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유머 조선시대에 사형 집행이 굉장히 어려웠던 이유.jpg
4,722 14
2025.01.14 22:04
4,722 14

teuiBa

 

대한민국은 실질적 사형 폐지 국가이다.

 

최근 10년간 사형을 시행한 적은 없지만, 법령상으로는 사형이 남아있기 때문.

   

1997년 이후로 사형이 한 번도 집행된 적이 없다.

   

사형 선고를 받는 경우야 있다만, 모두 무기징역으로 대체한다.

   

따라서 국제엠네스티에 의해 실질적 사형 폐지 국가로 분류된다.

   

 

 ZPQEOI

   

“그럼 그냥 폐지하는 게 낫지 않나요?”

   

   

명목상으로라도 존재하는 것과 아예 법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은 다르다.

   

그 탓에 여전히 사형제 폐지와 존치를 두고 논쟁이 벌어진다.

 

반면 조선은 사형 제도가 제법 빈번히 시행되었다.

   

또한 이 시대는 다른 나라도 대부분 그렇듯이 사형이 공개된 장소에서 집행되었다.

   

   

fetPpx

   

“전근대에 사형만한 구경거리가 없긴 하죠”

   

 

허나 공개적인 행사에 빈도가 잦다고 해서 주먹구구식으로 했다는 뜻은 아니다.

   

조선의 사형 집행도 상당히 엄격한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

   

특히나 그 일정에 대해 엄격했다.

   

   

 

ZPQEOI

 

“일정에 엄격했다?”

   

   

조선에는 ‘금형일(禁刑日)’이 법적으로 존재했다.

   

이는 당나라의 법인 당률에서부터 시작하여 고려, 조선을 거쳐 확립된 제도다.

   

현대 한국은 법적으로 금형일이 있지는 않고, 3.1절이나 광복절 같은 국경일 등을 피하는 정도다.

   

하지만 조선의 금형일은 종류도 많고 어길 시 처벌 또한 엄격했다.

   

 

   

이에 대한 아주 좋은 예시가 이복선 사건이다.

   

사실상 조선의 모든 금형일을 다 설명할 수 있는 일화다.

   

이복선은 성종 시절 예조 참의, 그러니 교육부 국장 정도쯤을 지냈고,

   

연산군 시기에는 강원도의 관찰사였다.

   

그런데 강원도 관찰사 시절 행적이 아주 볼만하다.

   

   

wgBziq

   

횡령, 강간, 장부조작, 그리고 왕에게 거짓을 고하는 짓까지 저질렀다.

   

참고로 이때는 연산군 8년으로, 갑자사화 전이긴 하지만

   

무오사화로 이미 한 번 조정에 피바람이 몰아친 뒤였다.

 

   

결국 이복선은 모든 일이 들통나자 의금부에 끌려와 사형을 선고받는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regqjL

   

“에이 씹, 내가 이게 무슨 신세냐”

   

아 참, 사진은 옴 진리교 교주인데 어짜피 사형당한 나쁜놈인건 똑같아서 그냥 쓴다. 

   

   

   

DEnPhm

 

“죄수번호 4785의 사형일을 확정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BQfCCc

   

“참, 그래야지. 달력 가져와 봐”

   

   

DEnPhm

   

“최대한 빨리 잡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VUKqfN

 

“일단 추수가 끝나고 해야 해”

   

   

lxXTsg

   

“그렇죠. 생명이 태어나고 자라는 봄, 여름에 사람을 죽일 수는 없으니”

   

   

VUKqfN

   

“그렇지, 항상 자연의 섭리에 순응해야 하는 거야. 어기면 곤장 80대라구”

   

   

DEnPhm

   

“10월 14일은 어떻습니까?”

   

   

wDOOrw
 

“매달 1, 8, 14, 15, 18, 21일은 명진재일이야. 금살일이지. 도축도 안되는 날이라고”

   

   

DEnPhm

   

“아 근데 그거 도교쪽 이론이라 성리학 국가인 조선과는 안 맞지 않습니까?”

   

   

wDOOrw

   

“유학도 민간 신앙이랑 융화된 부분이 많아. 아무튼 불법이야”

   

   

lxXTsg

   

“그럼 언제가 좋을까요?”

   

   

IiRANI

   

“10월 4일은 어때? 조금 빠듯하긴 한데 추수를 일찍 끝내면 되지.”

   

   

lxXTsg

   

“어... 그날은 24절기 중 하나인 한로입니다. 그날도 금형일이에요”

   

   

VUKqfN

   

“허, 그럼 언제가 좋을꼬...”

   

   

dxQDDy

   

“23일은 어떻습니까?”

   

   

BQfCCc

   

“주말이잖냐 새꺄, 주말에도 출근하라고?”

