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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신작 ‘미키 17’ 개봉일은 왜 자꾸 바뀌는 걸까?

무명의 더쿠 | 01-08 | 조회 수 4745

 

봉준호 감독의 새 영화 ‘미키 17’이 미국에서 3월 7일(한국은 3월 5일 유력) 개봉한다. 여러 차례 변경을 거쳐 확정된 날짜다. ‘기생충’(2019)으로 오스카 4관왕을 차지한 감독의 신작이 두 달 정도 앞두고서 개봉일이 확정된 건 예상 밖의 일이다. ‘미키 17’을 둘러싼 여러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미키 17’의 개봉일은 왜 자꾸 바뀌는 걸까.

 

 

미국 봄 방학 노렸다고는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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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17’은 당초 지난해 3월 29일 개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할리우드 배급사 워너브러더스는 ‘미키 17’ 개봉일을 올해 1월 31일로 옮긴다고 지난해 2월 발표했다. 당시 미국 연예전문 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2023년 미국작가조합(WGA) 파업 여파에 따른 조치였다. 동아시아 국가들 설날 연휴를 노린 개봉 시기라는 분석이 따르기도 했다. 1월 하순은 할리우드에서 비수기로 꼽힌다.

 

 

워너브러더스는 지난해 11월 ‘미키 17’ 개봉을 올해 4월 18일로 옮긴다고 다시 알렸다. 워너브러더스 다른 배급작 ‘마이클’이 10월로 개봉일을 변경함에 따른 후속 조치였다. 당시 워너브러더스는 “(‘미키 17’이)아이맥스 관객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매우 행복하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버라이어티는 미국 부활절(4월 20일) 연휴 특수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흥미롭게도 3월 7일로 개봉일을 다시 변경하면서 내세운 이유가 비슷하다. ‘미키 17’ 국내 직배사인 워너브러더스 코리아는 지난달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4주간 연이어 계속되는 (미국) 봄 방학 시즌의 박스오피스를 노릴 수 있는 것은 물론 아이맥스 스크린 또한 더 길게 확보할 수 있는 시즌”이라고 밝혔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는 “일반 관객 대상으로 진행된 테스트 스크리닝(시사회)에서의 높은 점수에 기인한 자신감도 작동했다”고 덧붙였다.

 

 

‘미키 17’이 3월로 개봉일을 변경한 것에는 의문이 따른다. 미국 봄 방학 시즌이 부활절 연휴보다 극장가 성수기로 여겨지는 시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김효정(한양대 겸임교수) 영화평론가는 “대학생들이 여행을 많이 떠나는 봄 방학은 미국 극장가 대목이라 할 수 없다”며 “오히려 부활절 연휴를 노리는 게 낫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는 “3월 7일은 워너브러더스의 2024년 최고 흥행작인 ‘듄: 파트2’, 2022년의 최고 흥행작인 ‘더 배트맨’이 개봉했던 3월초 일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베를린영화제 깜짝 초청 감안?

 

 

지금까지 발표됐던 개봉일에 의아해하는 시선이 국내에 있기도 하다. 3월과 4월, 1월은 ‘미키 17’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칸국제영화제(5월 개최)와 무관한 시기이고, 미국 아카데미상 수상 경쟁과 동떨어진 때라서다. 봉 감독은 ‘괴물’(2006)과 ‘마더’(2009), ‘옥자’(2016)로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돼 국제적 인지도를 쌓았고, ‘기생충’으로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최고상)을 수상했다. 오스카 수상을 노리는 영화들의 미국 개봉은 9~12월에 집중돼 있다. ‘기생충’ 미국 개봉일은 10월 11일이었다. 국내 일각에서는 ‘미키 17’이 베를린국제영화제(2월 13~23일) 경쟁 부문에 초청돼 개봉일을 앞당겼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한다.

 

 

잦은 개봉일 변경은 ‘미키 17’이 보편적인 미국 관객 취향에 안 맞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있기도 하다. ‘미키 17’은 우주 식민지 개척에 나선 한 우주선에서 ‘소모품’으로 쓰이며 거듭 복제되는 남자 미키(로버트 패틴슨)를 스크린 중심에 둔다. ‘17’은 복제 횟수를 의미한다. 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쉬튼의 SF소설 ‘미키7’(2022)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추정 제작비는 1억5,000만 달러(약 2,184억 원)로 대작이다. 블록버스터로는 이례적으로 R등급(국내 청불에 해당) 판정을 받았다. 한 할리우드 직배사 관계자는 “오스카 수상 감독의 대작이 개봉일을 자주 바꾸는 건 흔치 않다”며 “여느 할리우드 대작과는 다른 변수가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고 봤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69/0000842860?sid=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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