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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패스’ 기술을 위해 토스가 수집해 보관할 개인정보는 ‘생체인식 특징정보’다. 생체인식 특징정보는 생체인식 정보 중에서 입력장치를 통해 수집된 원본정보로부터 특징점을 추출하는 등 일정한 기술적 수단으로 생성된 정보를 의미한다. 생체인식 특징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상 ‘민감정보’에 해당한다. 한 번 유출되면 피해를 복구하기 어렵고 위조나 변조 등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생체인식 정보가 사기업 손에 들어가 어떤 식으로 활용될지, 유출될 경우 어떤 식으로 책임을 질 것인지, AI 시대에 접어들수록 개인의 생체인식 정보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는데 반해 그 정보를 제공하는 데 대한 대가는 지불되는 것인지 등등에 대한 논의도 아직 미진한 게 사실이다. 현재 국회에 생체정보와 관련해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등이 발의되고 있으나 이후 절차가 진행되고 있지 않은 상태다.
그런 상황에서 토스가 하이브의 손을 잡고 생체인식 정보의 상용화를 K팝 공연에서부터 시작하려고 하는 것인데, 이들이 아직 민감한 지점이 많은 기술을 상대적으로 어린 K팝 팬덤의 충성심을 이용해 상용화하려는 게 아닌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상당하다. 토스 관계자는 “생체인식 정보를 공연 분야에 먼저 적용한 후 결제 등에도 활용하는 방식으로 확대해나갈 것”이라며 “생체인식 정보를 금융 방식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따로 필요한 절차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K팝 산업에서 하이브의 영향력은 크다. 하이브는 그 영향력을 이용해 공연 티켓 가격 인상, 앨범 가격 인상 등을 주도해왔다. 하이브는 지난 2022년 방탄소년단 콘서트를 시작으로 사운드체크 사전 입장 방식을 도입한 바 있다. 사운드체크는 VIP 티켓을 구매한 팬들이 먼저 공연장에 들어가 가수의 리허설을 볼 수 있는 이벤트인데, 하이브는 좋은 자리의 티켓에 해당 이벤트를 포함시켜 티켓 값을 올렸다. 해당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 하이브 아티스트 공연에서 VIP 티켓값은 10만 원 초반에서 20만 원 초반으로 거의 2배 가깝게 상승했다. 이후 대부분의 K팝 아티스트 공연에는 사운드체크 이벤트가 생겼다.
하이브는 오는 2월 개최되는 투어스 팬미팅에서는 얼굴패스 이용 여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얼굴패스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부스에 찾아가서 본인 인증을 하고 팔찌를 받는 종전 방식으로도 공연에 입장할 수 있다. 그러나 팬들이 사랑하는 가수를 최대한 가까운 자리에서 보기 위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사운드체크 이벤트 값을 지불해야 했던 것처럼, 그리고 약 2년 만에 그런 상황이 K팝 업계에 당연하게 여겨지게 된 것처럼, ‘얼굴패스’도 안전 대비책이 채 마련되지 않은 채 K팝 산업에 강제화될 수 있다.
하이브 측은 앞으로 모든 아티스트의 공연에, 또 해당 공연을 보러온 모든 관객들에게 얼굴패스를 적용할 것인지 그 유무에 대해서는 “정해진 부분이 없다”고 밝혔다. 또 얼굴패스에 대해 팬들의 거부감이 심한 것에는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