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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보수결집? 그들은 '이재명 대통령' 길로 가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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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1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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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과 10일 중요한 여론조사 결과 두 가지가 나왔다. NBS와 한국갤럽(아래 갤럽)은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전화면접 조사로서, 여론조사 기관 중 상당한 신뢰를 담보한다고 인정받는 곳이다. 이번주에 발표된 두 곳의 정당지지율 조사 모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오차범위 내 결과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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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 한국갤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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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BS 여론조사 결과
ⓒ NBS


10일 발표된 갤럽 결과의 경우, 직전 조사 대비 더불어민주당 12%p 하락한 36%, 국민의힘 10%p 상승한 34%를 기록했다. 9일 나온 NBS 결과는 민주당의 경우 직전 조사 대비 3%p 하락한 36%, 국민의힘 6%p 상승한 32%를 기록했다.

최근 여러 ARS 여론조사 기관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하거나, 일부 기관 결과에서는 민주당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하자 조사 품질에 관한 비난이 거세졌다. 물론 ARS 조사 기관의 여론조사 방식이 문제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 대부분 가상번호 활용 대신 RDD 방식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정확한 성별, 세대, 지역을 구분하기 힘들다. 또한 자동응답방식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자신의 성별, 세대, 지역을 속일 수 있다. 게다가 일부 ARS 기관은 편향된 설문 설계를 통해 다양한 계층의 응답이 어렵도록 꼼수를 활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주 NBS와 갤럽의 조사결과로 인해서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을 ARS 조사 기관의 하우스 이펙트(조사 기관의 성향에 따라 발생하는 결과 편향성)라고만 보긴 어려워졌다. 이들 조사 기관은 나름 정치적 편향성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우선 응답률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 조사를 실시한다. 설문 설계도 되도록 정치적 편향성을 제거하려고 한다. 이런 기관에서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이 뚜렷하고 일관되게 포착된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봐야 한다.

결과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겠지만 '보수 결집'이 가장 주된 이유일 것이다. 갤럽의 국민의힘 이념 성향별 지지율을 살펴보면, 직전 조사 대비 보수층에서 10%p 상승한 73%를 기록했다. NBS에서도 2주 전 조사 대비 4%p 상승한 65%를 기록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관저 시위와 보수 유튜버들의 선동, 지지층들의 불안감이 함께 작용한 결과다. 중도층에서도 지지율 상승을 확인할 수 있다. 갤럽에선 11%p 오른 24%, NBS에선 5%p 오른 21%를 기록했다.

이 결과를 바라본 국민의힘 지도부는 매우 고무돼 있을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 당시를 생각해보면 격세지감이기 때문이다. 당시 국민의힘 전신이었던 새누리당은 압도적 탄핵 찬성 여론 속에서 탄핵 반대파들이 설 수 있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다수 국민에게 눈쌀을 지푸리게 한 태극기 집회를 제외하곤 말이다. 지금은 다르다. 어떻게든 대통령을 결사 옹위하고, 이재명 대표를 공격하니 여론조사도 상승하고 있다.

이번주 여론 조사 결과로 국민의힘 지도부는 야당에 대한 공세를 더욱 강화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한층 더 높은 수위의 헌정 파괴를 선택할 것이다. 자신의 관저 시위 덕분에 보수가 결집하고, 집권여당의 지지율이 상승했다고 믿고 있을테니 말이다. 많은 국민이 헌정 질서를 파괴하고, 이를 옹호하는 집단의 지지율이 어떻게 상승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의문을 차치하더라도 국민의힘의 이런 전략을 어디서 많이 봤던 거 아닌가?


2024년 총선 전략과 전혀 달라지지 않은 국민의힘


지난 2024년 총선 직전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향후 다가올 대통령 선거 결과도 가늠해볼 수 있다. 총선 직전 집권여당의 상태는 어땠는가? 물론 비상계엄 직전보다 나은 상황이겠지만 크게 다르다고 볼 수 없었다.

대선에 승리한 정당 대표를 내쫓고, 재보궐 선거를 발생시킨 당사자를 사면시켜서 재출마시키고, 자신이 내리 꽂은 당 대표를 다시 내쫓은 뒤에 꽂은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일으켰다. 이를 넘어서 의료갈등을 일으키더니 선거 막바지에는 대국민 담화를 통해서 물가는 안정됐고, 의정 갈등은 오롯이 의료계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이때도 총선 전략은 '이재명은 안 된다' 뿐이었다.

