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얼마전 김영대 평론가가 응원봉에 시위에 대해 명확히 관철해서 쓴글.jpg
4,140 29
2025.01.07 15:34
4,140 29

팝 세대인 ‘MZ시민들’이 《다시 만난 세계》를 ‘떼창’할 때 들었던 응원봉의 다양한 색과 모양들을 떠올려보자. 원래 아이돌 응원봉이라는 것은 팬덤의 이기심과 배타성의 상징과도 같다. 이 응원봉은 오직 특정한 사람들을 위해서만 흔들어진다. 그 외의 장소와 맥락에서는 그 어떤 의미를 갖지 못한다. 콘서트장에서 가수들의 노래에 맞추어 센터 콘솔을 통해 통제돼 시시각각 변하는 이 응원봉의 색은 철저히 독점적으로만 빛을 낸다.

하지만 《다시 만난 세계》에 맞추어 흔들리던 그 형형색색의 응원봉에는 배타성이 없다. 그 빛을 통제하는 어떤 콘솔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 빛이 향하던 주인공이었던 스타들도 없다. 민주주의와 시민의 권리라는 얼핏 추상적이면서 관념적일 수 있는 어떤 가치, 팬덤의 논리와는 무관한 탄핵이라는 공통의 목표 앞에서 응원봉은 완전히 다른 평화적 투쟁의 도구로 재탄생된다. 그것은 촛불보다 밝고, 경쾌하며, 화려하다.

 

K팝 역사상 단 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팬덤의 이기적 욕심 앞에서 그저 경쟁 혹은 질시의 대상이었던 서로 간의 응원봉은 이제 서로 다른 곳에서 다른 목적으로 싸워봤던 역전의 용사들이 집에 간직해 왔던 가장 아끼는 무기가 돼 거리로 돌아왔다. 그래서 그 어울림에는 오직 K팝 팬들만이 느낄 수 있는 감동이 있다. 팬과 가수를 뛰어넘는 어떤 공통된 상위의 가치를 위해 그들의 경험이 활용된다는 쾌감과 성공을 경험해본 효능감이 있다.

K팝 팬들은 그들이 오랫동안 현장에서 배워온 것들, 즉 싸움에선 이기는 것보다 지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와의 싸움은 하루아침에 끝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그 장기전을 위해선 긍정적이면서도 비장한 각오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한 깨달음을 응원봉에 담아 거리로 뛰쳐나왔다. 그리고 《다시 만난 세계》는 그 새로운 시대의 태도를 상징하는 주제곡인 것이다. 

 

 

김영대 문화 평론가는 꾸준히 아이돌산업, 예술 문화계에서 평론중인 평론가

 

응원봉을 들고나온 돌덬들에게 응원봉은 단순한 도구가 아님

 

ZkTGuV

목록 스크랩 (0)
댓글 29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농심X더쿠] 짜파게티에 얼얼한 마라맛을 더하다! 농심 마라짜파게티 큰사발면 체험 이벤트 810 03.26 44,103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469,837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6,065,728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370,29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8,375,27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6 21.08.23 6,509,90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2 20.09.29 5,473,26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87 20.05.17 6,151,835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8 20.04.30 6,487,388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1,482,420
모든 공지 확인하기()
2668440 이슈 간절한 표정의 강아지 15:26 29
2668439 기사/뉴스 민주당 “피해복구 지원 재해법안 정비…‘산불 방화’ 가짜뉴스 유포 16명 고발” 1 15:24 72
2668438 이슈 요즘 원덕이 푹 빠진 연기자 15:24 247
2668437 이슈 설거지할 때 막 쓰면 큰일나는 수세미 5 15:24 606
2668436 이슈 가사를 알면 더 좋은 블랙핑크 로제 첫 솔로곡 15:23 92
2668435 이슈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1위한 OTT드라마 5개 4 15:22 397
2668434 이슈 요즘 왠지 유행??인 것 같은 아이돌 관상/사주 자컨 3 15:22 345
2668433 이슈 카리나 포카 드릴까요? 3 15:19 596
2668432 이슈 경남 산청군 하동군 산불 진화율 99%, 복병은 낙엽층 1 15:18 179
2668431 유머 뭔가 익숙한 맛이 나는 인조이 플레이jpg 5 15:18 631
2668430 이슈 바람불때마다 레전드짤 남기는 엔믹스 설윤.jpg 3 15:14 864
2668429 이슈 <폭싹 속았수다> 류성희 미술감독 인스타그램 13 15:13 2,426
2668428 이슈 최민희 의원 SNS 10 15:13 1,213
2668427 이슈 친구 모임 가서 재벌집에 시집간 거 은근 티내는 방법 127 15:11 14,085
2668426 이슈 사실 '리얼'은 촬영 중 감독이 바뀌었습니다. 8 15:09 2,925
2668425 이슈 미야오 안나가 무대 올라가기 전 가장 많이하는 생각 2 15:09 617
2668424 유머 모모의 일본어가 신뢰를 잃은 날 19 15:07 2,674
2668423 이슈 언니가 다음 생에는 장녀 말고 막내로 태어나서 받기만 했으면 좋겠어. (주어 남보라) 12 15:05 1,414
2668422 유머 덩치는 커도 놀고싶은 강아지 9 15:05 1,050
2668421 유머 "당신은 현대의 모든 지식을 습득한 채로 조선시대에 떨어졌습니다".JPG 20 15:04 1,8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