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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대령 '항명' 무죄…시민들, 장미꽃 뿌리며 "삶 평온하길"

무명의 더쿠 | 01-09 | 조회 수 5987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앞서 지지자와 포옹을 하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군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9일 오전 10시 33분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 대법정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대법정 앞 복도를 가득 채운 시민들도 한발 늦게 환호했다.

이날 같은 장소에서 고 채수근 해병 순직 사고 초동 조사와 관련해 항명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자리가 없어 법정 안까지 들어가지 못했던 시민들은 뉴스 속보를 확인하며 손뼉 쳤다.

재판을 방청한 류 모 씨(여·42)는 대법정 밖으로 나오며 폴짝폴짝 뛰었다. 류 씨는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1년 넘게 재판을 받으면서 고생하시고 같이 응원해 주시는 해병대분들이 끌려 나갈 때는 마음이 아팠는데 무죄 선고를 받으니까 다 녹아내린다"며 "남이 무죄 받는 게 이렇게 행복할 일인가"라고 입이 찢어지게 웃었다.

서울 강서구에서 온 김 모 씨(여·32)는 "진실에 맞게끔 올바르게 행동하신 분에게 이런 선고가 나와서 기쁜 마음으로 환호했다"며 "(박 대령의) 앞으로의 삶이 평온했으면 좋겠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전했다.

10시 50분쯤 박 대령이 군사법원 마당에 모습을 드러냈다. 선고 전 굳은 표정으로 법정에 들어갔던 박 대령은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 시민들은 장미꽃을 뿌리며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빨간 모자를 쓴 해병대 예비역들은 두 줄로 서서 박 대령을 반겼다. 지팡이를 짚은 고령의 예비역은 박 대령과 악수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시민들 앞에 선 박 대령은 "1년 반 동안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 저에게 있었지만, 이겨낼 수 있었던 건 이 자리에 계신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응원이 있어서다"라며 "결코 흔들리지 않고 앞만 보고 수근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울컥한 목소리로 말했다.

시민들은 '박정훈 대령은 무죄다', '국방부는 즉시 항소를 포기하라', '박정훈 대령 즉시 복직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화답했다.

아내, 두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재판을 방청하러 온 해병대 예비역 김 모 씨(남·43)는 "모든 것들이 정상이 되고 (해병대) 선후배들과 눈물을 흘렸다"며 "해병대 선배들이 농담으로 방학이면 공부시켜야지 왜 (아이들을) 데리고 나오냐고 하는데, 밖에 나와서 이런 걸 보는 게 더 공부인 것 같다"고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박정훈 대령 무죄'라고 쓰인 현수막을 손수 제작한 남 모 씨(여·33)는 "당연히 무죄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너무 비상식적인 일이 많아서 한 구석에는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며 "무죄가 선고돼서 너무 기쁘고 이렇게 많은 시민이 지켜보고 있으면 상식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21/0008012887?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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