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쿠팡 로켓배송 사망 노동자의 아버지가 쓴 글
8,251 20
2025.01.07 10:38
8,251 20

‘개같이 뛰고 있다’…쿠팡은, 국가는 무얼 했나 [6411의 목소리]

쿠팡 로켓배송 사망 노동자 정슬기씨 아버지인 필자는 지난해 9월부터 매일 오전 11시30분부터 한시간씩 서울 잠실 쿠팡 본사 앞에서 팻말 시위를 하고 있다. 필자 제공


  저는 쿠팡 로켓배송 사망 노동자 정슬기의 아버지 정금석입니다. 사망 노동자의 아버지로 7개월을 살며 거리를 헤매고 다니지만 오늘도 희망이 보이지 않습니다. 7개월 동안 저는 국민을 보호하지 않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지 않는 나라는 나라가 아니라고 외쳤습니다. 결국 지난해 12월3일 대통령의 불법 무도한 비상계엄 사태를 통해, 이는 확실하게 증명이 되고 말았습니다.  


지난해 5월28일, 외국에 있던 제게 아들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왔습니다. 급히 귀국해서 장례를 치르고 아들이 일하던 택배회사 대리점에 갔습니다. 산업재해 인정은 어려우니 합의를 하자는 말이 이상해서 여기저기 알아보니 전국택배노동조합이 있었습니다. 노동조합의 도움으로 산재를 신청하고 과로사를 인정받았습니다. 아들처럼 쿠팡에서 일하다 죽은 노동자의 유족들이 있다고 했습니다. 유족들이 모여야겠다 싶어서 저도 같이하겠다고 했습니다. 세상에서 사람의 생명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고 생명은 한번 잃으면 돌이킬 수 없기에 더욱 존엄하다는 말이, 아들의 빈자리를 보며 어찌할 수 없는 저의 가슴을 저리게 합니다.


41살 건강했던 아들을 지키지 못한 아비는 남은 생애를 죄인으로 살아야 합니다. 갑자기 남편을 잃고, 아버지를 잃은 며느리와 네 손자들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까를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해집니다. 아들은 일을 시작한 지 몇주 만에 체중이 10㎏이나 빠지고 무릎이 닳아 없어질 것 같은 고통을 느꼈습니다. 14개월을 밤을 꼬박 새워가며 일을 하다 쿠팡에 끝내 ‘개같이 뛰고 있다’는 말까지 하였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의 ‘업무상질병판정서’에는 ‘발병 전 4주간 주당 평균 업무 시간은 74시간24분, 12주 동안 주간 평균 업무 시간이 73시간21분’이라고 써 있습니다. 그 무거운 택배를 나르며 주 6일 내내 야간 근무를 했고, 배송 마감 시간으로 정신적 긴장 상태에 있어서 심장 혈관이 정상적인 기능을 못 하게 됐다고 합니다. 그렇게 아들은 사망했습니다. 지난해 9월12일 쿠팡 본사 앞에서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서울 잠실대로 고층빌딩 앞에 팻말을 들고 섰는데, 그저 내 한 몸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아들을 잃은 상실감, 슬픔, 분노 이 모든 것을 생각할 때가 아니란 마음으로, 아들과 같은 죽음이 일어나면 안 된다는 것, 쿠팡에 메시지를 줘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쿠팡은 유가족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지 않고 있습니다.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쿠팡 임원들이 불려가던 어느 날, 죄송하다는 문자가 날아오더니 팻말을 들고 있는 제게 쿠팡 상무라는 이가 찾아왔습니다. ‘가족 문제니까 조용히 이야기하시자’라고, 쿠팡 상무가 말하더군요. 저는 ‘쿠팡 문제는 이제 개인의 문제가 아니며, 연대 단체들, 노동자, 시민들의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심야노동은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이 판명되어서 가능한 한 자제하고 있는 21세기에, 쉼 없이 계속 심야노동을 강요하는 쿠팡의 행위는 중단되어야 합니다. 물류창고나 쿠팡캠프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너무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지 않는 쿠팡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생각밖에 없습니다. 2020년부터만 세어도 20명의 노동자가 죽었다고 하는데, 쿠팡은 죽음을 방지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죽은 이들에게 책임을 지우고 유족들을 무시했습니다.


