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정오의 빛 | 배우 혜리 화보와 인터뷰
1,280 6
2025.01.16 20:06
1,280 6


겨울을 가로질러 여름의 한가운데에서 만난 혜리.



내 머리카락이 물에 휩쓸려 요동칠 때

네 머리카락 사이사이로는 정오의 빛이 지나가 항상

투명해지고 있다는 것
그런 것을 생각하고 금세 잊어버린다

강지이 <수평으로 함께 잠겨보려고> ‘수영법’ 중에서


XWRjknQgwTSfMGmFsSTPwLYv


며칠 전 서울에는 폭설이 내렸는데, 우리는 여름 한가운데서 만났네요. 

여름에 태어나서 그런지 여름을 굉장히 좋아해요. 어느 순간부터 겨울에는 며칠이라도 여름 나라에서 지내는 게 당연한 일이 됐어요. 떠나기 전 생각만 해도 좋았는데 막상 와보니… 돌아가기 싫을 정도로(웃음) 너무 좋습니다.



심지어 아만풀로죠.(웃음)

아만은 처음이라 기대를 굉장히 많이 하고 왔어요. 아이덴티티가 분명한 곳이잖아요. 하나의 철학 아래 나라와 지역에 따라 고유의 분위기를 내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아만 정키’라고 아만 마니아들을 부르는 말이 있을 정도니까. 하지만 쉽게 올 수 있는 곳은 아니라서 걱정이 많이 됩니다.(웃음) 앞으로 아만에 또 오고 싶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사실 저는 하와이를 가도 와이키키 쪽에는 안 가고 카할라 쪽에 있거든요. 보통.



어떤 성향인지 알 것 같아요. 숨어드는 여행자. 

복작거리는 곳보다는 잘 쉴 수 있는곳, 내가 나 자체로 있어도 아무런 부담이 없는 곳, 그런 곳에서 지내는 것이 진정한 여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아만이 딱 그런 곳인 것 같아요. 



지난여름 영화 <빅토리> 보고 나서 이혜리라는 배우에 대해 새삼 좋은 인상을 갖게 됐어요. 잘 만들어진 건강한 이야기를 만났을 때 차오르는 충만감을 느꼈습니다. 이혜리 배우가 자신의 시간에 맞게 작품을 만나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저 역시 <빅토리>가 제 필모그래피에 꼭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란 작품이에요. 재미있는 게 촬영 초반부터 모두 저를 믿어주셨는데 정작 제가 저를 못 믿었어요. 오히려 ‘내가 이걸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많았어요. <빅토리>는 제가 한 게 없는 작품이에요. 충실하게 ‘필선’의 마음만을 생각하고 임했거든요. 오히려 그걸 좋게 봐주신 것 같아 감사하죠. 개봉하고 영화를 보면서 제가 출연한 영화지만 굉장히 벅차올랐고, 그 감정이 참 좋더라고요.



반면에 최근 촬영을 마친 드라마 <선의의 경쟁>은 하이틴 미스터리 스릴러죠.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고, 지금까지 만나지 않았던 캐릭터예요.

‘이런 이야기는 처음 보는데?’ 하며 시나리오를 읽었어요. 영상으로 만들어진다면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서는 보지 못한 새로운 결을 지닌 작품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선의의 경쟁>을 촬영하는 중에 다른 스케줄을 하러 가면 많은 분이 “혜리 느낌이 달라진 것 같아”라고 하셨어요. 신기한 반응이었죠. 특별히 바뀐 게 없는데 작품의 결이 내게 묻어나는구나, 작품의 영향으로 내가 조금씩 변하는구나 싶더라고요.



변화 앞에서 이혜리는 어떤 사람이에요? 

사실 저는 머물러 있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거든요. 식당을 가도 10년 넘게 한 식당만 가고, 심지어 그 식당에서도 여러 메뉴 중 한 가지만 먹어요. 요거트 아이스크림을 주문할 때도 한두 번은 새로운 토핑을 추가할 법한데도 늘 같은 것만 먹어요. 여행도 가봤던 곳에 가는 걸 더 좋아하고요. 다른 걸 도전해봐도 ‘그렇지, 역시 내가 먹던 게 제일 맛있네’ 하며 돌아가요. 그래서 “저 새로운 거 별로 안 좋아해요”라는 말을 자주 하거든요. 근데 작품할 때는 너무 신나요. 평소에는 머물러 있는 사람이지만 작품을 할 때는 다른 결의 어떤 것을 해볼 수 있으니까요.



