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해 매입한 환매조건부채권(RP)이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상계엄 사태 이후에만 62조원 이상을 사들였다.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한은은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RP 매입을 통해 단기 원화 유동성을 공급한다. 금융기관 채권을 매입해 유동성을 공급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해당 채권을 되팔아 유동성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이 한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은이 지난해 매입한 RP는 106조1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한 해 동안의 매입 총액(42조3000억원)을 뛰어넘는 규모다.한은은 지난해 1~11월 이미 58조5000억원의 RP를 매입했다. 이어 12월에 47조6000억원어치를, 올해 1월들어서도 지난 7일 15조원어치를 추가 매입했다.계엄 후 총 매입액이 62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이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윤석열 대통령 계엄 선포 직후인 지난달 3일 밤 무제한 유동성 공급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이튿날 오전 RP를 비(非)정례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한은은 유동성 공급량을 파악하기 위해 상환 후 잔액의 일평균치를 기준으로 활용한다. 지난달 RP 잔액 평균은 14조9000억원에 달해 직전 최고였던 2020년 6월의 14조원을 훌쩍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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