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얼마전 김영대 평론가가 응원봉에 시위에 대해 명확히 관철해서 쓴글.jpg
3,955 29
2025.01.07 15:34
3,955 29

팝 세대인 ‘MZ시민들’이 《다시 만난 세계》를 ‘떼창’할 때 들었던 응원봉의 다양한 색과 모양들을 떠올려보자. 원래 아이돌 응원봉이라는 것은 팬덤의 이기심과 배타성의 상징과도 같다. 이 응원봉은 오직 특정한 사람들을 위해서만 흔들어진다. 그 외의 장소와 맥락에서는 그 어떤 의미를 갖지 못한다. 콘서트장에서 가수들의 노래에 맞추어 센터 콘솔을 통해 통제돼 시시각각 변하는 이 응원봉의 색은 철저히 독점적으로만 빛을 낸다.

하지만 《다시 만난 세계》에 맞추어 흔들리던 그 형형색색의 응원봉에는 배타성이 없다. 그 빛을 통제하는 어떤 콘솔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 빛이 향하던 주인공이었던 스타들도 없다. 민주주의와 시민의 권리라는 얼핏 추상적이면서 관념적일 수 있는 어떤 가치, 팬덤의 논리와는 무관한 탄핵이라는 공통의 목표 앞에서 응원봉은 완전히 다른 평화적 투쟁의 도구로 재탄생된다. 그것은 촛불보다 밝고, 경쾌하며, 화려하다.

 

K팝 역사상 단 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팬덤의 이기적 욕심 앞에서 그저 경쟁 혹은 질시의 대상이었던 서로 간의 응원봉은 이제 서로 다른 곳에서 다른 목적으로 싸워봤던 역전의 용사들이 집에 간직해 왔던 가장 아끼는 무기가 돼 거리로 돌아왔다. 그래서 그 어울림에는 오직 K팝 팬들만이 느낄 수 있는 감동이 있다. 팬과 가수를 뛰어넘는 어떤 공통된 상위의 가치를 위해 그들의 경험이 활용된다는 쾌감과 성공을 경험해본 효능감이 있다.

K팝 팬들은 그들이 오랫동안 현장에서 배워온 것들, 즉 싸움에선 이기는 것보다 지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와의 싸움은 하루아침에 끝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그 장기전을 위해선 긍정적이면서도 비장한 각오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한 깨달음을 응원봉에 담아 거리로 뛰쳐나왔다. 그리고 《다시 만난 세계》는 그 새로운 시대의 태도를 상징하는 주제곡인 것이다. 

 

 

김영대 문화 평론가는 꾸준히 아이돌산업, 예술 문화계에서 평론중인 평론가

 

응원봉을 들고나온 돌덬들에게 응원봉은 단순한 도구가 아님

 

ZkTGuV

목록 스크랩 (0)
댓글 29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똘기는 필수, 독기는 디폴트!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트리거> 팬 시사회 초대 이벤트 118 01.07 33,484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60,144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4,653,978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254,708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802,223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1 21.08.23 5,773,679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0 20.09.29 4,747,089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66 20.05.17 5,329,83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9 20.04.30 5,784,300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614,983
모든 공지 확인하기()
328156 기사/뉴스 임시완 "지드래곤, 다른 세계 사람같기도…존경하는 마음도"[인터뷰③] 2 12:58 207
328155 기사/뉴스 대대적 정의구현의 날 같은 오늘자 기사(순천 여고생살인 무기징역, 오송지하차도 참사 중처법 기소, 박정훈 대령 무죄) 8 12:51 595
328154 기사/뉴스 [속보] LA 대형산불 확산에 할리우드 지역도 대피령 5 12:50 1,238
328153 기사/뉴스 [속보]檢, '군사비밀 누설' 성주사드 반대 단체 압수수색 7 12:49 757
328152 기사/뉴스 [속보] 여야 국정협의회, 최상목·우원식·권영세·이재명 4인 참여 11 12:47 1,264
328151 기사/뉴스 '여신도 성폭행' JMS 정명석 징역 17년 확정..."만기 출소는 95세 " 18 12:43 996
328150 기사/뉴스 윤석열에게 없는 3가지...국민이 이길 수밖에 없다 10 12:39 1,817
328149 기사/뉴스 [단독] 탄핵 반대 단톡방, '참사 가짜뉴스' 횡행... "가짜 유족, 민주당 테러" 7 12:38 664
328148 기사/뉴스 “세월 못비켜갈 줄 알았는데”...원빈, 16년 모델 교체되더니 다시 CF 재개 16 12:33 2,489
328147 기사/뉴스 국민의힘, 경찰·공수처·법원·헌재 모두 부정…도 넘은 '尹 지키기' 27 12:29 1,168
328146 기사/뉴스 [단독] 송파 백화점 쓰레기 처리 작업하던 근로자 1명 사망…고용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조사 10 12:26 1,039
328145 기사/뉴스 [속보] 여야 국정협의회, 崔대행·우의장·권영세·이재명 4인 참여 6 11:59 1,139
328144 기사/뉴스 피해자 딸 볼모로 잡고 1000회 성매매 강요… 20대 여성에 ‘징역 10년’ 17 11:55 1,818
328143 기사/뉴스 우원식 국회의장, 아미트 꾸마르 주한 인도대사 접견 35 11:55 1,819
328142 기사/뉴스 [단독]美대사 “대통령이 어떻게 이런 일을… 계엄 직후 심각한 우려” 5 11:55 1,239
328141 기사/뉴스 ‘세차JANG’ 추신수 차→차성규 메이크업, 경계 없는 예능 통했다 1 11:53 597
328140 기사/뉴스 신세계면세점, 부산점 24일 영업 종료…"인천공항·본점 역량 집중" 11 11:50 1,043
328139 기사/뉴스 [속보] 野, 외환죄 추가 ‘제3자 추천 내란특검법’ 재발의 43 11:46 1,299
328138 기사/뉴스 [속보] 이범석 청주시장 등 3명 오송참사 관련 중대시민재해 기소 13 11:43 1,212
328137 기사/뉴스 [속보]“부천서 50대女가 수면제 음료 먹여 男 성폭행” 고소장 접수 28 11:41 2,9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