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에서 고환율 수혜주로 꾸준히 거론되는 회사는 수출기업이다. 대금을 달러로 받는 수출 기업들은 환차익을 볼 수 있어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엔터사를 향한 관심이 뜨겁다. K팝이 해외에서 주목받으면서 엔터사들의 수출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는 영향이 컸다. 또한 K팝이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규제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도 이득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데이터로 살펴본 K팝 해외 매출액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K팝 해외 매출액은 1조2377억원으로 추산됐다. K팝 해외 매출액이 1조원을 넘은 것은 처음으로, 업계는 지난해 매출액은 이보다 더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4대 엔터사들인 하이브(352820)와 JYP Ent.(035900),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 에스엠(041510)의 해외 매출은 각각 전체 매출의 64.0%, 59.3%, 37.8%, 31.9%를 차지했다. 특히 하이브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해외 매출로 6410억원을 벌어들이며 수출 청신호를 켰다.
해외 매출의 중심은 단연 월드투어다. 해외 공연 티켓은 회사의 가장 큰 수입원이다. 일례로 미국 콘서트 투어 박스오피스 집계회사 투어링데이터 집계 결과를 살펴보면, 블랙핑크(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22년부터 이듬해까지 66회에 걸쳐 진행한 월드투어로 총 3억3180만달러(한화 4416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에 엔터사들은 소속 아티스트의 글로벌 인지도 확보를 위해 해외 투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에는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뉴진스(이상 하이브), 스트레이 키즈, 트와이스, 있지(이상 JYP Ent.), 트레저, 베이비몬스터(이상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엔시티 드림, 엔시티 127, 에스파(이상 에스엠) 등이 월드투어 및 해외 팬미팅을 진행했다.
올해도 아티스트들의 월드투어 일정은 빡빡하다. 세븐틴과 엔하이픈, 스트레이 키즈, 엔시티 127, 에스파는 새로운 월드투어에 돌입했으며, 베이비몬스터는 처음으로 월드투어에 나선다. 뿐만 아니라 하반기에는 방탄소년단(BTS, 하이브)과 블랙핑크의 활동이 예고돼 있다. 이들이 새로운 월드투어를 돌 경우 K팝 수출액은 더욱 커질 걸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고환율이 해외 투어 과정에서 엔터사들의 비용 부담을 키우는 측면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대다수는 이로 인한 비용보단 달러 상승으로 인한 이득이 더 커, 어느 정도는 매출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한다.
엔터사 한 관계자는 "엔터가 단기간에 이익을 창출하는 시장이 아니기에 고환율이 엔터사에 호재라고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결국 콘텐츠, 음악이 좋아야 해외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고 해외 매출도 상승할 걸로 보인다"면서도 "그래도 단기적으로 달러 강세는 플러스 요인이 될 수는 있을 것 같다"고 얘기했다.
천윤혜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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