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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윤석열 직무정지가 외교에 다행인 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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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12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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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왕선택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대학 대우교수




새해 외교에서 가장 큰 이슈는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이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세계 질서가 변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외교의 사령탑인 윤석열 대통령이 직무정지된 상황이라 대응하기 어렵다.

2025년 현재 외교 상황을 짚어보고 올 한 해 외교에 대해 전망해 보고자 지난 10일 왕선택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대학 대우교수와 전화 인터뷰 진행했다. 다음은 왕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됐지만 권한대행이 있고 외교부장관도 있잖아요. 근데 왜 트럼프는 중국이나 일본하고 이야기한 걸까요?

"외교에서는 상대방과의 수준이 있어요. 미국 대통령은 한국 외교부장관와 등급이 맞지 않습니다. 한국의 외교부장관은 미국의 국무장관을 만날 수 있어요. 협의는 할 수 있어요. 부탁도 할 수 있겠죠.

그러나 미국 대통령과 직접 협의하는 것과 장관을 통해서 요청하는 것은 근본적인 차이가 있어요. 그런 차원에서 장관급의 외교를 통해서 적당히 외교 하는 건 가능하지만 국가적인 결심이 필요한 부분은 외교부 장관이 결정할 수가 없어요. 그런 차원에서 협상의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외교부 장관이나 권한대행이 있어도 그걸 해낼 수가 없습니다."



- 현재까지는 외교 정책이 바뀌거나 달라진 건 없는 거죠?

"외교의 방향은 대통령이 정하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대통령이 직무정지잖아요. 그렇게 되면 직무정지된 대통령의 지침을 그대로 유지할지 등의 부분은 외교부장관이 잘 생각해야 해요. 기존에 대통령 지침이 유효하고 장관도 동의한다면 그대로 수행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러나 기존의 대통령 지침이 유효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외교 정책은 변화 수밖에 없어요.

또 대통령 권한대행이 예민하고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는 함부로 결정하지 말고 다음 대통령이 올 때까지 소극적으로 대응하라고 지침 내리면 어렵겠죠. 그렇게 보면 윤석열 대통령이 제시한 외교 정책은 잠정적으로 보류 상태에 있다고 보는 게 맞다고 봅니다. 이 상태는 새로운 대통령이 올 때까지 유지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게 문제인 거예요.

말씀드렸던 것처럼 외교를 축구와 비교 하면 대통령은 감독 겸 최전방 공격수 겸하는 사람인데 그 사람이 없어진 거예요. 감독은 그날그날 선발로 출전할 선수, 선수들의 포지션, 전략 결정하는 사람입니다. 매일 변경되는 사안에 대해 결정하는 사람이 없으니까 선수들은 평소 하던 표준적인 방법에 따라서 반복할 수밖에 없는 거죠. 한국은 대통령이 없는 상태로 이미 한 달이 지났습니다. 때문에 우리 외교는 기능 마비 상황으로 들어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꼭 말씀드리고 싶은 건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 정책 방향에서 우리나라 외교가 지난 2년 반 동안 부분적으로 잘한 것도 있지만 대체로 많은 부분에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직무정지가 되는 바람에 많은 실수가 줄어든 측면도 있습니다."


- 차라리 직무정지된 게 어떻게 면에서는 나은 건가요?

"단순하게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부정적 요소가 있지만, 긍정적 요소도 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문제가 있는 감독이라 할지라도 감독에 있는 게 좋을 수 있습니다.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결정을 못 하잖아요. 그러다 보면 상대에 따라 변화가 필요한 부분에서 변화를 못 하니까 100전 100패가 되는 상황이 오는 거죠.

그러나 기존에 2년 반 동안 윤석열 대통령이 외교를 해온 것을 보면 실수가 너무 많았고, 그런 것들이 중단된 부분에 대해서는 국가 이익 차원에서 보면 다행스러운 요소도 있습니다."



- 윤석열 정부의 문제 중 하나는 미국과 일본에 치우친 외교 아닐까 하는데.