오히려 작품에서 새로움을 추구하고 낯섦을 경험해보는 거네요. 

이걸 다르게 보실지 모르지만, 결국 다 제게서 나오는 거잖아요. 이 일을 10년 넘게 하며 드는 생각은, 저는 이미지가 굉장히 뚜렷한 편이라는 거예요. 그게 장점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훨씬 많고요. 한데 그 정도로 밝은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제가 그렇다고 말해도 대부분 “아, 그렇구나” 하고 마세요.(웃음) 근데 때로 그게 걱정되기도 하죠. 아, 내가 그렇게까지 밝고 순수한 사람은 아닌데… 무슨 말인지 아시죠?


jbHKwbRXomFa

fAuxjkvzPCvIzNCpbjdiBPNX


모든 사람이 한 톤의 밝음으로 매일을 살아갈 순 없죠. 하지만 혜리 씨만의 밝음은 유튜브 채널에서 가장 부각되고, 동시에 사랑받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아주 사소한 것도 잘 포착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것도 제 장점이자 단점인데, 오지랖이 좀 넓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주변 소리가 다 들리고, 굳이 안 봐도 될 게 보여서 참견을 많이 해요. 잔소리도 많이 하고. 예를 들어 촬영 전에 메이크업을 받고 있는데 멀리서 누군가 뭘 떨어뜨렸어. 그럼 뭐가 떨어졌구나 하고 말면 될 걸 ‘뭐야, 뭐야. 뭔데 뭔데. 뭐 떨어뜨렸는데’ 하는 느낌.(웃음) 그래서 그런 것들을 카메라로 담다 보면 무언가를 포착하는 모습이 많이 담기는 것 같아요.



근데 보통의 채널에서는 편집할 장면들이잖아요.

저는 오히려 그런 장면들을 편집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좋은 연출가네요.(웃음)

그런 것도 있어요. 이거 되게 웃긴데, 제 생일에 친한 친구가 케이크를 들고 “이걸 쏟을까, 말까. 쏟을까 말까” 하며 장난을 쳤어요. 그러다 저한테 정말 쏟았죠. 생일이라고 새 옷을 차려입었는데 저한테 몽땅 쏟았어요. 그때 제가 친구한데 “하…,빨리 찍어”(일동 웃음) 한 거예요. 이 상황을 빨리 찍으라고, 열받기는 하는데 나중에 보면 웃길 것 같으니까 빨리 찍으라고 했어요. 근데 제가 덤벙거리는 면이 있다 보니 제 바지 단추 하나가 풀어져 있었더라고요. 단추가 엄청 많은 옷이긴 했는데.(웃음) 동생이 보더니 빨리 지우라고 해서 올리자마자 빛삭 하긴 했어요. 빛삭 할 정도는 아니었는데….



여름 러버지만 좋아하는 겨울의 순간들이 있다면요?

새해를 좋아해요. 연말의 약간 가라앉은 기분을 벗어나 새해가 되면 기지개를 펴듯이 다시 시작할 수 있을 듯한 기분이 드는 것 같아요. 다이어리 첫 페이지를 쓸 때 드는 느낌이 좋아요. 다시 새 삶을… 근데 사실 내일 해도 되는 거거든요.(일동 웃음)



그쵸. 지금 해도 돼요.(웃음)

뭐 10월 6일에 해도 되고, 4월 8일에 해도 돼요. 근데 왠지 1월, 새 마음가짐으로 새 다이어리를 펴는 그 기분 있잖아요. 그리고 한겨울 새벽에 일어났을 때, 해 뜨기 전의 어둑어둑함이 좋아요. 그때 따뜻한 차 한잔 마시면서 안 보던 책도 한번 펼쳐보고. 오늘부터 이 루틴으로 살아야겠다 하고 다짐하는 순간들이 좋더라고요. 작심삼일이라 하더라도요. 내가 아주 부지런하고 생산적인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



자, 2025년 1월 1일 다이어리를 폈습니다. 첫 문장은 뭐라고 쓰고 싶나요?

첫 문장. 어… 저 이런 거에 되게 의미를 담는 편이라서.(웃음)



첫 문장, 중요하죠.

‘균형을 맞추며’.



무엇과 무엇 사이의 균형인가요?

