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 창' 제작진은 16일 입장문을 내고 지난 14일 방송된 '대통령과 우두머리' 편이 불방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었던 과정을 전했다.
제작진은 "이 성명은 '대통령과 우두머리' 제목 옆에 '모기' '코딱지' 비슷한 (혐의) 글자가 붙게 된 과정에 대한 이야기"라며 "탄핵소추안 가결 한 달을 맞아 민주주의 위기를 맞은 한국 사회를 들여다보는 기획이었다. 그(윤석열 대통령)가 계엄 이유로 들었던 부정 선거는 근거가 있는 건지, 대통령이 왜 극우 유튜버들이 주장하는 음모론에 빠지게 된 건지, 언론은 제 역할을 했는지, 한국 사회는 이대로 괜찮은지를 짚어봤다"라고 했다.
그러나 정상 방송에 훼방을 놓는 장애물들이 계속 나타났다. 제작진은 이를 전래동화 '떡장수와 호랑이' 속 호랑이에 비유하며 "사흘 내내 제작진의 피를 말리며, 하나를 수용하면 다시 하나를, 또 다른 하나를 요구했다. '이 상태로는 방송이 힘들다'는 후렴구를 반복하며 요구, 또 요구를 반복하는 고개 넘기가 계속됐다"라고 토로했다. 김철우 시사제작국장과 이재환 보도시사본부장이 바로 그 '호랑이들'이었다.
먼저 김철우 시사제작국장이 이례적으로 데스킹이 끝난 원고를 두고, 제작진에게 박장범 사장이 앵커 시절에 했던 윤석열 대통령과의 대담 분량을 빼라고 요구했다. 납득이 가지 않았지만 자칫 '불방'이 될까봐 최대한 이를 수용했다.
제작진은 "국장은 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인터뷰 내용을 빼지 않으면 방송은 불가하다고 했다. 정확히는 박장범 사장이 했던 '이른바 파우치, 외국 회사 조그마한 백' 질문과 윤 대통령 답변, 대담의 여파를 데이터로 분석한 내용을 아예 삭제하라는 지시였다. '왜 빼야 하는지 논리적인 설명을 해달라'고 했지만, 아직 듣지 못했다"라고 짚었다.
이어 "제작진은 그래도 방송을 위해 일부 내용을 삭제하는 안을 제시했다. 위 대담 분량을 절반 정도로 줄였다. 두 시간 넘는 회의 끝에 잠정 합의안을 공유하고 국장은 '부정선거 의혹 제기하는 거에 대해서 그들이 나름대로는 KBS가 성의를 다했다라는 느낌을 줄 수 있나요? 공정성 시비가 없도록 만들어주세요'라고 말했다. 이제 제작할 수 있는 줄 알았다"라고 부연했다.
다음 타자는 이재환 보도시사본부장이었다. 입장문에 따르면 이 본부장은 '파우치' 대담 부분을 아예 삭제할 것을 지시하고, 원고 하나 하나를 살피며 수정과 삭제를 명령했다.
이밖에도 이 본부장이 '실무자와 성실하게 협의하고 설명'(6조 3항),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수정해서도 안 된다'(6조 4항), '실무자는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권리를 갖는다'(7조 3항), '실무자는 직업적 신념과 실체적 진실에 반하는 프로그램 취재와 제작 혹은 은폐나 삭제 강요를 거부할 수 있다'(7조 5항) 등 편성 규약을 모두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깊은 고민에 빠진 제작진은 이제 결방을 감수하기로 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방송을 위해 노력해보자고 뜻을 모았다. 방송 당일인 14일 이 본부장의 뜻대로 '파우치 부분' 녹취를 완전히 빼겠다고 했으며 그 외 수많은 요구 사항들도 대다수 수용했다. 그렇게 "국장과 상의하겠다"는 이 본부장의 말을 믿고 물러났는데 갑자기 불똥이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본부)에 튀었다. 오후 3시까지 임시 공방위(공정방송위원회) 소집을 요청, 이에 응하지 않으면 '시사기획 창'을 결방시키겠다고 고지했다. KBS본부의 반발에 이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시사기획 창'의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제작진은 "이후 '파우치'와 관련된 모든 내용을 빼야 방송할 수 있다는 통보가 왔다. 대체 '파우치 발언'은 어떤 성역이길래 한 줄도 담을 수 없다는 것인가"라면서도 "끝없는 '고개 놀이'에 지쳐갔지만 또 수용했다. 비겁하다면 비겁한 것이지만, 이제와 방송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러나 수용, 또 수용했음에도 여전히 '방송 가능' 통보는 오지 않았다. 편성표에는 '콘크리트 사파리 2부작' 재방송 혹은 '시사기획 창'이라고 써있었다"라고 회의감을 드러냈다.
혹여 '제작이 끝나지 않아 방송을 못 한다'는 핑계가 생길까봐 일단 제작은 지속했다. '파우치'를 넘기니 이번엔 방송 4시간을 남기고 '혐의' 글자와 야당 탓하는 대통령의 녹취 요구가 들이닥쳤다.
