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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TK딸' 챌린지 주인공 "보통 시민의 분노 알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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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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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12.3 내란 사태'에 전국의 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나왔다. '보수의 텃밭'이라거나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에서도 연일 수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윤석열 탄핵'과 '국민의힘 해체'를 외쳤다.

그 가운데 지난달 7일 오후 열린 윤석열퇴진 시국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들었던 "TK(대구경북) 콘크리트는 TK 딸들에 의해 부서질 것이다"라고 쓴 대자보가 화제가 됐다.

이날 대자보를 들었던 참가자는 지난해 12월 23일 홍준표 대구시장이 동대구역 광장에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을 세우고 제막식을 하기로 하자 대자보를 들고 나갔다. 그리고 12월 28일 열렸던 시국대회에 참석해 마이크를 잡았다.

무대에 올라 "남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시민"이라고 밝힌 그는 "내란을 옹호하고도 고개를 뻣뻣하게 들 수 있는 이 오만함, 도대체 이 오만함은 어디서 나오는 것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평범한 시민에서 'TK 딸'의 대명사가 된 소결(가명)씨. 그는 대구의 20대 평범한 시민이라고 소개했다. 세월호 당시의 슬픔과 트라우마를 갖고 살았고 박근혜 국정농단으로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소결씨를 2024년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오후 대구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보통의 시민이 이렇게 분노하고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


"저는 보통의 평범한 시민이 이렇게 분노하고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어요. 계엄을 선포할 당시 생중계로 보는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당사에 모여 있다는 걸 보고 엄청 화가 났어요.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보다 계엄해제에 나서지 않는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너무 화가 났다. TK라는 걸 믿고 저렇게 뻔뻔하구나...

이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할 만한 글을 어떻게 써서 알릴 수 있을까. 굉장히 평범한 시민이 오만함에 흠집을 내기 위해서 'TK의 콘크리트는 TK의 딸들에 의해 부서질 것이다'라고 썼어요."

소결씨는 계엄이라는 단어를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통해 알았다고 기억했다. 그는 "계엄의 이미지는 참혹하게 느껴졌는데 2024년에 계엄을 한다고? 너무 실감이 안 났다"며 "혹시 내가 윤석열 욕을 했는데 잡혀가지는 않을까 겁도 났다"고 말했다.

직접 손으로 쓴 대자보를 들고 시국대회에 참석하려니 겁이 나기도 했다. 소결씨는 "무서운데 벌벌 떨면서 들고 갔다"며 "갈 때는 택시를 탔는데 올 때는 버스를 탔다. 사람들이 자꾸 쳐다보더라. 버스를 기다릴 때 좀 두려웠다"고 했다.

하지만 소결씨는 진짜 두려운 건 다른데 있었다고 했다. 그는 "거리행진할 때 차문을 열고 욕을 하거나 클락션(klaxon)을 울리는 게 아니에요. 진짜 두려운 건 시니컬한 태도, 방관적인 태도, 밈(meme·인터넷 유행 컨텐츠)으로 생각하는 태도"라고 말했다.


소결씨는 "대구의 '패배감, 무력감, 어차피 안 바뀔거야'라는 냉소적인 태도가 두려웠고 '어차피 그놈이 그놈이기 때문에 똑같다'는 방관적인 태도, 진지하게 대하지 않고 가볍게 밈으로 소비하는 태도가 진짜 두려움"이라고 했다.

"콘크리트 사이 피어난 새싹, 민주주의의 텃밭될 것"


소결씨는 "대자보를 쓸 때까지는 혼자만의 외침이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하는 심정이었다"며 "그런데 챌린지가 생기고 사람들이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니까 큰 바위도 깰 수 있을 것 같다. 울분에 대한 공감으로 느껴져 고마웠다"고 했다.

그래서였을까? 소결씨는 지난달 28일 무대에 올라 "저는 23대 총선에서 목을 치는 기분으로 투표장에 갈 것"이라며 "내란범들 절단내겠다는 마음으로 투표하겠다"고 외쳤다. 그러면서 "대구는 더 이상 수구의 심장이 아니다. 수구의 텃밭도 아니다"라며 "대구는 민주시민의 연대로 박동하는 저항의 심장이 될 것이다. 콘크리트 사이에서 피어난 새싹으로 민주주의의 텃밭이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아래 글은 소결씨가 지난달 28일 대구시청 앞에서 무대에 올라 시민들에게 울분을 토하며 발언한 내용이다. 전체 내용 중 일부를 간추렸다.

"나라를 팔아먹어도 '어차피' TK에선 뽑아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해서, 이렇게 오만한 거 아니겠습니까. 이에 저는 '어차피'를 깨기 위해 이 자리에 올라왔습니다. 혹자는, '계란으로 바위치기 아니냐', '한 줌의 목소리로 어떻게 콘크리트를 깰 수 있나'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 봅시다. 그만큼 급한 겁니다. 초조한 거고요. 욕 먹어가며, 돈 들여가며, 그 동상 왜 지었을까요? 동대구역을 거쳐 가는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동상을 우러러 보고 박정희를 대구의 위인이라 생각하게 만들고 싶은 겁니다. 또는 상징물을 내세움으로써 이미 존재하는 극우 지지자들을 더욱 결집시키고자 하는 겁니다.

중도층 다 버리고 극우들 좋아할 사탕이나 던져주는 거, 그거 우리가 짜증낼 필요 없습니다. 저들이 급한 겁니다. 매국노의 단말마가 들리는데 우리가 지칠 이유가 있습니까? 박정희의 무덤에 순장당하고 싶다는데 우리가 마다할 이유가 있습니까?

오직 반공 하나로 연명하는 세력이기에 그 모든 것이 통하지 않는 역사를 제대로 아는 세대가 등장했을 때 이런 철 지난 술수를 쓰는 겁니다.

저들이 반백년 전에 죽은 사람 가지고 동상 만들 때 우리는 라이브 방송 보고 배달로 연대하고 SNS로 챌린지 합니다. 아무리 교묘하게 세뇌하려 해 봐야 어떠한 편집도 조작도 없는 생생한 날 것의 역사가 라이브로 우리의 뇌리에 깊이 새겨졌고, 새겨지고 있습니다. 그딴 동상 수천 개를 세워도 이미 우리에게 새겨진 민주적인 의식은 절대 흐릴 수 없을 겁니다.

탄핵 당하면 이재명이 된다 하고 이재명이 대통령 되면 나라가 망한다 하는데 월권하지 마세요! 다음 대통령 뽑는 건 국민이 알아서 하는 거고 당신들은 당신 목이나 걱정하세요! 건방지게 월권하지 말란 말입니다.

우리가 수구의 심장입니까? 우리가 매국의 텃밭입니까! 심장이라 한들 건강한 새 피가 돌지 않을 텐데 어떻게 심장입니까. 텃밭이라 한들 새싹이 자라지 않을 텐데 어떻게 텃밭입니까.

대구는 한국 최초의 민주화 운동, 228 민주 운동이 있었던 도시입니다. 228 민주 운동의 정신은 419혁명으로 계승되어 독재자 이승만을 퇴진시켰습니다. 우리 사랑하는 고향 대구는 종북론이 아니라, 228 정신이 뿌리 박힌 도시입니다!

대구는 수구의 심장이 아닙니다! 대구는 민주 시민의 연대로 박동하는 저항의 심장이 될 것입니다. 대구는 수구의 텃밭이 아닙니다! 콘크리트 사이에서 피어난 새싹으로 민주주의의 텃밭이 될 것입니다."


https://naver.me/Faf6zt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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