"맞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게 미국과 일본에 치우친 외교를 했다는 건데요. 여기서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게 미국과 일본을 구분해야 합니다. 미국의 경우 우리가 항상 한미 동맹 중심으로 외교 했고 안보를 의존했기 때문에 한미 동맹을 강조하는 것은 진보 진영이든 보수 진영이든 똑같았다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미국과 치우친 외교 하는 것은 대한민국 외교의 상수였고 사람이 바뀐다고 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는 거죠."


- 물론 한미동맹 중요하지만, 미국에 할 말 하는 거와 무조건 미국이 하자는 대로 하는 건 다를 것 같거든요,

"물론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한미 동맹을 중요시하고 한미 동맹 강화를 한다는 말이 미국에 순종한다는 것이냐 아니면 미국과 대등하게 협력한다는 것이냐로 구분할 수는 있어요. 그러나 어느 쪽이든 한미 동맹, 한미 협력 문제가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는 미국에 너무 순종적이지 않았나요?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윤 대통령 이전에도 한국 외교는 미국에 치우쳐 있었고, 많은 경우 미국에 순종적이라고 말할 정도로 친미적이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도 그랬고 노무현 대통령도 그랬고 문재인 대통령도 그랬습니다. 그런 상태가 변할 수는 없어요.

그런데 다른 점은 뭐냐 하면 미국에 치우친 상황 속에서 남북 관계, 한중 관계, 한러 관계도 같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끌고 가느냐 안 가느냐의 문제였거든요. 미국에 치우친 상태에서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관계를 망쳐놓은 게 문제라는 거예요.

또 일본과의 관계는 대통령마다 차이가 있죠. 김대중 대통령의 경우는 한일관계를 잘하려고 노력하셨죠. 결과도 좋았어요. 이명박 대통령은 한일관계를 잘하려고 했지만 결국에는 잘 안 되니까 오히려 한일관계를 파탄에 빠뜨렸어요. 윤 대통령도 이명박 대통령처럼 한일관계를 잘해보려고 엄청난 양보를 했죠. 그렇지만 그 상황이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본인은 탄핵당하고 그 협력을 했던 일본 기시다 총리도 물러났고 그런 모든 것을 요구하고 주도했던 바이든 대통령도 물러나게 됩니다.

그러니까 한일 협력은 한국과 일본의 의지만으로 되는 게 아니고 미국이 요구해야만 성립이 되는 특성이 있어요. 근데 이 한미일 3국 협력 또는 한일 협력을 주도하고 견인했던 세 사람이 지금 퇴장하는 겁니다. 그러니 한미일 협력의 추동력은 제거된 상태입니다. 이러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기 전 상황으로 되돌아가게 되는 거죠."


- 일본과 관계에서 과거사 문제가 빠질 수 없잖아요, 강제동원 문제와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가 있는데 어떻게 될까요?

"두 문제는 세심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서 과도하게 과거사 문제를 무시했고 우리 대한민국 국익을 양보했어요. 그렇지만 잘못된 합의라고 해도 국가와 국가가 맺은 외교적인 약속이나 합의는 곧바로 취소할 수 없습니다. 곧바로 취소할 경우에는 굉장한 후과가 따르기 때문에 곧바로 취소할 수 없다는 점을 현실적으로 이해를 해야 되고요. 그리고 강제징용 문제나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가 질적인 변화가 있었어요.

강제징용 문제는 여전히 불씨는 살아 있지만 이미 많은 절차가 진행됐기 때문에 앞으로 한일 간에 충돌하는 중대 현안으로 떠오를 것 같지 않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역시 이미 오염수를 방출한 지도 시간이 오래 지났고, 과학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얘기는 아직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이거를 문제 삼아서 일본과 외교적 갈등을 조성한다고 하면 오히려 우리나라가 외교적으로 어려움에 빠질 수 있습니다.

다만 한일 관계는 윤석열 집권 이전으로 돌아가고, 한일 간에는 과거사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갈등과 긴장 관계가 부각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현재로서는 사도 광산 문제에서 드러난 것처럼 세계유산 등록 문제가 앞으로 불거질 수 있습니다. 또 해마다 교과서 문제, 특히 독도 문제 등이 불거질 수밖에 없어서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면 한일 관계에서 구체적으로 충돌하는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영광 기자



전문 보기 

https://omn.kr/2btm1


https://n.news.naver.com/article/047/0002459380?sid=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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