제작진은 "이 본부장은 '방송 나가게 하려면' 제목에 그 글자(혐의)를 달아야 한다고 했다. 또 야당 때문에 일을 못 해 힘들다는 대통령의 녹취도 더 넣으라고 했다. 수용했다. 그래도 방송 확답을 안 줬다"라며 "그러다 막바지 종편 중에 방으로 불러 올라갔다. 보완해서 연기하는 방안을 말했다. '야당도 저런 짓을 했구나' '대통령이 화가 날 만 했구나' 정도가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제작진은 이미 해당 내용이 들어가 있으며 대통령 녹취가 있고, 그래픽에도 공소장 문구를 인용하는 형식으로 반영을 했고, 내레이션으로도 설명을 했다고 설득했지만 이 본부장은 '부족하다'는 입장이었다. '멘트'로 처리해야 '약간의 균형감'을 잡을 수 있다는 논리였다. 예시로는 '민주당의 줄탄핵'을 '내레이션 멘트로 넣을 것'을 들었다.
제작진은 "도저히 시간상, 제작 프로세스상 안 되니 대통령 녹취로 대신하자고 했다. 납득했는지, 본부장은 그렇게 하되 '충분히 길게 넣으라'고 하더라. 이번에도 수용했다. 방송 3시간 전이었다. 막판 수정 중에 본부장은 또다시 연락해, '체포 거부하는 대통령' 부분 내레이션 삭제를 요구했다. 더빙 없이 관저 차벽 영상만 어색하게 흘러 나간 이유"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게 정상이냐. 방송이 나갔으니 그냥 덮고 지나가면 되는 일인가"라고 반문하며 "'대통령과 우두머리' 다큐에서 저희는 '이대로 우리 사회는 괜찮을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보도국에서도 묻고 싶다. '우리, 이대로 괜찮습니까?' 이 물음에 방송과 편집 결정은 '경영진의 정당한 권한'이라고 말씀하시면 반드시 이런 후렴구를 들을 수밖에 없다. 이러니 '파우치 방송'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 15일 '시사기획 창'이 내란 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을 옹호하고 박장범 사장의 '파우치' 대담을 지우는 방향성으로 사전 검열 및 수정 지시를 받았으며 자칫 잘못하면 방송이 불발될 뻔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자 KBS 측은 "공정성이 훼손될 위험이 있는 프로그램 내용 일부에 대해 'KBS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에 따라 상의했을 뿐"이라고 불방 지시 및 검열 의혹을 부인했다.
제작진은 "이 성명은 '대통령과 우두머리' 제목 옆에 '모기' '코딱지' 비슷한 (혐의) 글자가 붙게 된 과정에 대한 이야기"라며 "탄핵소추안 가결 한 달을 맞아 민주주의 위기를 맞은 한국 사회를 들여다보는 기획이었다. 그(윤석열 대통령)가 계엄 이유로 들었던 부정 선거는 근거가 있는 건지, 대통령이 왜 극우 유튜버들이 주장하는 음모론에 빠지게 된 건지, 언론은 제 역할을 했는지, 한국 사회는 이대로 괜찮은지를 짚어봤다"라고 했다.
그러나 정상 방송에 훼방을 놓는 장애물들이 계속 나타났다. 제작진은 이를 전래동화 '떡장수와 호랑이' 속 호랑이에 비유하며 "사흘 내내 제작진의 피를 말리며, 하나를 수용하면 다시 하나를, 또 다른 하나를 요구했다. '이 상태로는 방송이 힘들다'는 후렴구를 반복하며 요구, 또 요구를 반복하는 고개 넘기가 계속됐다"라고 토로했다. 김철우 시사제작국장과 이재환 보도시사본부장이 바로 그 '호랑이들'이었다.
먼저 김철우 시사제작국장이 이례적으로 데스킹이 끝난 원고를 두고, 제작진에게 박장범 사장이 앵커 시절에 했던 윤석열 대통령과의 대담 분량을 빼라고 요구했다. 납득이 가지 않았지만 자칫 '불방'이 될까봐 최대한 이를 수용했다.
제작진은 "국장은 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인터뷰 내용을 빼지 않으면 방송은 불가하다고 했다. 정확히는 박장범 사장이 했던 '이른바 파우치, 외국 회사 조그마한 백' 질문과 윤 대통령 답변, 대담의 여파를 데이터로 분석한 내용을 아예 삭제하라는 지시였다. '왜 빼야 하는지 논리적인 설명을 해달라'고 했지만, 아직 듣지 못했다"라고 짚었다.
이어 "제작진은 그래도 방송을 위해 일부 내용을 삭제하는 안을 제시했다. 위 대담 분량을 절반 정도로 줄였다. 두 시간 넘는 회의 끝에 잠정 합의안을 공유하고 국장은 '부정선거 의혹 제기하는 거에 대해서 그들이 나름대로는 KBS가 성의를 다했다라는 느낌을 줄 수 있나요? 공정성 시비가 없도록 만들어주세요'라고 말했다. 이제 제작할 수 있는 줄 알았다"라고 부연했다.