   

   

DEnPhm

   

“조선에 주말이 어디있어요? 주말은 서양문화에요”

   

   

BQfCCc

   

“암튼 매월 1, 8, 15, 23일은 관공서 휴일이야. 기각!”

   

   

dxQDDy

   

“오! 10월 11일이 빕니다! 딱 좋네요!”

   

   

wDOOrw

   

“이야, 딱 맞게... 가 아니라 중전마마 탄신일이잖아! 이새끼 큰일날 놈이네”

   

   

dxQDDy

   

“그럼 10월에는 가능한 날이 없습니다요...”

   

 

rnDkSp

 

“에이씨, 몰라! 때 되면 알아서 뭐든 되겠지”

   

   

DEnPhm

   

“무슨 때요?”

   

   

rnDkSp

   

“집어치워! 위에서 알아서 결정해주겠지”

   

   



dRbtvl

   

“야 11월인데 그새끼 왜 아직도 살아있냐?”

   

  
VPrdYQ

 

“의금부에서 사형일을 못 잡았다고 합니다.”

   

   

dRbtvl

   

“그게 무슨 말같지도 않은 소리야! 빨리 집행하라고 해!”

   

   

VPrdYQ

   

“알겠습니다. 전하겠습니다”

   

   

hSOnnW

 

“일 똑바로 하라 그래. 의금부가 애들 장난이야?

   

   

wDOOrw

   

“에잉... 11월 21일. 아니, 명진이고... 23일은 공휴일, 이건... 입동...”

   

   

DEnPhm

   

“도무지 올해 안엔 각이 안잡힙니다요...”

   

   

BQfCCc

   

“내년으로 미루면?”

   

   

XaRhra

 

“나 언제까지 감옥에 있어야 되냐?”

   

   

IiRANI

   

“거 조용히 하슈. 대가리 깨질 거 같으니.

   

   

DEnPhm

   

“정월은 사형집행 금지고, 그 다음 달은 봄입니다...”

   

   

rnDkSp

   

“이런 싯-팔! 12월 27일이 빈다. 이날 끝장을 내자.”

   

   

DEnPhm

   

“알겠습니다!”

   

   

RvPQDF

   

(12월 27일 아침)

   

   

BQfCCc

   

“자, 죄인 이복선은 관찰사로서 백성들을 핍박하고...”

   

   

UbvKPq

 

“후딱 끝내고 들어가지? 그러다 또 형 미뤄지면 어쩔라고”

   

   

wDOOrw

   

“아이씨, 절차는 지켜야지. 우린 공무원이라고. 조용히 하슈”

   

   

lxXTsg

   

“저기 큰... 큰일입니다! 좌의정 대감께서 급사하셨습니다!”

   

   

VUKqfN

   

“??? 그게 뭐... 아니 잠깐만 뭐라고?”

   

   

lxXTsg

   

“좌의정 대감이 서거하시면서 사흘 간 정조시일입니다!”

   

   

UbvKPq

   

“정조시일? 그게 뭐임?”

   

   

DEnPhm

   

“관직했단 양반이 그것도 몰라요? 정 2품 이상 고위 관료나 왕, 왕비가 죽으면 이틀에서 최대 닷새까지 임시공휴일이란 말이에요!”

   

   

IiRANI

   

“잠깐, 사흘을 쉬면...”

   

   

dxQDDy

   

“설 연휴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은 정월이고, 그 다음은 봄이에요!”

   

   

ZOSaJo

   

“이런 개씨발 가을까지 또 기다려야 돼?”

   

   

lxXTsg

   

“전하께서 사형집행을 미루는 이유에 대해 시말서를 써오라고 하십니다.”

   

   

rnDkSp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XaRhra

   

“아 그러니까 빨리 목 치랬잖어~ 지겹다 지겨워!”

   

   

wDOOrw

   

“아이씨 고놈 명줄도 기네! 다시 집어넣어!”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흘러, 가을이 되었다.

   

   

DEnPhm

   

“저... 금부도사 어른. 이제 때가 되었습니다.

   

   

IiRANI

   

“...그래. 드디어 끝이 보이는구나.”

   

   

nahSZT

   

“정들었다 새끼들아. 가자.”

   

   

lxXTsg

   

“달력 준비되었습니다.”

   

   

BQfCCc

   

“달은 10, 11월! 명진재일! 공휴일! 24절기!”

   

   

DEnPhm

   

“오케이 10~11월! 추분, 한로 제외! 공휴일 확인!”

   

   

BQfCCc

   

“중전 생신은 10월 11일!, 주상 생신은 11월 7일!”

   

   

DEnPhm

   

“오케이 확인!”