많은 것이 내포돼 있는데요. 얼마 전에 엄마를 만났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집에 자주 못 가서 엄마가 많이 서운해하셨어요. 근데 부모님 집이 제 집에서 15분 거리에 있거든요. 쉬는 날에는 주로 부모님 집에 가 있을 정도였는데, 제가 생각해도 좀 서운해할 만하다 싶을 만큼 못 갔어요. 원래 엄마가 저를 별로 안 찾으시거든요. 전화도 잘 안 하시고. 근데 오죽했으면 서운해할까 하는 생각이 들고, 무슨 중요한 일을 한다고 엄마를 서운하게 했을까 싶더라고요. 균형을 좀 맞추자. 누군가를 대하는 데에도, 제 욕심과 현실 사이에서도, 게으름과 해야 할 일들, 혹은 내 고집과 타협해야 하는 순간들 사이에서도 균형을 맞춰야 할 것 같아요. 특정한 것이 있다기보다 삶의 전반적인 면에서 균형을 맞추고 싶어요. 무언가에 보다 유연하게 대처하는 법도 배우고 싶고요. 균형을 맞추며.


KzSrQRtERcnu

PTKgcKjXmMKakccCUqKnspnaGkPZwP


https://www.marieclairekorea.com/celebrity/2025/01/hyeri-4/

목록 스크랩 (0)
댓글 6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VT 코스메틱 X 더쿠] 💪피부 운동💪으로 시작하는 물광루틴💧 리들샷 100 & PDRN 에센스 100체험 이벤트(100인) 615 03.24 48,359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445,181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6,034,165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342,860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8,330,31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6 21.08.23 6,496,178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2 20.09.29 5,458,201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86 20.05.17 6,133,911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8 20.04.30 6,471,934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1,454,163
모든 공지 확인하기()
2666455 이슈 오늘까지 시구 시타 전적 4전 4승 채운 승리요정 연예인 1 21:58 390
2666454 이슈 넷플릭스 4월 25일 종료 예정작 6 21:57 1,001
2666453 정보 똘비티셔츠 오늘부터 판매 ✌ 3 21:56 384
2666452 유머 한일커플 유튜버 타코사마 산불 기부.jpg 21:56 592
2666451 이슈 MBC "제대로 된 콘트롤타워가 없으면 정부는 무기력합니다. 제대로 작동하는 정부 없이는 특히 지금 같은 세계 무대에선 기업들이 아무리 애를 써도 역부족이고 불안한 국민들은 지갑을 닫고 소상공인은 무너집니다. 언제까지나 기다릴 순 없습니다. 다시 헌법을 작동시켜서 이 모든 걸 제대로 돌아가게 만들어야 합니다." 2 21:55 190
2666450 이슈 올리비아 로드리고 콘서트에 늦어서 뛰어가는 아빠와 딸 1 21:55 921
2666449 이슈 어르신들에게도 진짜 인기 많은 유재석 21:55 270
2666448 이슈 후렌치파이 매실 출시 🥧 5 21:55 721
2666447 이슈 한국 만화 웹툰판이 본받았으면 좋겠는 일본 만화 잡지...jpg 6 21:54 1,135
2666446 이슈 남형제를 패고싶은게 숙녀의본능 5 21:54 907
2666445 이슈 내일 오픈하는 샤이니 키 X 헬로키티 더현대 팝업스토어 미리보기.jpg 12 21:51 1,154
2666444 기사/뉴스 [속보] 의성 산불로 영양군 석보면 원리1·2리 대피령…영양군민회관 14 21:50 982
2666443 유머 진천이 놓친 판재🐼 8 21:50 993
2666442 기사/뉴스 울산 울주 산불, '축구장 1300개' 태우고 128시간 만에 '주불진화'(종합) 7 21:49 625
2666441 이슈 오늘 진짜 예쁜 장원영.jpg (후회안함...) 44 21:48 3,642
2666440 이슈 정해인 : 저 오늘 김밥 먹었습니다. 안녕하세요 김밥입니다 52 21:47 4,182
2666439 이슈 우아하게 죽이고 싶을 때 쓰는 짤 획득 15 21:46 2,383
2666438 이슈 둘째 아이한테 너무 충격적인 말 들었어.blind 29 21:46 4,605
2666437 이슈 드라마에서 제일 좋아했던 사약 조합 뭐있음?.jpgif 14 21:46 719
2666436 이슈 y2k착 입고 반응 좋은 키키 하음 12 21:46 1,2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