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무안국제공항 현장에 취재를 갔다 온 기자들은 말했다. “유가족들이 자꾸 ‘쿠션어’를 써요.” 가족의 유해 신원 확인조차 어려운,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현장을 찾는 정치인과 당국자들에게 ‘정말 죄송하지만’ ‘바쁘시겠지만’ ‘괜찮으시다면’을 말머리에 달고 눈치를 보며 어렵게 대화를 요청한다는 거였다.
38,464 358
2025.01.07 10:03
38,464 358
ApyZwQ

처음에는 굴복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기사 속 참사 피해자나 사회적 약자들이 잘못한 게 없고 떳떳한데 왜 댓글창을 닫아야 하나? 우리 사회 아주 중요한 문제를 다루는 기사이니만큼 그것에 반응하는 시민(이라 호명되는 온라인의 익명 작성자)들의 목소리도 외면하지 말아야 할 구성 요소이고 기록이라고도 여겼다.


안이한 판단이었다. 참사만큼이나 끔찍한 참사 기사 댓글을 여러 번 목도하고 나서는 생각을 바꾸었다. 차라리 인류 공격용 AI 로봇의 소행이라고 믿는 게 마음 편했다. 이런 말들을 쏟아내는 존재가 같은 하늘 아래에서 같은 모국어를 쓰며 함께 살아가는 나와 닮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상관없는 나조차 이러한데 사건의 당사자들은 어떠할까. 너무 분하고 억울했지만, 아픈 이들의 상처에 뿌리는 소금과 같은 댓글창을 ‘폐쇄’하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무안국제공항 현장에 취재를 갔다 온 기자들은 말했다. “유가족들이 자꾸 ‘쿠션어’를 써요.” 가족의 유해 신원 확인조차 어려운,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현장을 찾는 정치인과 당국자들에게 ‘정말 죄송하지만’ ‘바쁘시겠지만’ ‘괜찮으시다면’을 말머리에 달고 눈치를 보며 어렵게 대화를 요청한다는 거였다. 응당 악 쓰고 발 구르며 오열할 권리가 있는 이들이, 자신들의 격한 모습이 기자들 수첩과 카메라에 담겨 전파되면 비난의 화살이 쏟아질까 두려워 숨죽여 울고 침착하려 애쓴다는 거였다. 그간 숱한 참사 유가족들이 겪은 수모의 선례를 그들이 왜 모르겠는가.


댓글창을 닫으며 간절히 소망한다. 아무 걱정 없이 댓글창을 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같이 슬퍼하며 우는 ‘사람’들의 말과 진심이 악한 말보다 더 많이 더 오래 참사 유가족들에게 가닿기를, 모두의 슬픔과 애도의 마음이 모여 결국은 다음에 올지도 모를 다른 참사를 막아내는 장벽의 주춧돌이 되기를.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4776

목록 스크랩 (1)
댓글 358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에스쁘아X더쿠] ✨브로우 맛집 신상✨ NEW 더브로우 컬러 픽싱 카라 페이크 블리치 체험 이벤트 240 01.09 22,394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69,402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4,672,915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266,64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822,126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1 21.08.23 5,785,687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0 20.09.29 4,748,50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66 20.05.17 5,340,349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9 20.04.30 5,792,847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623,292
모든 공지 확인하기()
328395 기사/뉴스 국힘 박수영 의원, "내란 입장 밝혀라" 사무실 점거 집회 참가자 6명 고발 46 12:04 1,275
328394 기사/뉴스 "그때, 어떤 마음이었을까?"…박성훈, '현주'라는 새 이름 1 12:04 894
328393 기사/뉴스 지도로 살펴보는 미 LA 산불 피해 규모 1 12:02 1,672
328392 기사/뉴스 샤이니 키, 母 마지막 퇴근길 함께 "감격스러워"(나혼산) 5 11:59 790
328391 기사/뉴스 [단독] '동화 청불' 제작사 "시나리오 작가와 이미 오해 풀고 합의" 2 11:58 1,246
328390 기사/뉴스 ‘나 혼자 산다’ 조아람, 집순이 자취 일상 공개 4 11:56 1,436
328389 기사/뉴스 헌재, 윤 대통령 탄핵심판 방청권 현장 교부 중단키로 2 11:55 1,292
328388 기사/뉴스 로스앤젤레스 산불 여파로 NBA 경기 연기…레이커스 감독 집도 소실 3 11:49 632
328387 기사/뉴스 박찬호 집도 불탔다…LA 산불에 유명인들 잇달아 대피 26 11:46 4,384
328386 기사/뉴스 국민의힘 내에서도 "김민전 비판 의견"‥원내대표는 "징계 사유 아냐" 31 11:43 1,143
328385 기사/뉴스 [FLASH] 「너무 위험하다」나니와단시 한국에서 팬들이 밀어붙인 "패닉 현장" 미치에다 슌스케의 얼굴을 만지려고 하는 "접촉 행위"도 110 11:42 4,963
328384 기사/뉴스 차기 대통령 선호도 이재명 32%·김문수 8%·한동훈 6% 23 11:41 667
328383 기사/뉴스 '명품 시계 수수 혐의' 양현석, 공판 출석하며 '삐끗' [TF포착] 18 11:39 1,835
328382 기사/뉴스 [단독] 새 야구장 명칭 놓고 대전시 ‘갑질’하나? 54 11:32 2,611
328381 기사/뉴스 'KS 3회 우승·저니맨·포수' 경험 다 녹여낸다, 허도환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합류 6 11:29 602
328380 기사/뉴스 SM엔터테인먼트. 30주년 슬로건 공개 '더 컬처, 터 퓨처' 9 11:25 1,752
328379 기사/뉴스 '대국민사과 거부' 김문수로 보수 결집? '차기 선호도' 이재명 이어 2위 등극 [한국갤럽] 235 11:25 6,987
328378 기사/뉴스 국힘 대변인 “80년대 대학 다닌 김민전, 백골단 몰랐다니 놀랍다” 32 11:25 3,231
328377 기사/뉴스 [단독] '오겜2' 탑, 침묵 깨고 인터뷰 나선다..각종 논란 해명 22 11:23 1,273
328376 기사/뉴스 갤럽 차기 선호도 이재명 김문수 한동훈 홍준표 182 11:17 10,894