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너희가 직접 선택해" SSG 베테랑 6명, 미국 대신 일본 간다. 왜?
SSG 랜더스는 오는 23일 1군 선수단의 1차 스프링캠프 장소인 미국 플로리다로 떠날 예정이다. 이미 캠프 참가 명단은 거의 확정됐다. 그런데 핵심 선수들 가운데 고참 6명이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숭용 감독을 비롯한 1군 코칭스태프, 주장 김광현과 대부분의 주전급 선수들이 플로리다로 가지만 최정과 김성현, 이지영, 김민식, 한유섬, 오태곤까지 6명의 선수들은 플로리다행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는다.
이유가 있다. SSG가 예전부터 캠프 장소로 애용하는 플로리다 베로비치 재키로빈슨스포츠콤플렉스는 최고의 시설과 운동 환경을 갖춘 곳이다. 그러나 딱 하나의 단점이 있다. 바로 먼 이동거리와 시차다. 한국에서 플로리다로 가는 직행 항공편은 아예 없고, 무조건 경유를 해야 하는데 비행 시간이 어마어마하다. 보통 SSG 선수단은 애틀랜타로 가서, 경유 비행편을 탑승해 인근 공항으로 이동한다. 공항에 도착한 후 차로 베로비치 숙소까지 이동하는 시간 역시 추가로 소요된다. 이동에만 약 20시간 가까이 걸리는 곳이다.
여기에 시차도 14시간이나 난다. 선수들이 "도착만 하면 운동하기에는 최고의 조건이다. 정말 모든 시설이 편리하게 잘 갖춰져있다"고 극찬하면서도, 이동 시간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껴왔다. 때문에 SSG 역시 캠프 장소를 옮기는 것에 대한 고민을 했었지만, 정용진 구단주가 직접 재키로빈슨에 방문한 후 "이보다 더 좋은 환경은 없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동에 대한 부담은 구단도 잘 알고 있지만, 이보다 나은 곳을 찾기가 힘들어 시설 이용 계약을 연장한 이유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숭용 감독이 고참 선수들에게 선택권을 줬다. 비시즌 동안 이숭용 감독과 고참 선수들이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이번 캠프 장소는 너희들에게 선택권을 주겠다. 미국 혹은 일본으로 나눠서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고참급 야수 가운데 최정, 김성현, 이지영, 김민식, 한유섬, 오태곤이 일본행을 택했다. 투수 중에서는 의견이 갈렸다. 김광현은 올해 주장을 맡게 돼서 다른 선수들과 함께 하기 위해 미국행을 택했고, 노경은은 플로리다 캠프 이후 개인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미국행을 선택했다. 그래서 야수 6명만 일본 가고시마에서 몸을 만들기로 했다.
이 선수들은 플로리다가 아닌 가고시마에서 몸을 만들고 있다가, 2월 중순 2군 선수단이 합류하면 함께 훈련이 가능하다. 지난해에는 이숭용 감독의 부임 첫 시즌인만큼 모든 선수들이 함께 미국 캠프를 소화했지만, 몇몇 선수들은 이동 거리와 시차에 대한 부담으로 '미국에 다녀오면 컨디션이 원점으로 돌아간다'고 어려움을 느끼자 이번에는 이원화를 하기로 했다. 또 이번 캠프에서는 야수조 훈련을 강도 높게 가져가기로 한 만큼, 이미 자신의 야구가 정립된 베테랑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곳에서 몸을 만들게끔 배려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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