다음 타자는 이재환 보도시사본부장이었다. 입장문에 따르면 이 본부장은 '파우치' 대담 부분을 아예 삭제할 것을 지시하고, 원고 하나 하나를 살피며 수정과 삭제를 명령했다.
이밖에도 이 본부장이 '실무자와 성실하게 협의하고 설명'(6조 3항),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수정해서도 안 된다'(6조 4항), '실무자는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권리를 갖는다'(7조 3항), '실무자는 직업적 신념과 실체적 진실에 반하는 프로그램 취재와 제작 혹은 은폐나 삭제 강요를 거부할 수 있다'(7조 5항) 등 편성 규약을 모두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깊은 고민에 빠진 제작진은 이제 결방을 감수하기로 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방송을 위해 노력해보자고 뜻을 모았다. 방송 당일인 14일 이 본부장의 뜻대로 '파우치 부분' 녹취를 완전히 빼겠다고 했으며 그 외 수많은 요구 사항들도 대다수 수용했다. 그렇게 "국장과 상의하겠다"는 이 본부장의 말을 믿고 물러났는데 갑자기 불똥이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본부)에 튀었다. 오후 3시까지 임시 공방위(공정방송위원회) 소집을 요청, 이에 응하지 않으면 '시사기획 창'을 결방시키겠다고 고지했다. KBS본부의 반발에 이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시사기획 창'의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제작진은 "이후 '파우치'와 관련된 모든 내용을 빼야 방송할 수 있다는 통보가 왔다. 대체 '파우치 발언'은 어떤 성역이길래 한 줄도 담을 수 없다는 것인가"라면서도 "끝없는 '고개 놀이'에 지쳐갔지만 또 수용했다. 비겁하다면 비겁한 것이지만, 이제와 방송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러나 수용, 또 수용했음에도 여전히 '방송 가능' 통보는 오지 않았다. 편성표에는 '콘크리트 사파리 2부작' 재방송 혹은 '시사기획 창'이라고 써있었다"라고 회의감을 드러냈다.
혹여 '제작이 끝나지 않아 방송을 못 한다'는 핑계가 생길까봐 일단 제작은 지속했다. '파우치'를 넘기니 이번엔 방송 4시간을 남기고 '혐의' 글자와 야당 탓하는 대통령의 녹취 요구가 들이닥쳤다.
제작진은 "이 본부장은 '방송 나가게 하려면' 제목에 그 글자(혐의)를 달아야 한다고 했다. 또 야당 때문에 일을 못 해 힘들다는 대통령의 녹취도 더 넣으라고 했다. 수용했다. 그래도 방송 확답을 안 줬다"라며 "그러다 막바지 종편 중에 방으로 불러 올라갔다. 보완해서 연기하는 방안을 말했다. '야당도 저런 짓을 했구나' '대통령이 화가 날 만 했구나' 정도가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제작진은 이미 해당 내용이 들어가 있으며 대통령 녹취가 있고, 그래픽에도 공소장 문구를 인용하는 형식으로 반영을 했고, 내레이션으로도 설명을 했다고 설득했지만 이 본부장은 '부족하다'는 입장이었다. '멘트'로 처리해야 '약간의 균형감'을 잡을 수 있다는 논리였다. 예시로는 '민주당의 줄탄핵'을 '내레이션 멘트로 넣을 것'을 들었다.
제작진은 "도저히 시간상, 제작 프로세스상 안 되니 대통령 녹취로 대신하자고 했다. 납득했는지, 본부장은 그렇게 하되 '충분히 길게 넣으라'고 하더라. 이번에도 수용했다. 방송 3시간 전이었다. 막판 수정 중에 본부장은 또다시 연락해, '체포 거부하는 대통령' 부분 내레이션 삭제를 요구했다. 더빙 없이 관저 차벽 영상만 어색하게 흘러 나간 이유"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게 정상이냐. 방송이 나갔으니 그냥 덮고 지나가면 되는 일인가"라고 반문하며 "'대통령과 우두머리' 다큐에서 저희는 '이대로 우리 사회는 괜찮을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보도국에서도 묻고 싶다. '우리, 이대로 괜찮습니까?' 이 물음에 방송과 편집 결정은 '경영진의 정당한 권한'이라고 말씀하시면 반드시 이런 후렴구를 들을 수밖에 없다. 이러니 '파우치 방송'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 15일 '시사기획 창'이 내란 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을 옹호하고 박장범 사장의 '파우치' 대담을 지우는 방향성으로 사전 검열 및 수정 지시를 받았으며 자칫 잘못하면 방송이 불발될 뻔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자 KBS 측은 "공정성이 훼손될 위험이 있는 프로그램 내용 일부에 대해 'KBS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에 따라 상의했을 뿐"이라고 불방 지시 및 검열 의혹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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