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속 한 문장을 읊는 걸로 시작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오징어게임'까지는 아니더라도 국내 드라마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대작이 탄생할 줄 알았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500억원이라는 제작비가 우주로 날아간 허무함을 지울 수 없다. 뿔뿔이 흩어진 헐거운 서사도 말 그대로 무중력 상태에 흩어진 듯하다. 공개 시기를 늦춰가면서까지 공을 들인 작품이 단 2회 만에 2연타 황당 베드신과 그놈의 '짝짓기'로 범벅이 됐다.
지난 1월 4일 첫 방송된 tvN 새 토일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는 무중력 우주정거장에서 일하는 보스 이브(공효진 분)와 우주 관광객으로 온 불청객 공룡(이민호 분)의 지구 밖 생활기를 그린 작품. 우리나라 드라마 최초로 무중력의 우주 공간을 구현한 데다 이민호, 공효진 등 톱스타 라인업을 갖추며 공개 전부터 뜨거운 기대를 모았다.
그 열기에 찬물을 부은 건 이민호-한지은, 공효진-김주헌으로 이어지는 난데없는 베드신의 연속이었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러브라인 서사는 어디로 가고 '춘향이와 몽룡이가 눈이 맞았답니다' 급의 불친절한 베드신 투척이다. 우주정거장에서 초파리의 교미가 이뤄지고, 이 모습을 관찰하는 공효진에게 호감을 느끼며 환하게 웃는 이민호의 얼굴은 'SNL 코리아'가 아닌가 의심이 들 만큼 황당하다. 찌그러진 정자, 자궁외임신, 초파리의 교미로 이어지는 그놈의 '짝짓기' 퍼레이드가 어지러울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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