전문은 링크에서 볼 수 있음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176485.html

목록 스크랩 (0)
댓글 2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AHC☀] 올 여름을 위해 폭삭 쟁였수다😎 선케어 맛집 AHC의 ‘블랙 선크림’ 체험 이벤트 🖤 556 04.10 37,197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661,355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6,339,451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524,76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8,689,56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6 21.08.23 6,636,64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3 20.09.29 5,578,744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93 20.05.17 6,300,852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8 20.04.30 6,611,796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1,632,358
모든 공지 확인하기()
345646 기사/뉴스 “손흥민 나이가 문제, 팀 위해 제외해야” BBC가 전한 현지 여론 7 20:41 591
345645 기사/뉴스 버추얼 가수 된 조혜정, 칸 레드카펫 밟는다 20:40 726
345644 기사/뉴스 '전공의 파업' 안 끝났지만...'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12일 첫 방송 1 20:38 78
345643 기사/뉴스 송가인, "한복입고 해외에서 버스킹 하고파" 트롯에 대한 진심 전해 2 20:36 217
345642 기사/뉴스 사저 인근 건물에 '尹 얼굴' 레이저까지… 교대역서 보수 집회 (종합) 8 20:35 592
345641 기사/뉴스 팬 기만→해변 흡연→인성..더보이즈 선우, 벌써 3번째 논란史 [★FOCUS] 19 20:30 1,869
345640 기사/뉴스 구속 취소도 법정 촬영도‥尹 앞에서 흔들린 형평성? 6 20:27 435
345639 기사/뉴스 [단독] 국가 첫 연구로 드러난 '영어유치원' 부작용…"스트레스·갈등 심각" 26 20:17 1,311
345638 기사/뉴스 [MBC 단독] 피고인석 앉은 尹 못 본다‥尹 측 "요구 안 했다" 43 20:12 1,275
345637 기사/뉴스 나나, '인성 논란' 더보이즈 선우 2차 저격.."하나 보면 열 알아" [스타이슈] 388 20:09 23,883
345636 기사/뉴스 [속보]광명 사고현장 추가붕괴 우려, 실종자 수색 일시 중단 26 20:06 3,018
345635 기사/뉴스 “윤석열 갈 곳은 사저가 아니라 감옥”···응원봉 들고 다시 모인 시민들 13 20:01 1,374
345634 기사/뉴스 신동엽, '동물농장' 진행 평생 염원 "다른 프로그램 다 관둬도 돼"('놀토') 18 20:01 2,977
345633 기사/뉴스 “정대리도 극우야?” 쏟아지는 질문에 답답한 ‘이대남’ [세상&] 26 19:55 1,258
345632 기사/뉴스 [내일날씨] 전국적으로 비와 눈, 미세먼지 농도 '나쁨' 18 19:49 2,003
345631 기사/뉴스 부산교육감 바뀌자 내걸린 '세월호 추모' 펼침막 23 19:46 2,789
345630 기사/뉴스 [단독] ‘한덕수 출마 촉구’ 하루 앞두고…국민의힘 지도부 “하지 말라” 11 19:22 1,813
345629 기사/뉴스 이정현, 대선 불출마 10 19:16 1,844
345628 기사/뉴스 [광명 신안산선 공사 붕괴] 13시간 만에 생환…호미로 땅 파고 철근 10㎝씩 잘라 극적 구조 22 19:10 2,916
345627 기사/뉴스 김동연 측, 민주당 ‘국민경선 무산’에 “심각한 고민·결단할지도” 545 18:36 14,4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