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얼마전 김영대 평론가가 응원봉에 시위에 대해 명확히 관철해서 쓴글.jpg
3,938 29
2025.01.07 15:34
3,938 29

팝 세대인 ‘MZ시민들’이 《다시 만난 세계》를 ‘떼창’할 때 들었던 응원봉의 다양한 색과 모양들을 떠올려보자. 원래 아이돌 응원봉이라는 것은 팬덤의 이기심과 배타성의 상징과도 같다. 이 응원봉은 오직 특정한 사람들을 위해서만 흔들어진다. 그 외의 장소와 맥락에서는 그 어떤 의미를 갖지 못한다. 콘서트장에서 가수들의 노래에 맞추어 센터 콘솔을 통해 통제돼 시시각각 변하는 이 응원봉의 색은 철저히 독점적으로만 빛을 낸다.

하지만 《다시 만난 세계》에 맞추어 흔들리던 그 형형색색의 응원봉에는 배타성이 없다. 그 빛을 통제하는 어떤 콘솔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 빛이 향하던 주인공이었던 스타들도 없다. 민주주의와 시민의 권리라는 얼핏 추상적이면서 관념적일 수 있는 어떤 가치, 팬덤의 논리와는 무관한 탄핵이라는 공통의 목표 앞에서 응원봉은 완전히 다른 평화적 투쟁의 도구로 재탄생된다. 그것은 촛불보다 밝고, 경쾌하며, 화려하다.

 

K팝 역사상 단 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팬덤의 이기적 욕심 앞에서 그저 경쟁 혹은 질시의 대상이었던 서로 간의 응원봉은 이제 서로 다른 곳에서 다른 목적으로 싸워봤던 역전의 용사들이 집에 간직해 왔던 가장 아끼는 무기가 돼 거리로 돌아왔다. 그래서 그 어울림에는 오직 K팝 팬들만이 느낄 수 있는 감동이 있다. 팬과 가수를 뛰어넘는 어떤 공통된 상위의 가치를 위해 그들의 경험이 활용된다는 쾌감과 성공을 경험해본 효능감이 있다.

K팝 팬들은 그들이 오랫동안 현장에서 배워온 것들, 즉 싸움에선 이기는 것보다 지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와의 싸움은 하루아침에 끝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그 장기전을 위해선 긍정적이면서도 비장한 각오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한 깨달음을 응원봉에 담아 거리로 뛰쳐나왔다. 그리고 《다시 만난 세계》는 그 새로운 시대의 태도를 상징하는 주제곡인 것이다. 

 

 

김영대 문화 평론가는 꾸준히 아이돌산업, 예술 문화계에서 평론중인 평론가

 

응원봉을 들고나온 돌덬들에게 응원봉은 단순한 도구가 아님

 

ZkTGuV

목록 스크랩 (0)
댓글 29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똘기는 필수, 독기는 디폴트!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트리거> 팬 시사회 초대 이벤트 103 01.07 23,455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50,894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4,643,939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244,87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778,77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1 21.08.23 5,765,041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0 20.09.29 4,739,30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66 20.05.17 5,319,687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9 20.04.30 5,773,413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605,912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99341 기사/뉴스 [속보]권성동 "김상욱, 당론 함께 하기 어려우면 탈당 권유" 4 17:26 190
2599340 이슈 GS리테일 해킹 공지 요약 17:26 367
2599339 이슈 오타쿠들 사이에서 목소리 진짜 비슷하다는 말 많이 나오는 성우 2명.jpg 1 17:25 171
2599338 이슈 지금봐도 난이도 개미친거같은 어린이용 게임 2 17:25 257
2599337 이슈 타블로가 Fly를 투컷에게 처음 들려주고 들은 말 6 17:24 617
2599336 이슈 지금으로 치면 69년생의 몸관리.jpg 2 17:24 837
2599335 이슈 탄핵 플래그.x 8 17:24 509
2599334 이슈 코어층 진짜 많은 아이스크림.jpg 14 17:22 1,222
2599333 기사/뉴스 채수빈 "'지거전' 초반 연기력 논란에 매일 울며 잠들었다" 2 17:22 499
2599332 이슈 EXID 정화가 완전 눈에 띄었던 노래... 9 17:21 658
2599331 유머 푸바오... 아이바오 딸이에요.jpg 13 17:19 1,276
2599330 이슈 레딧에 올라온 서브스턴스 비추후기(스포有) 17 17:17 1,768
2599329 이슈 사실 난 응원봉보다도 무지개떡이 더 어이없긴 해... 돌린건 전농인데 온갖 유세는 무지개가 떠는 이상한 상황... 90 17:17 2,004
2599328 이슈 아니 나가려면 나가는데 뭐 굳이 할 것도 없으면서 민주당 나가니까 또 나가겠다는거야? 5 17:17 930
2599327 유머 툥바오 쓰담쓰담 해주는 쪼꼬미 후이바오🐼🩷 17 17:16 1,250
2599326 기사/뉴스 [2025 금융위] 수도권 전세 껴도 집 못 산다…갭투자에 철퇴 8 17:16 980
2599325 기사/뉴스 "갑자기 임시공휴일이라니"…오히려 '한숨' 나오는 이유 94 17:14 8,446
2599324 기사/뉴스 채수빈 "'지거전' 해외서 월드컵 보듯 단체 관람…인기 뿌듯" [N인터뷰] 1 17:13 314
2599323 이슈 아청법을 “인쇄된” 출판물을 적용하는 개정안이 발의되었습니다. 현재로서도 모호한 기준과 실효성의 부족으로 논란인 법을 적용하려고 합니다. 11 17:13 923
2599322 이슈 [영화] 비포 선라이즈(Before Sunrise, 1995).gif (데이터주의) 8 17:13 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