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지난해 2월 호주 캔버라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렀다. 날씨가 변덕스러운 미국 애리조나에서 전년도 귀국길까지 고생한 터라 새 캠프지를 개척했지만 정착하지는 못했다. 구장관리나 부대시설이 기존 캠프만 못했고 워낙 외진 곳에 위치해 선수들이 장기간 체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주장 나성범이 당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했던 요청이 현실화 됐다. “올해 우승하면 다음 캠프는 미국 서부로 가자”는 제안에 “우승하면 달나라라도 가겠다”고 했던 구단은 실제 우승을 해버렸다. 정규시즌 말미부터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애리조나주는 제외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과 기존 KBO 구단들도 있어 야구장 섭외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어바인을 찾아냈다. KIA는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어바인으로 스프링캠프를 떠난다.
미국으로 가는 KBO 팀들은 물론 미국 구단들에게도 전통의 캠프지는 애리조나와 플로리다다. 프로농구 전지훈련에서는 SK가 종종 어바인을 찾지만, 프로야구단 중 어바인에 스프링캠프를 차리는 것은 KIA가 최초다. KIA는 어떻게 이 부촌에 야구단 캠프를 개척했을까.
KIA는 어바인 시립공원인 그레이트파크 내 스포츠 콤플렉스에 캠프를 차린다. 미국 서부에서 메이저리그 구단과 연결되지 않은 전용 야구장을 찾아헤맨 끝에 연결됐다. 시에서 운영하지만 야구의 나라 미국이라 구장 관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같은 크기의 대형 구장 2개를 KIA가 독점으로 쓴다.
선수단과 구단의 우연한 약속 이후에도 KIA의 어바인행에는 또 한 번 ‘우승’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KIA가 어바인행을 확정한 것은 11월이다. 이미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하고 캠프지를 알아보던 중 한국 우승 팀이 전지훈련을 오려 한다는 소문이 현지에 퍼지면서 교민사회에서 지원의 손길이 속속 등장했다.
기아차 미국법인이 어바인에 있어 이번 캠프 기간 선수단에 렌트카를 전부 지원해주기로 했다. KIA 선수단이 묵을 호텔은 세계적인 브랜드의 특급 호텔이다. 이 호텔 내 이탈리안 식당 사장이 한국인이다. 이탈리안 식당임에도 한인 셰프를 고용해 캠프 내내 숙소와 야구장까지 선수단 식사를 책임져주기로 했다. 또한 그의 도움으로 KIA는 호텔 측과 기존 캠프와 비슷한 가격에 예산 안에서 계약할 수 있었다.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한 어바인에서도 특급 호텔에서 캠프 기간을 지낼 수 있게 됐다.
KIA 권윤민 운영팀장은 “모국의 야구 우승 팀 타이거즈가 온다며, 우리가 뭐든 돕겠다, 말만 해달라고 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았다. 한인회에서 소개받은 의사 분들은 ‘팀 닥터가 당연히 있겠지만 필요하면 치료나 장비 등 의료 지원을 해주겠다’고 하셨다. 안 갈 이유가 없을 정도로 많이들 도와주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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ㅊㅊ https://m.sports.naver.com/kbaseball/article/144/0001012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