내선 항공편이 활성화돼 있고, 국적기인 일본항공(JAL)을 타고 입국하면 국내선 항공편을 무료로 제공해 지방 관광을 유도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외국인이 인천공항에 입국한 후 부산, 강릉 등에 가려면 국내선이 많은 김포공항까지 가거나 2~3시간 걸려 서울로 이동한 뒤 KTX 또는 버스를 타야 한다. 그마저도 다국어 서비스 등이 미흡해 외국인이 이용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