   

   

UbvKPq

   

“세자 저하 생신도 확인해!”

   

   

DEnPhm

   

“확인했습니다!”

   

   

dxQDDy

   

“영의정 건강상태는?”

   

   

DEnPhm

   

“매우 건강 하십니다!”

   

   

UbvKPq

   

“좋아! 날짜는?”

   

   

DEnPhm

   

“11월 19일! 완벽합니다!”

   

   

   

cXBWhh
JHnDlF
 

(11월 19일 당일)

   

   

BQfCCc

   

“죄인 이복선은 부녀자를 어쩌구저쩌구 아무튼 사형임 땅땅땅!”

   

   

qUTxqA

“그래 드디어...”

   

“자식들, 유쾌하진 않았지만 좋은 만남이었다!”

   

   

RvPQDF

 

“사형을 집행하라!!!”

   

   

XaRhra

   

“하늘도 오늘같은 날을 알고 눈물을 흘리는구나... 어?”

   

   

dxQDDy

   

“어... 어? 하...늘이 슬퍼해서... 비가... 오면... 금형... 인데...”

   

   

XaRhra

   

“...........”

   

   

VUKqfN

 

“;;;;;;;;;;;”

   

   

 

 

mnnySw

 

“어후 씨발”

   

그렇게 사형이 2년 가까이 미뤄진 이복선은, 

   

마침내 감옥에서 병사하고 만다.

   

   

   

lCGHVa
 

“?????????”

   

   

이렇듯 조선의 금형일은 복잡하고 엄격했으며,

   

때론 이 때문에 집행이 미뤄진 사형수들이 공포와 답답함에

   

오히려 더 큰 고통을 받기도 하였다고.

목록 스크랩 (1)
댓글 1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아우어와이🌳] OURWHY와 함께하는 산뜻촉촉 바디 테라피! <모링가 모이스처 바디로션> 체험 이벤트 320 01.27 21,092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665,324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5,027,728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535,961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7,186,02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2 21.08.23 5,955,65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0 20.09.29 4,913,306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73 20.05.17 5,519,04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0 20.04.30 5,959,873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822,058
모든 공지 확인하기()
2619680 유머 실시간 SBS 방영중인 SM 30주년 콘서트+다큐에서 모자이크 당한 것 18:36 33
2619679 유머 닭튀김 시키면서 만두도 달라고 요청한 사람....jpg (카테유머) 3 18:34 402
2619678 이슈 눈이 즐거웠던 존잘 옆 존잘이었던 드라마..jpgif 9 18:34 427
2619677 유머 툥바오님 장난에 이곳저곳 뛰어다니는 후이바오🩷🐼 툥툥즈 3 18:34 244
2619676 기사/뉴스 방시혁 하이브 의장, 美 빌보드 '파워 100' 선정 7 18:33 97
2619675 유머 [살롱드립] 안유진의 운전 로망 : 보험처리해보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 18:32 597
2619674 이슈 안철수 페이스북 14 18:31 561
2619673 이슈 슈뢰딩거의 딸내미..jpg 18:31 515
2619672 이슈 위기의 엔비디아를 구원할 한 사람.. 15 18:31 1,160
2619671 기사/뉴스 尹 내란죄 구속기소에 CNN "최대 사형" BBC "실언으로 유명" 3 18:30 473
2619670 이슈 [언더커버] 징그러 죽는 줄 알았다고 놀리지만 정재형을 울린 서바이벌 무대 18:30 191
2619669 이슈 오늘자 검은 코트 입고 무대인사 등장한 송혜교 8 18:29 1,295
2619668 이슈 얼굴•목소리까지 닮았다고 화제였던 오정세-이재원...jpg 13 18:28 836
2619667 기사/뉴스 한지민♥이준혁, 애드리브로 완성된 멜로신..‘달달’ 키스 비하인드 보니(SBS 캐치) 10 18:28 457
2619666 이슈 블랙핑크 제니 - 카일리 제너 투샷 9 18:27 1,314
2619665 기사/뉴스 블랙핑크 지수 "문상훈과 식사? 안 해" 단호한 거절..'딱대' 예고편 공개 [스타이슈] 6 18:27 820
2619664 기사/뉴스 키스오브라이프, 설날 떡국 만들기 도전 '발랄한 매력' 18:27 79
2619663 유머 명절에 만났는데 잔소리 하실라고 부르는 큰아빠미 있음 9 18:25 1,356
2619662 이슈 법조인인데 법원의 판사한테 저래도 되나 4 18:25 1,036
2619661 기사/뉴스 ‘환승연애3’ 서동진, ‘♥송다혜’ 13년 연애 서사 담아 ‘미련하다’ 리메이크 7 18:24 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