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가 고객에게만 매장과 화장실을 개방하기로 했다. 지난 2018년부터 시행했던 매장 전면 개방 방침을 7년 만에 철회하는 것이다.
13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는 27일부터 북미 지역의 약 1만 1000개 스타벅스 매장에서 새로운 바리스타 행동 강령이 시행된다. 이 행동 강령에는 카페, 야외 좌석, 화장실 등 매장 시설이 스타벅스 고객과 그들의 동반자, 그리고 직원 만을 위한 공간임을 명시할 예정이다.
바리스타는 행동 강령을 준수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매장을 떠날 것을 요청해야 하며, 무료 물도 고객과 동반자에게만 제공된다.스타벅스는 지난 2018년부터 주문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매장과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당시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음료를 주문하지 않고 자리에 앉아 있던 흑인 남성 두 명이 경찰에 체포되며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진 사건이 계기가 됐다. 이후 스타벅스는 미국 내 8000여 개 직영 매장을 일시 폐쇄하고 직원 대상 반(反)인종차별 교육을 실시했고, 매장을 전면 개방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은 안전 문제를 초래했다. WSJ는 “많은 사람들이 스타벅스에서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생각했지만, 바리스타들은 이 정책이 혼란, 부적절한 행동, 무단 점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보도했다. 2022년 당시 최고경영자(CEO)였던 하워드 슐츠도 “우리 매장을 공중화장실처럼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어 안전 문제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캘리포니아 프리몬트에 거주하는 스타벅스 고객 짐 퓨얼(72)은 인근 매장 일부가 거리에서 들어오는 사람들 때문에 화장실을 폐쇄했다고 WSJ에 전했다. 2022년에는 마약 중독자가 매장에 들어와 직원과 고객에게 피해를 입히는 사건이 늘어나면서, 안전 문제로 미국 내 스타벅스 매장 16곳이 문을 닫기도 했다.
새 행동 강령에는 매장 내 괴롭힘, 폭력, 위협적 언행, 외부 주류 반입, 흡연, 구걸을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된다. 또 무질서한 사람을 다룰 때 출동하는 법집행관을 위한 지침도 포함될 예정이다.
사라 테일링 스타벅스 북미지역 사장은 서한에서 “우리 공간이 어떻게 사용돼야 하는지, 누가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대치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경영진은 고객들에게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을 제공해야 하며, 직원들도 매장을 누구에게나 개방하는 접근 방식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스타벅스가 실적 부진을 겪는 점도 매장 개방 철회에 영향을 미쳤다. 스타벅스는 작년 10월까지 3분기 연속 매출 감소를 기록했으며, 체제 전환과 새로운 전략 수립을 위해 2025 회계연도에 대한 전망을 중단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브라이언 니콜 CEO는 매장 환경 개선 작업에 착수했고, 지난달 공개한 서한에서는 “우리 매장이 고객이 머물고 싶어 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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