국민은 권력을 마구잡이로 사용하는 대통령에게 분노했다. 그런데 여론조사 결과도 국민의 민심과 동일했을까? 국민 다수가 분노한 상황에서 집권 여당의 지지율은 어땠을까? 놀랍게도 총선 직전까지 국민의힘 지지율은 갈수록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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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총선 직전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추이
ⓒ 한국갤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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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NBS 총선 직전 여론조사 결과 추이
ⓒ NBS

위의 2024년 갤럽 정당지지율 추이를 살펴보자. 등락은 있었지만 2월 3주차 이후 단 한번도 민주당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한 적이 없다. 게다가 총선 바로 직전인 3월 4주차에는 민주당을 오차범위 밖 결과로 앞섰다. NBS도 마찬가지다. 2월 4주차 이후 민주당보다 계속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선거 직전 주에는 민주당보다 10%p 더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당시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을 민주당과 합쳐도 국민의힘과 오차범위 내 결과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구 선거에선 접전을 예상할 수밖에 없는 수치다.

그런데 결과는 어땠을까? 모두가 다 아는 대로 보수정당 역사에 남을 패배를 기록했다. 간신히 개헌 저지선을 지켰을 뿐, 192석의 야당세력을 맞이하게 됐다. 그때도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이-조 심판, 보수 결집, 우린 잘못한 것이 없다" 이 세 가지를 주요 선거 전략으로 사용했다. 지금 "이재명은 안 된다, 보수가 결집해야 한다, 탄핵에 반대한다"와 놀랍도록 똑같지 않은가?

최근 정치가 양극화 되면서 고관여층을 제외한 일반 국민의 민심이 잘 포착되지 않고 있다. 이들은 대개 이념성향으론 중도층, 정당에선 무당층에 해당한다. 연령별로는 2030세대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에 드러난 단순한 정당 지지율 수치로만 판단하기가 더욱 어려워진 것이다. 하지만 선거는 그 어떤 방법보다도 확실하게 민심의 지표를 알려준다. 만약 보수결집이 국민의힘 선거 승리에 주요한 전략이었다면, 그리고 여론조사 결과대로 국민의힘 정당지지율이 액면 그대로 앞선 것이 사실이라면 이들은 대체 왜 패배한 것인가?

침묵하는 다수의 국민을 바라보지 않고 겉으로 드러나는 결과, 지지층의 행동만 민심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들은 지난 총선에서 패배한 것이다. 그런데 그 전략을 지금도 똑같이 사용하고 있다.


확장성 없는 결집에 집착하는 국민의힘


국민의힘의 여론조사 결과 상승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보수가 결집했든, 중도층의 지지가 일부 회복했든 엄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선거에서는 이길 수 없을 것이다. 이미 2024년에 입증하지 않았나. 2020년 총선도 다르지 않았다. 황교안 대표가 탄핵의 강을 건너지 않고, 문재인 정부 심판에만 매몰되면서 참패했다. 2022년 탄핵의 강을 건너고 나서야 보수 정당은 대통령 선거에 승리할 수 있었다.

보수정당의 보수결집 전략은 필패라는 것이 과거 사례에서 명징하게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아랑곳하지 않는다. 우선은 다수의 지지층에서 응원을 받고, 여론조사 결과가 크게 나빠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어제와 오늘 여론조사 결과에 고무됐을 수 있다. 김민전 의원이 백골단이라는 과거의 망령을 데려 온 기자회견에 대해서도 어떤 징계조치를 하지 않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들은 보수 지지층이 불만을 가질 수 있는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을 것이다. 오직 보수 지지층에게만 다가갈 것이다. 국민의힘이 이런 태도를 지속한다면 '조기 대선'이든 그들이 희망하는 '이재명 대표가 없는 대선'이든 패배할 수밖에 없다. 이건 천공처럼 주술과 점쟁이의 예언이 아니다. 과거의 사례들이 입증하는 것이다. 그들이 가장 공포스러워하는 것이 이재명 대통령이라면, 그들은 지금 누구보다 앞장서서 이재명 대통령의 길로 향해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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