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DC 인근에서 여객기·군용 헬기 충돌 사고가 발생하기 하루 전 똑같은 사고가 날 뻔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3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28일 로널드 레이건 공항 근처 포토맥강 상공에서 공항에 착륙을 위해 접근하던 리퍼블릭항공 4514편 항공기는 관제탑에 ‘헬기가 비행 경로 근처에 나타났다’며 재접근을 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냈다.
WP가 확인한 음성 녹음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8시5분 해당 항공기 조종석에서는 “우리 아래에 헬기 운행이 있다는 RA가 발생했다”는 발언이 나왔다. RA는 근처 다른 항공기와 충돌 위험이 있을 때 자동으로 발생하는 충돌 경보로 ‘해결 권고’를 뜻한다. 이어 해당 항공기는 워싱턴DC 메모리얼 브리지에 가까워지면서 관제탑에 “회항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곧바로 서쪽으로 급격히 선회했다.
WP는 “그날 밤 항공편 추적 지도에는 포토맥강에서 레이건 공항으로 최종 하강을 시도하던 4514편 바로 아래 신원 불명 항공기가 있었고, 4514편이 착륙을 포기하고 두번째 시도를 위해 돌았던 모습이 나와 있다”고 전했다.
리퍼블릭항공 4514편은 지난 28일 오후 6시50분 코네티컷주 브래들리 국제공항을 출발해 레이건 공항에 착륙할 예정이었다. 해당 항공기는 회항과 재착륙 시도를 거친 끝에 당일 오후 8시16분 레이건 공항에 무사히 착륙했다.
이후 하루 뒤인 지난 29일 오후 8시53분쯤 아메리칸항공 산하 지역 항공사(PSA)가 운영하는 여객기가 미군 블랙호크 헬기와 공중에서 부딪힌 뒤 레이건 공항 인근 포토맥강에 추락했다. 여객기에는 승객 60명과 승무원 4명이 탑승해 있었다고 항공사 측은 밝혔다. 당국은 시신을 수습했으며 생존자는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