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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사 곳간 점검]하이브, 멀어지는 무차입 경영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하이브 사옥 /사진=윤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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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성자산 감소... 상반기 순차입금 첫 '플러스' 전환
24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기준 하이브의 순차입금은 40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551억원 증가하며 플러스로 전환했다. 순차입금은 기업의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뺀 금액이다. 순차입금이 마이너스라면 가진 돈이 갚을 돈보다 많다는 의미다. 이 같은 재무상태를 ‘무차입’이라고 한다. 반대로 순차입금이 플러스라면 갚을 돈이 가진 돈보다 많다는 의미로 이 경우 무차입이 깨졌다고 본다.
하이브는 빚은 그대로인데 현금이 줄어든 경우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은 1조1291억원에서 1조1154억원으로 1.2% 감소에 그쳤지만, 현금성자산은 1조3433억원에서 1조746억원으로 20% 줄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5년래 최저치다.
/그래프=한국기업평가
하이브의 무차입 경영이 깨진 시기는 올해 상반기다. 상반기 말 기준 하이브의 총차입금은 1조378억원이었지만 현금성자산이 9789억원으로 감소하면서 순차입금이 58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이 같은 추세가 지난해 이후 지속된 점이 눈에 띈다. 하이브의 순차입금은 지난 2020년 -8079억원으로 최저치를 기록한 뒤 전체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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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자산 소폭 증가, 유동·당좌비율 개선 '고무적'
줄어든 현금은 재무지표에도 영향을 미쳤다. 하이브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25.4% 감소하면서 영업현금 창출력을 나타내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같은 기간 23.7% 줄었다. ‘직접참여형’ 매출인 음반원·공연·광고 매출이 감소한 영향이다.
이에 따라 한기평은 3분기 하이브의 연결기준 ‘순차입금/EBITDA’를 0.1배로 집계했다. 지난해 하이브의 순차입금/EBITDA는 -0.5배였다. 순차입금/EBITDA는 본업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창출력으로 차입금을 얼마나 갚을 수 있는지 나타낸다. 배수가 높아지면 빚 갚을 능력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하이브는 순차입을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이브 측은 “통상 순차입금 계산 시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금융기관 예적금 계정에 국한하지 않고 기타유동금융자산과 기타유동금융자산에 포함된 단기 현금성자산이 포함된다”며 “올 3분기 기준 하이브의 유동비율과 당좌비율은 모두 100%를 웃돌며, 순운전자본 역시 양의 값을 보여 유동성은 양호하다”고 밝혔다.
/그래픽=박진화 기자
즉 한기평은 현금성자산에 기타유동금융자산 중 금융기관 예적금만 산입한 반면, 하이브는 금융기관 예적금과 미수금·미수수익·단기대여금을 모두 현금성자산에 넣어 순차입금을 계산한다는 의미다. 하이브가 1년 내 현금화가 가능한 당좌자산을 현금성자산에 포함한 결과로 풀이된다.
하이브의 계산방식에 따르면 회사의 현금성자산은 1조1650억원으로 총차입금을 넘어서고 순차입금은 -496억원을 기록해 무차입 경영을 유지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 한기평 측은 이 같은 산정방식에 대해 “미수금·미수수익·단기대여금 같은 유동자산을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1년 만기 기준 유동자산을 현금성자산에 포함한 사례는 없다. 회계기준 감사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