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국일보 취재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단장 우종수 본부장) 조사에서 계엄 다음 날인 지난달 4일 안가에서 박성재 법무부 장관, 이완규 처장,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과 저녁식사를 하게 된 경위를 밝혔다. 계엄 선포 직후 이 처장의 전화를 못 받았던 이 전 장관이 계엄 다음 날 회신한 게 계기가 됐다. 전화로 이 처장이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고 이 전 장관은 "그렇게 됐다. 갑갑하다"며 "오늘 저녁이나 먹자"며 약속을 잡았다고 한다. 이어 이 전 장관은 "둘이 만나는 건 좀 그런데, 박성재 장관도 함께 하면 어떠냐"고 제안했고, 곧이어 박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초대했다. 또 이 전 장관은 연수원 동기라 각별한 사이였던 김주현 수석에게도 연락해 '4인 번개'를 성사시켰다. 이들은 모두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박 장관과 김 수석, 이 처장 모두 윤 대통령과 같은 검찰 출신이고 판사 출신 이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의 충암고·서울대 후배다.
이 전 장관에 따르면 안가에 모인 4명은 도시락을 주문해 먹으며 "대체 왜 여기까지 왔나" "대통령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정국이 어떻게 될 것 같냐"며 주로 신세한탄을 했다고 한다. 이 전 장관은 "막상 만나니 같이 있는 것 자체가 괴로웠다. 서로 위안을 받고 신세한탄이나 하려 했는데 할 수 있는 것들이 없어 1시간 만에 헤어졌다"고 덧붙였다.
계엄 선포 다음 날 윤 대통령 최측근인 데다 법률 전문가인 4명이 회동한 이유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시각이 많았는데 이 전 장관은 단순 친목 모임이었다며 선을 그은 셈이다. 앞서 나머지 참석자들도 이 전 장관과 비슷한 취지로 모임의 성격을 설명했다. 박 장관은 지난달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사실 그날 (국무위원들이) 다 사의를 표명한 날이었다. 평소 잘 보는 사이지만 해가 가기 전에 보자고 했다"며 "사의를 다 표하면 다시 자리를 만들기 어려울 것이고, 다른 약속도 다 취소됐으니까"라고 답했다. 이 처장도 11일 법사위에서 "계엄 사태에 관해선 다들 아는 게 별로 없어 언급을 자제했고 한숨을 쉬며 답답하다는 말만 오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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