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쿠팡 로켓배송 사망 노동자의 아버지가 쓴 글
7,936 20
2025.01.07 10:38
7,936 20

‘개같이 뛰고 있다’…쿠팡은, 국가는 무얼 했나 [6411의 목소리]

쿠팡 로켓배송 사망 노동자 정슬기씨 아버지인 필자는 지난해 9월부터 매일 오전 11시30분부터 한시간씩 서울 잠실 쿠팡 본사 앞에서 팻말 시위를 하고 있다. 필자 제공


  저는 쿠팡 로켓배송 사망 노동자 정슬기의 아버지 정금석입니다. 사망 노동자의 아버지로 7개월을 살며 거리를 헤매고 다니지만 오늘도 희망이 보이지 않습니다. 7개월 동안 저는 국민을 보호하지 않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지 않는 나라는 나라가 아니라고 외쳤습니다. 결국 지난해 12월3일 대통령의 불법 무도한 비상계엄 사태를 통해, 이는 확실하게 증명이 되고 말았습니다.  


지난해 5월28일, 외국에 있던 제게 아들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왔습니다. 급히 귀국해서 장례를 치르고 아들이 일하던 택배회사 대리점에 갔습니다. 산업재해 인정은 어려우니 합의를 하자는 말이 이상해서 여기저기 알아보니 전국택배노동조합이 있었습니다. 노동조합의 도움으로 산재를 신청하고 과로사를 인정받았습니다. 아들처럼 쿠팡에서 일하다 죽은 노동자의 유족들이 있다고 했습니다. 유족들이 모여야겠다 싶어서 저도 같이하겠다고 했습니다. 세상에서 사람의 생명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고 생명은 한번 잃으면 돌이킬 수 없기에 더욱 존엄하다는 말이, 아들의 빈자리를 보며 어찌할 수 없는 저의 가슴을 저리게 합니다.


41살 건강했던 아들을 지키지 못한 아비는 남은 생애를 죄인으로 살아야 합니다. 갑자기 남편을 잃고, 아버지를 잃은 며느리와 네 손자들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까를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해집니다. 아들은 일을 시작한 지 몇주 만에 체중이 10㎏이나 빠지고 무릎이 닳아 없어질 것 같은 고통을 느꼈습니다. 14개월을 밤을 꼬박 새워가며 일을 하다 쿠팡에 끝내 ‘개같이 뛰고 있다’는 말까지 하였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의 ‘업무상질병판정서’에는 ‘발병 전 4주간 주당 평균 업무 시간은 74시간24분, 12주 동안 주간 평균 업무 시간이 73시간21분’이라고 써 있습니다. 그 무거운 택배를 나르며 주 6일 내내 야간 근무를 했고, 배송 마감 시간으로 정신적 긴장 상태에 있어서 심장 혈관이 정상적인 기능을 못 하게 됐다고 합니다. 그렇게 아들은 사망했습니다. 지난해 9월12일 쿠팡 본사 앞에서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서울 잠실대로 고층빌딩 앞에 팻말을 들고 섰는데, 그저 내 한 몸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아들을 잃은 상실감, 슬픔, 분노 이 모든 것을 생각할 때가 아니란 마음으로, 아들과 같은 죽음이 일어나면 안 된다는 것, 쿠팡에 메시지를 줘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쿠팡은 유가족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지 않고 있습니다.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쿠팡 임원들이 불려가던 어느 날, 죄송하다는 문자가 날아오더니 팻말을 들고 있는 제게 쿠팡 상무라는 이가 찾아왔습니다. ‘가족 문제니까 조용히 이야기하시자’라고, 쿠팡 상무가 말하더군요. 저는 ‘쿠팡 문제는 이제 개인의 문제가 아니며, 연대 단체들, 노동자, 시민들의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심야노동은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이 판명되어서 가능한 한 자제하고 있는 21세기에, 쉼 없이 계속 심야노동을 강요하는 쿠팡의 행위는 중단되어야 합니다. 물류창고나 쿠팡캠프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너무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지 않는 쿠팡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생각밖에 없습니다. 2020년부터만 세어도 20명의 노동자가 죽었다고 하는데, 쿠팡은 죽음을 방지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죽은 이들에게 책임을 지우고 유족들을 무시했습니다.


전문은 링크에서 볼 수 있음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176485.html

목록 스크랩 (0)
댓글 2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더샘🧡] 차분함에 생기 한 방울! 드뮤어 · 뉴트럴 · 뮤트 · 모카무스 · 미지근 · 멀멀 컬러 등장 ✨젤리 블러셔 5컬러✨ 체험 이벤트 475 03.19 36,614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357,612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5,941,821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279,93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8,211,956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5 21.08.23 6,452,233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2 20.09.29 5,407,676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84 20.05.17 6,081,739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5 20.04.30 6,436,969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1,404,392
모든 공지 확인하기()
2664894 유머 생에 첫 음주단속에 고장남 07:34 77
2664893 유머 절대 집을 지킬 수 없는 그 견종 3 07:24 1,033
2664892 유머 면접 복장에서 드러나는 마음가짐 3 07:21 881
2664891 기사/뉴스 '33살' 가비, 난소 나이 43세에 충격 "아기 다섯 명 낳아야 되는데" 7 07:15 1,592
2664890 이슈 시골 댕댕이가 점점 살 찌는 이유 4 07:11 1,417
2664889 이슈 19년 전 오늘 발매♬ DJ OZMA 'アゲ♂アゲ♂EVERY☆騎士' 1 07:10 91
2664888 기사/뉴스 [단독]'보수 청년' 표방 단톡방에…"경찰 맞서 BB탄 가스총" 추천글까지 3 07:10 238
2664887 이슈 실제로 사고가 많다는 포토존.gif 3 07:10 1,769
2664886 이슈 마블 영화(MCU) 캐릭터 중 내 최애는??? 27 07:09 274
2664885 기사/뉴스 [종합] '♥강경준 불륜 용서' 장신영, 부부 동반 모임 참석 "합가 후 집에 온기 돌아" 15 07:08 2,130
2664884 이슈 처음 알게되면 충격이라는 자기모습 3가지 6 07:07 1,737
2664883 이슈 촬영기간이 무려 12년이나 걸렸다는 영화 5 07:06 1,847
2664882 이슈 얼죽아에서도 은근 나뉜다는 유형 6 07:05 837
2664881 유머 아버지, 대체 어떤 삶을 사신겁니까?.jpg 1 07:05 1,216
2664880 기사/뉴스 제니, 英 싱글차트 2주 연속 세 곡 진입…로제·리사까지 블랙핑크 판 2 07:05 250
2664879 유머 사무실에서 싸움났다ㄷㄷㄷ 8 07:02 2,622
2664878 이슈 내향인에게 가장 괴롭다는 순간.......... 13 07:02 1,807
2664877 이슈 9년 전 오늘 발매♬ KAT-TUN 'KAT-TUN 10TH ANNIVERSARY BEST"10Ks!"' 3 06:31 359
2664876 이슈 어제자 넷플릭스 패트롤 점수 순위 23 06:11 3,222
2664875 기사/뉴스 류담, KBS 똥군기 논란 입 열었다 "제가 팼습니다"[스타이슈] 10 06:06 3,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